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 on pillow

박광수展 / PARKGWANGSOO / 朴光洙 / drawing.painting   2012_1016 ▶︎ 2012_1102 / 월요일 휴관

박광수_베개위에 남자_종이에 아크릴채색_151×125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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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1016_화요일_06:00pm

주최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사미술공간 Insa Art Space of the Arts Council Korea 서울 종로구 원서동 90번지(창덕궁길 89) Tel. +82.2.760.4722 www.arkoartcenter.or.kr cafe.naver.com/insaartspace

박광수는 물리적인 현실에서 비껴나간 의식의 틈을 공상이라는 불확정적인 형식을 통해 메워가고 있습니다. 드로잉으로 남게 되는 공상의 결과물들은 완결되지 않은 이야기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 되기도 하고, 대상을 붙잡기 위해 끊임없이 긁적거리는 기록으로의 방편이 되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시작도 끝도 없는 "꿈"이라는 이번 전시의 배경은 타인과 공유하기 힘든 단편적인 조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 세계의 너머에 있는,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드러내는 실마리가 됩니다. 특히 그가 작업의 재료로 선택한 검은 펜은 현실에서 쉽게 사라져버리고 마는 상념과 대상을 마주하는 찰나를 간절하게 쓰다듬고 있습니다. ■ 이단지

박광수_까마귀_종이에 잉크_151×121cm_2012
박광수_까마귀2_종이에 잉크_151×127cm_2012

● 작가와의 인터뷰 (Q: 이단지_인미공 큐레이터, A: 박광수_작가) ...중략... Q : 당신이 작업의 주제로 직접 이야기하기도 했던 "파편"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파편이라는 것은 구체적이면서도 추상적인 느낌입니다. 당신은 깨어지거나 부서진, 흩어지는 어떤 작은 것, 사라져 버리는 상념들에 관심이 있는 것일까요? 그래서 그것을 나타내기 위한 방법으로 속도와 표현의 면에서 유리한 드로잉을 선택한걸까요? A : 저에게 드로잉은 모르는 길을 설명하기 위해 냅킨 위에 그린 약도와 같아요. 제가 공상한 이야기에는 베어진 공간이라던가 중력을 잃은 사물 등 물리적 질서가 교란되는 순간들이 주로 등장합니다. 최근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깨어지거나 부서진,흩어지는 것들뿐 아니라, 그 반대로 뭉쳐지거나 축척 되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그 양쪽이 반복됨으로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단단하던 것이 부서지고, 다시 세워지고, 또 부서지고... 지난 개인전에서 폭발장면을 그렸을 때 저는 파편 하나하나에 집중 했습니다.어느 순간, 그 하나의 파편이 전체가 되기도 합니다.

박광수_촛불_종이에 잉크_42×59cm_2012

Q :『Man on pillow』라는 이번 전시의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꿈'이라는 상황은 사실 타인과 공유하기 힘든 이미지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제목에서 지시한 "Man"이라는 어떤 대상이 전체 내용의1인칭적인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번 작업에 등장하는 새와 달은 사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미지일 수 있지만,마치1인칭의 어떤 사람이 마주한 대상,그 사람의 망막에 비친 화면과 같이 표현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느낌이 너무 감상적인 걸까요? 이전의 작업과 이러한 화면 구성의 차이가생긴 것은 당신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A : 의도하지는 않았습니다.『Man on pillow』의 작업은 얼마 전, 꿈과 현실이 뒤바뀐 듯한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꿈은 말씀하셨듯이1인칭이죠.꿈은 굉장한 비약이잖아요.순서도 없고 이유도 없는 상황들... 어떤 꿈을 꾼 사람의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면 앞뒤가 맞지 않지만, 왜 그런 꿈들을 꾸게 되었는지 화자의 입장에 몰입하게 됩니다. 꿈은 아직 완결되지 않은 이야기지만 여러 결론들이 동시에 펼쳐지고 이야기의 과정과 결과가 뒤섞여 있습니다. 저는 그 개인적 경험으로 인한 상상의 단편들을 기록하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화면구성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아요. 또 다른 차이가 있다면 전체적인 드로잉의 크기가 커진 것인데 큰 화면에 들어가는 하나의 대상이 커지다 보니 예전보다 그림과 마주한다는 느낌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박광수_두손_종이에 아크릴채색_79×62cm_2012
박광수_숲길2_종이에 아크릴채색_70×86cm_2012

Q : 이번 전시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대상의 완벽한 묘사를 부정하는 방법으로 "반복"이라는 과정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반복은 되풀이하는 과정을 통해서 실수를 줄이고, 완벽함을 획득하는 반면 당신의 "반복"은 완벽함을 부정하고, 미세한 오차와 실수로 발생한 선의 진동들을 이상적인 창작의 리듬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A : 예전엔 제가 상상했던 이야기를 되도록 객관적으로, 완벽하게 그리는 것에 집중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업에서는 이야기의 흐름보다 대상 자체에 집중하여 큰 획의 그림을 그리다 보니 문득, 완벽하지 않은, 실수라고 생각되었던 선들을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림을 달래듯, 같은 것을 반복하여 그린다는 것은 마치 움직이지 않는 사람의 미세한 호흡처럼 진동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그 선의 진동들은 서로 미세한 충돌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형태의 관점에서 볼 때는 실수라고도 할 수 있지만, 사실 그 실수들을 감싸고 달래가며 그리는 과정이 드러나면서 쉽게 사라져버리는 순간과 그것에 대한 간절함을 이야기하기에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박광수_검은달_종이에 잉크_151×90cm_2012

정지된 이미지를 여러 장에 걸쳐 반복해서 그린다. 예측은 가능하지만 기계 같을 수 없는 손의 움직임 때문에 드로잉은 불확정성을 가지게 되고 그 불확정성으로 인해 그 드로잉을 모두 펼쳤을 때 이미지는 미세한 호흡을 가지게 된다. 아무 움직임 없이 앉아있는 사람을 바라볼 때 그의 맥박으로 인한 미세한 몸의 진동으로 그가 살아있음을 아는 것과 같이 반복해서 그려진 하나의 이미지는 영화필름같이 늘어서 있음으로 호흡을 얻게 된다. 얼마 전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존재가 움직이기를 간절히 바란 적이 있다. 반복해서 그리는 행위는 그리는 대상이 어떠했으면 한다는 염원이다. 무생의 이미지가 호흡을 얻는 과정은 물리적 질서가 교란되는 순간을 공상하는 관심의 연장이다. 내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들은 헨젤과 그레텔에서의 헨젤이 뿌려두었던 빵가루와 같이 상상계의 존재와 방향을 알려주는 지표와 같다. 늘 항상 보던 현실계의 것들로 상상계의 세계를 데려오는 방법이다. 마치 우주과학이 단 한번 도 등장하지 않는 공상과학영화 같은 형식이다. ● 호흡을 가진 것과 가지지 않은 것 그리고 그들의 위치가 반전되는 상황들... ● 그림을 그리다 보니 문득, 틀릴까 봐, 잘못 그릴까 봐 시작을 망설이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은 그렇게 시작하는 선을 수습해나가면서 종이에 펼쳐진 문제들을 해결해 나간 그 흔적들이 그림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묘사한다면 얻지 못할 이미지들은 완벽히 묘사된 이미지보다 매력적임을 깨닫게 된다. ■ 박광수

Vol.20121016k | 박광수展 / PARKGWANGSOO / 朴光洙 / drawing.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