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이 가을에...

나옥자展 / NAOKJA / ??? / painting   2012_1113 ▶ 2012_1126

나옥자_사랑은 늘 가까이..._캔버스에 혼합재료_72.7×90.9cm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스칼라티움 아트 스페이스 SCALATIUM ART SPACE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8-10번지 Tel. +82.2.501.6016 www.scalatium.com

독특한 감성과 순수함이 흐르는 공간 ● 화가로서의 나옥자의 꿈은 소박하기 그지없고 여리고 고우며 여유로운 향기마저 담고 있다. 나옥자는 마음의 향기를 오롯이 그림으로 발산하는 신비한 감성을 지닌 화가이다. 그래서일까 작가의 그림엔 빈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있다. 이는 마치 눈부신 대낮에 커튼을 쳐놓은 포근한 방에서 느껴지는 것과 같으며, 마음의 고향이나 그리운 어머니의 따스한 품속 같기도 하다. 실제로 작가는 최근 들어 실내를 아늑하고 분위기 있게 그리는 걸 즐긴다. 아늑한 공간의 아무도 없는 빈 소파를 화면 안에 그리는가 하면, 때로는 텅 빈 캔버스를 바라보며 사람의 향내를 느끼기도 하고, 지워버린 알 수 없는 형상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고민하기도 한다. 이처럼 작가는 예술적인 감성과 꿈이 잔잔히 흐르는 한 편의 시와 같은 그림을 담담하게 그린다. 여기에는 소박한 심성과 고운 미적 감성에 의한 삶의 이야기가 가득 채워져 있다. 그것은 아마도 순수한 사람의 냄새와 자연의 향기 같은 감미로움일 것이다. 작가는 보기에 하찮은 대상에도 애정 어린 따뜻한 시선과 세심한 손길로 다가가고자 하였다. 그리고 소박한 예술가적 심성과 감흥으로 이를 사각의 캔버스 안에 담고자 노력해왔다. 또한 남들의 생각이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사람과 자연의 향기를 형상화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래서인지 나옥자는 자신의 그림에 대해서 아무런 해설도 하지 않으려 하며, 오직 그림으로만 교감하기를 희망한다. 이는 단순히 손재주에 의한 테크닉이 아니라 다분히 인간적이며 서정적인 형상미를 담아낼 수 있는 독특한 감성의 끼라고 할 수 있다. 작가에게 내재된 미적 감흥은 그만큼 특별한 것이다. 여리고 부드러우면서도 마음의 이야기를 드러낼 수 있는 끼가 내면에 흐르는 것이다.

나옥자_사랑은 늘 가까이..._캔버스에 혼합재료_41×53cm_2012
나옥자_사랑은 늘 가까이..._캔버스에 혼합재료_41×53cm_2012
나옥자_사랑은 늘 가까이..._캔버스에 혼합재료_41×53cm_2012

이처럼 자연미 같은 순수성이 있기에 작가의 그림은 소박하면서도 아름답다. 그리고 형상과 구도 및 공간 자체에는 자연스럽게 편안함이 흐른다. 때로는 저녁놀을 바라보며 감미로운 음악 속에서 인생의 아픔을 담담히 떠올리는 듯도 하다. 때로는 저물어가는 시각에 그의 그림 속의 빈 소파에 초대받아 조촐한 삶을 이야기하며 붉은 포도주 잔을 마주하고 싶게도 한다. 나옥자의 빈 공간은 아련하면서도 외롭지 않은 어떤 것을 우리들에게 전해주는 메시지인 것이다. 이 공간은 사람의 향기를 풍기는 독특한 정취일 수도 있고, 어머니의 손길 같은 따스함과 포근함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나옥자는 포근함이 흐르는 공간 속의 공간을 만드는 특별한 작가가 아닐까 싶다. 평범해 보이면서도 평범하지 않음과 밀도 있는 구도로, 어느 한 곳도 빠지면 안 될 것 같은 공간을 담아내는 게 그만의 그림인 것이다. 포근한 실내 공간을 부드러운 흐름으로 드러낼 수 있는 독특한 색의 감흥을 지닌 작가의 그림은 한국인의 일상의 자연스러움과 공존하고 있다. 세상에 찌든 온갖 것들을 그림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털어내면서 형성된 작은 공간들은 한국의 자연의 빛과 감흥 속에서 마음의 고향의 색으로 화한다. 그가 표현하는 조형공간은 마치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비치는 창호지문처럼 소담(素淡)하기만 하며, 모든 것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무미한 색이나 여백의 맛처럼 정갈스럽다.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면서도 은은하여 회색도 은색도 미색도 달걀색도 아닌 여백의 색이자 자연의 색이 숨 쉬고 있는 것이다.

