단상

강현아展 / KANGHYUNAH / 姜賢雅 / painting   2012_0815 ▶ 2012_0822

강현아_교감훈련_20×30cm_2012

초대일시 / 2012_0815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갤러리 싸이먼 Gallery Simon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7번지(인사동길 17) 상빌딩 6층 Tel. +82.2.333.4536 www.gallerysimon.kr

잘 그린다는 것의 의미는 내게 꽤 어려운 질문이다.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라는 스위스 조각가가 있다. 드로잉도 조각도 좋은 그의 작업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그의 작업하는 영상을 본 기억이 있다. 자화상을 그려나가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이는 그림을 본인은 드로잉실력이 형편없다며 수없이 고쳐가고 있었다. 그 장면이 의아했던지 아직 기억에 남아있다. 그 작가에게 잘 그려가는 것은 대상을 지각하고 옮기는 과정을 넘어 작가 자신의 본질을 덧입혀 완벽성을 기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보여진다. 내게 처음의 질문은 예로 든 작가와는 다른 모양이었다. 나에게 잘 그린다는 것은 불과 얼마 전까지 사물의 묘사력을 의미했다. 그 부분을 어려워했기에 잘 그리는 그림은 피하고 싶으면서도 맞서 내야하는 어려운 과제와도 같았다. 결국 그려나간 동력은 돌파하기보다 에둘러 표현하며 결핍이 키워낸 습관의 행위였으리라고 추측한다. 그것이 모여 쏟아진 그림들 앞에 잘 그린다는 것의 의미는 이전 내가 지녀왔던 답을 흔들어 재차 스스로에 묻곤 한다. 여전히 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그로 인해 그림을 넓혀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양자의 문제를 안고 있다.

강현아_목욕탕_25×35cm_2012
강현아_목이 돌아간 사람들_25×35cm_2012
강현아_성긴 사이_30×35cm_2012
강현아_솜뭉치_20×65cm_2012
강현아_이끼_20×30cm_2012
강현아_희망실상에 대한 희망상실_35×25cm_2012

무엇을 그린다는 것의 의미는 내게 꽤 의미 있는 질문이다. 빈 종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알 수 없는 선들을 휘갈기듯 그어간다. 때로 그 시간은 삽시간에 또는 종일 그러다 손을 놓기도 다반사다. 어떤 기억이나 관찰된 사물을 지층으로 머릿속에 쌓아두기도 하고 때로는 메모를 해놓기도 하는데 그러한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주변으로 번진 것이기도 하다. 오토마티즘(automatism)으로 그려댄 어느 선의 형태와 그 기억의 한 점이 만날 때 작은 희열과 함께 선택되어진 선 이외의 것을 지워가며 정리한다. 백지 위에 이런 식으로 그려나간 그림들에 대부분은 나이기도 타인이기도 한 사람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초기에는 감정 토로형으로 드러낸 형태였다면 점차 그것을 무엇에 비유하거나 언어의 중의적 표현을 통해 덧붙여가는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었다. 이번 단상의 시리즈는 그 과정들의 본이라 할 수 있다. ■ 강현아

Vol.20120815j | 강현아展 / KANGHYUNAH / 姜賢雅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