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기실을 주목한다

2012 킴스아트필드미술관 신진작가지원공모展   2012_1110 ▶︎ 2012_1229 / 월요일 휴관

서평주_새천년 생명체조_비디오_가변크기_2012

초대일시 / 2012_1110_토요일_04:00pm

참여작가 / 서평주_유은석_장선호_정윤주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월요일 휴관

킴스아트필드 미술관 KIMS ART FIELD MUSEUM 부산시 금정구 죽전 1길 29(금성동 285번지) Tel. +82.51.517.6800 www.kafmuseum.org

실기실을 주목하며... ● 킴스아트필드 미술관에서는 작가들이 공모를 위해 연출한 포트폴리오를 심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기실에서 직접 작업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작가를 선정하였다. 대학 혹은 대학원의 실기실은 작가가 되기 위해 거쳐 가는 일종의 인큐베이터와 같은 곳이다. 그곳은 전시장이나 포트폴리오와는 달리 작가의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널브려져 있는 처소이기도 하다. 정리되지 않은 미완공간에서 작가의 미래를 보는 것, 작가들의 상상공작소를 주목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4명의 실기실 이번에는 서평주, 유은석, 장선호, 정윤주 등 총 4명의 작가가 전시에 참여한다. 1차 온라인 공모를 통해 유은석(부산대 대학원)이 선정되었고 킴스아트필드미술관 운영위원들의 추천과 심사를 통해 정윤주(동아대), 장선우(동의대 대학원), 서평주(부산대 대학원)가 최종 선정되었다. 정윤주는 학부생으로는 유일하게 작품의 내용과 완성도에서 충분한 역량을 인정받아 선정되었다. 이들은 모두 대학에 강의를 나가고 있는 전문위원들이 실기실에서 작업하는 작가의 태도와 작업량, 그리고 작품의 성취도와 완성도 등을 고려해서 선정하였다.

서평주_응답하라 한국사회_비디오_가변크기_2012

서평주는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작품을 발표해 온 작가이다. 신문기사를 재배열, 재조합하여 '소통'과 '비판'이라는 개념을 한 화면에 탁월하게 결합했다. 작가는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권위를 조롱하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매체를 만들어 내며 현실비판의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탁월한 카피라이터인 서평주는 신문기사들을 이리저리 조합하여 전혀 다른 문맥으로 변환시킨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변형만으로 현실을 반영하는 신문기사들은 현실을 비판하는 예술작품으로 훌륭하게 전환된다. 이번에 작가는 '원전'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사회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미술의 사회적 실천이 어떻게 그리고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작가의 작업은 형식주의 미학의 한계를 넘어서 현실비판의 의지를 담아내고 있다.

유은석_IRON KONG_혼합재료, 우레탄도장, LED_가변크기_2011
유은석_러브샷3번_혼합재료, 우레탄도장_가변크기_2012

유은석은 대중문화의 캐릭터들을 패러디하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 팝아트의 특징적인 국면중의 하나가 바로 작가들만의 혹은 대중적인 캐릭터들을 전면에 등장시키는 경향을 들 수 있다. 친숙한 캐릭터를 이용하여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허물어 버리거나 현실의 이면을 상상하게 만든다. 또한 그 자체로 현대인의 삶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현대미술의 중요한 이슈를 부각시키기도 하고 힘과 권력 혹은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런면에서 유은석이 보여주는 캐릭터들은 이종(異種)들이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캐릭터들은 한결같이 우스꽝스러운 모습들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모기와 배트맨을 합쳐서 BASQUITO MAN을 만든다든지 콩벌레와 아이언맨을 합쳐서 IRON KONG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캐릭터들은 대중문화의 신화적인 캐릭터들을 풍자함으로써 '강한 것'에 의지하려는 현대인의 나약한 심리를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장선호_I can't believe they've put me in one of these things!_ 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10
장선호_Yes, sir?_캔버스에 유채_25×162.1cm_2011

장선호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상황들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은유하고 있다. 열심히 미네랄을 캐는 SCV들은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Show Me The Money"(나에게 돈을 줘), "I can't believe they've put me in one of these things!"(난 그들이 날 이중에 하나로 내버려두고 간 게 안 믿겨져), "yes, sir.(옙)" 등의 텍스트는 게임에서 등장하는 대사들이지만 현대인의 우울한 상황을 너무도 적절하게 드러내고 있다. 재치와 기지가 엿보이는 작가의 작업은 심각하지 않으면서 횡간의 의미를 역전시키는 놀라운 문학적, 조형적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정윤주_protecting project 1_사진_150×100cm_2012

정윤주는 작품포장용 에어캡으로 옷을 만든다. 에어캡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소재다. 작품을 포장할 때마다 사용하는 재료로 작업의 모티브를 발현한 것이 매우 이채롭게 다가온다. 작가의 작업은 속이 훤하게 보여 입지는 못하지만 작품보다도 보호받지 못하는 황량한 우리들의 삶을 비판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정윤주_protecting project 2_사진_100×250×100cm_2012

나오며 ● 킴스아트필드 미술관은 작다. 작가에 대한 지원도 그리 많지도 않다. 그리고 여기서 전시를 한다고 해서 그리 큰 영광이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킴스아트필드 미술관은 지역의 작가에게 누구보다도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킴스아트필드 미술관에서 의욕적으로 준비한 '실기실을 주목한다'展은 그런 면에서 매우 소중하고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번전시가 실기실에 주목하는 또 다른 시선이 있음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며, 참여하는 작가들이 한없이 자유롭고 더없이 겸손한 작가들이 되길 기대해 본다. ■ 이영준

Vol.20121111c | 실기실을 주목한다-2012 킴스아트필드미술관 신진작가지원공모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