나옥자_햇살 가득한 마당_캔버스에 혼합재료_41×53cm_2011

최근에 나옥자는 우리의 전통 한옥이나 손때가 묻은 여러 종류의 기물들에서 자신의 작품의 모티브를 찾고자 노력해왔다. 작가는 조형성과 미적 능력이 뛰어나서인지, 다양한 성향의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추구해보려는 열정이 뜨겁다. 단색인 미색 계통의 흐름이 주를 이루면서도 다양한 색이 조화롭게 자리하여 한국인의 일상의 자연스러움이 흐르는 것이 인상적이라고도 하겠다. 미색 계통의 색층과 질박한 형만으로도 보는 사람의 미적 정서를 충분히 자극할 수 있다. 우리의 전통 가옥과 토담, 가구 등등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바라보며 사색하기를 즐기는 작가의 고운 심성 또한 순수한 가을 하늘처럼 맑아 보인다. 나옥자의 그림은 삶에 지쳐버린 현대인들에게 편하고 청량한 자연의 공기 같다. 이러한 청량감은 그림이라는 차원을 넘어 순수한 조형미를 맛보면서 그림의 아름다움에 취하게 한다. 그림의 아름다움에 취한다는 것은 그림이라는 틀을 넘어서 순수한 조형미를 맛보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같은 조형미는 작가의 그림에 대한 뜨거운 열정에서 비롯된다. 또한 훌륭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사색하며, 독특한 조형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받쳐 주는 감성이 있다는 것도 나옥자의 그림의 강점이다.

나옥자_緣(연)_캔버스에 혼합재료_53×72.7cm_2011

그러면서도 작가는 한국화에서 볼 수 있는 여백의 여유를 자신의 조형 세계에 반영하였다. 이는 실내 공간과 함께하는 아름다움이 작가의 은근한 미적 감흥과 함께 하나가 되며, 자연에서 오는 여유로운 공간을 체득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공간은 우리들의 삶의 공간이며 마음의 휴식공간이라 하겠다. 그러기에 작가의 그림들은 우리를 여유로운 휴식의 공간으로 초대한다. 그것은 마음의 휴식공간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는 쉼터이다. 작가는 우리의 감성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삶의 토대인 공간과의 대화를 통해 조화된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이를 조형화시켜 간다. 그리고 그 속에서 행복과 만족감을 추구한 그림에는 감미로운 삶의 향기가 있다. 그의 그림은 서양적 표현 수법을 사용하였지만 서양화 같지 않고, 부드러운 느낌의 깊은 맛과 한국의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친근함을 준다. 또한 "내가 그린 실내와 소파는 누구든지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과 자리였음 좋겠어요." 라는 그의 독백 같은 말처럼 휴머니즘적이며 정겹다. 현대인의 생활공간이 고즈넉한 향수와 버무려져 담담히 형상화되어 있는 거실과 창밖의 모습은 세상에 찌든 온갖 것들을 하나씩 털어낼 수 있는 활력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작가의 밝고도 은은한 그림은, 한국인의 정서와 함께 호흡하며 한국의 감성과 미적 정서가 흐르는 가장 한국적인 현대 그림 가운데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 장준석

나옥자_북촌마을_캔버스에 혼합재료_72.7×72.7cm_2011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은가보다. 주변에 항상 가까이 있을 것 인데... 지나치기 쉽지만, 그 진가를 안다면 작은 것 임에도 더 없이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소중한 우리 것 에서, 거대한 자연 앞에서, 사랑하는 가족의 품속에서도... 애정 어린 따뜻한 시선으로 소박한 예술가의 서정적인 가을여행을 떠났으면 하는 바램으로 일상의 초대에 삶을 함께 이야기 할 수 있고, 때로는 밀도 있는 구도와 여백의 여유로운 공간이 공존하면서 삶의 메시지를 던져 본다. 무르익은 늦가을 한편의 시처럼 순수한 감성과 따스함이 나의 작품 속으로 녹아내려 모든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 주기를 기원해본다.(2012. 11월 행복한 가을에...) ■ 나옥자

Vol.20121113g | 나옥자展 / NAOKJA / ???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