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ÉTRANGER

미치요 야마시타展 / Michiyo Yamashita / installation   2012_1109 ▶ 2012_1122 / 월요일 휴관

MichiyoYamashita_L'ÉTRANGER_세라믹, 안료, 직물_가변크기_2012

초대일시 / 2012_1109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8:00pm / 월요일 휴관

플레이스막 placeMAK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9번지 1층 Tel. +82.17.219.8185 www.placemak.com

전시장의 문을 열고 들어오면 파리 어느 골목의 골동품 인형쇼룸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시간을 알 수 없는 깊이, 오래된 책이나 천에서 나는 잔잔한 냄새, 맑은 오르골 소리 등이 작품에서 묘한 공감각을 빚어낸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간과 동물이 마치 한 종(種)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끌리고 어울린다. 누가 인간이고 동물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동물의 얼굴을 한 모형들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오히려 인간의 형상이 이질적이다.

MichiyoYamashita_orchestra-accordion_세라믹, 안료_가변크기_2012
MichiyoYamashita_orchestra-saxophone_세라믹, 안료_가변크기_2012

전시타이틀인 L'ÉTRANGER는 불어로 이방인을 뜻한다. 작가는 눈에 보이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 어쩌면 이방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인간이라는 마스크 뒤에 우리의 진짜 모습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그러한 면에서 동물 마스크가 더욱 진실한 모습일 수도 있다. 작가가 말하고 있는 인간의 마스크라는 장벽 때문에 우리는 서로에게 괴리감을 느낄 때가 있다. 실물 사이즈의 인간 캐릭터 페인팅과 세라믹 마스크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마스크를 벗는 행위 자체가 사람들과 소통하고 조화되기 위한 과정인 것이다. 동물처럼 거짓이나 꾸밈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받아들이며 존중한다. 일본인인 작가는 오랜 프랑스 생활에서 진정한 조화와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얻었고 이를 이번 전시 배경으로 사용한다. 타문화와 관습을 나에게 끼워 맞추며 내것으로 바꾸기 보다는 그 곳에 자연스럽게 흡수되어 자연스러운 조화와 화합을 이루는 것을 말이다. 화합해 나가는 과정, 서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 과정들은 결코 차갑고 어둡지만은 않다.

MichiyoYamashita_orchestra-oud_세라믹, 안료_가변크기_2012
MichiyoYamashita_orchestra-recorder_세라믹, 안료_가변크기_2012

작품이 내재하고 있는 메시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작가가 작품에 접근하고 있는 방법과 재료이다. 작품에는 오래됨이 미학이라는 작가의 취향이 담겨있다. 굳이 전시의 개념을 따지며 전시 관람에 대한 부담을 가지기 보다는 작가의 취향을 있는 그대로 즐기다보면 어느 지점에서 작가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작가는 오래된 것을 새로운 것으로 바꾸기 보다 새로운 것도 오래된 것에 자연스레 조화되게 만드는 프랑스 수공업자들의 정신을 존경한다. 그리고 그 정신은 작가의 작품에 명확히 드러난다. 서로를 베고 위협할 것 같은 날것의 날카로움은 찾아볼 수 없다. 부드럽게 마모되어 서로를 어루만져주는 친숙함만이 있다.

MichiyoYamashita_소녀(Mi-Vero Project)_세라믹, 안료, 직물_가변크기_2012

작가는 재료에 민감하다. 작업에 대한 영감을 재료에서 즉흥적으로 얻을 만큼 재료는 중요하다. 전시작품의 주재료인 세라믹은 차갑고 깨지기 쉽지만 그와 동시에 견고함도 지니고 있다. 그런 세라믹과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의 천이나 니트 등은 한데 어우러져 하나라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여러 다른 재료로 이루어진 하나의 작품이지만 어느 것 하나 튀는 것 없이 조용하게 서로를 배려하며 조화되어 있다.

MichiyoYamashita_둥지안에서_세라믹, 안료_가변크기_2012

작가는 조물주가 되어 손끝으로 생명을 불어넣는다. 작가의 손끝을 거쳐가면 모든 재료들은 그의 취향으로 재탄생 한다. 마치 시간이 퇴적된 듯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오래된 느낌을 담고 있다. 작가는 스스로 자신을 아티스트라고 칭하기 보다는 오브제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수줍게 소개한다. 작품 내에서 구성 요소의 상하관계를 형성하고 작가 자신이 그 위에 있기 보다 하나의 평등한 구성요소로 작품 속에서 조화롭게 구성되기 위함이다. 작가가 들려주는 시간과 문화의 하모니에 귀가 기울여진다. ■ 진공

Vol.20121111a | 미치요 야마시타展 / Michiyo Yamashita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