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택展 / LEEKWANGTAEK / 李光澤 / painting   2012_1019 ▶︎ 2012_1030

이광택_저물녁 산골 공부방_캔버스에 유채_80×117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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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1019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월~토요일_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안국동 7-1번지 Tel. +82.2.738.2745 www.gallerydam.com cafe.daum.net/gallerydam

갤러리 담에서는 깊어가는 가을을 맞이하여 춘천태생으로 아직도 고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이광택 작가의 전시를 마련하였다. 이광택 작가의 작업은 춘천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유년기에 지냈던 과수원이 주된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깊은 산 속에 있는 작은 집에서 작가의 아내와 작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삶을 보여주고 있는 서정적인 풍경화가 특징이다. 그러나 그 화면에 보이는 산은 아주 울창하고 깊어서 속세와는 떨어진 선경(仙境)같이도 느껴진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진 곳에 책과 벗하며 있는 작가 자신의 모습에서 작가가 희구하고 있는 이상향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색감도 봄밤의 풍경이여서 아주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자연에 회귀하면서 살아가는 옛 선비들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달밤」,「 봄밤 방문길」,「안개 낀 밤」,「 자연에 깃든 삶」,「이슬막공부방」,「햇볕 따스한 어느 봄날」등을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춘천을 떠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작업과 책 읽기를 즐기고 있는 그는 진정한 현대의 선비라고 할 수 있다. 평론가 박영택은 그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고향인 춘천의 소양강변에서 그림에 전념하고 있는 이광택이 보내온 작은 그림들을 보면서 새삼 산수화 속의 그 인물이 연상되었다. 작가의 일상이 손에 잡힐 듯하다. 그는 깊은 산속에 아주 작은 집을 짓고 그 안에 고요히 앉아 자연을 바라보며 작업에 열중이다. 더러 독서를 하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그의 소박한 일상이다. 한가하고 고요한 생이다. 동시대 현대미술이 보여주는 가파른 시욕과 현란한 담론에서 멀찍이 벗어나 자연 속에서 살며 공부하는 그의 일상을 소재로 그려낸 이 그림이 무척 감동스럽다. 그는 "아무리 가난해도 그림만 있으면 나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광택 작가는 서울대학교와 중국 사천미술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으며 이번 전시가 열 일곱 번째 개인전으로 갤러리 담 전시에는 신작 15여 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 갤러리 담

이광택_봄밤 방문길_캔버스에 유채_44×85cm_2012
이광택_달밤_캔버스에 유채_50×50cm_2012
이광택_안개낀밤_캔버스에 유채_65×53cm_2012

작가의 변 ● '나의 그림은 나의 일기이다'라고 표현주의 화가 뭉크는 얘기했다. 뭉크가 볼 때는 자신의 그림 한 점 한 점이 모두 자화상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림은 화가 개인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만화경(萬華鏡)을 닮았다. 원통형의 모양 안에 몇 개의 거울과 색유리 쪽들을 넣어 만든 것으로, 돌리면서 보면 온갖 형상이 대칭적으로, 환상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장난감 말이다. 이번 개인전의 출품작들 또한 어린 시절에 꿈꾸며 놀던 나만의 이상향이 자연스럽게 표출된 것이겠다. 꽃씨를 모으듯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풍경 속에서 채집한 온갖 추억들이 고스란히 반영된 '자연에 깃든 삶'! 그래서일까. 몽유(夢遊)라는 말을 들으면 참 기분 좋다. '꿈꾸며 놀다'라는 뜻이 아닌가. 아침우유처럼 신선한 햇볕이 마알갛게 앞산 솔수펑이 위로 퍼질 때나 부룩송아지들이 느럭느럭 하품 섞인 투레질로 햇살을 눕히는 늦은 오후의 고샅머리, 아니면 밥 짓는 마을 집들 위로 고슬고슬 별이 돋아나고 묽은 어둠이 어웅한 산자락 어귀로 차락차락 내려앉는 어슬막 풍경은 작고 여린 나의 마음을 노란 털실처럼 포근하고 정갈한 꿈으로 채우곤 했다. '고향 땅엔 세계가 있다'(박경리) 하더니! 역시 고향의 좋은 풍경은 우리의 삶에 기쁨과 생기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우리를 여물게 한다. 어느새 앉은키보다 훨씬 더 많은 세월을 산 내게 고향은 나만이 알고 있는 자리에 꼭꼭 숨겨둔 보물 같은 존재가 아닐까. 나무가 물을 필요로 하듯 가장 요긴할 때 그것들은 내게 큰 도움을 줄 테니까. 다들 삶의 동서남북이 막힌 것 같다고 야단들이다. 속 허하기가 태평양 같다며 진저리 친다.

이광택_어슬막공부방_캔버스에 유채_46×53cm_2012
이광택_햇볕 따뜻한 어느 봄날 2_캔버스에 유채_44×85cm_2012
이광택_자연에 깃든 삶_캔버스에 유채_73×61cm_2012

이러한 시대에 화가는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까? 이럴 때일수록 우리 미술은 관객의 의식을 뒤흔드는 기총사격을 퍼붓기보다 간병하는 아주머니의 손길처럼 다정하고 친절한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화가 앙리 루소의 신념처럼 '사람들에게 피리 선율이 흐르는 행복한 세상을 보여주는' 게 낫지 않을까? 나는 진정으로 화려한 옷을 입고 캄캄한 그믐 밤길을 걷는 여인처럼 허망한 그림을 그리기 싫다. 성기고 서툴지언정 내 그림이 힘든 이웃들에게 추위를 이기는 불이 되면 좋겠다. 마음 다친 사람들에게 조촐한 평화가 됐으면 좋겠다. 난 아직도 감동의 힘을 믿는다. 메밀묵을 쑬 때는 반드시 한쪽방향으로 저어주어야 한다는 걸 얼마 전에 배웠다. 그림 그리기도 마찬가지다. 두멍을 쓰고 밤길을 걷는 것처럼 힘에 겨워도 내처 나선 화업의 길. 끝까지 가보는 거다! 처서 지나더니 바람이 바뀌었다. 게으르고 늘펀하고 뭉툭하던 바람 끝이 다소 각이 생기고 늘씬해졌다. 어느새 가을도 깊어간다. 머지않아 이 가을도 의연한 아름다움을 뽐내겠다. (2012년 9월) ■ 이광택

Vol.20121019b | 이광택展 / LEEKWANGTAEK / 李光澤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