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flesh

박주호展 / PARKJUHO / 朴柱浩 / painting   2012_1121 ▶︎ 2012_1214

박주호_살_캔버스에 유채_116.8×80.3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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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2_1121 ▶︎ 2012_1127 관람시간 / 10:00am~06:00pm

토포하우스 TOPOHAU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4번지 Tel. +82.2.734.7555/+82.2.722.9883 www.topohaus.com

2012_1204 ▶︎ 2012_1214 관람시간 / 11:00am~07:00pm

갤러리 오늘 GALLERY O-NUL 대구시 중구 봉산동 217-11번지 Tel. +82.53.425.6845

선(先) ●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근다. 서릿김이 돈다. 밥을 하기 위해선 피해 갈 수 없는 행위이다. 그 계절이 겨울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무엇을 위해 밥을 하는가. 속에서 토악질처럼 질문이 쏟아져 나오면 멈출 수가 없다. 어느 것 하나 명백하게 정의할 수 없고 명확하지 않다. 배고픔에 밥 먹자고 시작한 쌀 씻기가 이런 수준이 되면 머리가 식욕을 통제한다. 밥을 하기 위해서 쌀을 씻는다. 물을 붓는다. 그리고 솥에서 익힌다. 이 순서에 따르는 일련의 행위들은 익숙한 일이다. 이런 사유로 시작된 놀이는 습관이다. 과거를 본다. 부엌 앞에 서 있다. 할머니부터 어머니 그리고 누이까지 모두 겹쳐 저 공간에서 분주하다. 그 분주함은 '밥을 한다'라고 요약된다. 분주함은 쌀로 밥을 짓는 일처럼 자연스럽다. (이런 고약한 망상이 있나. 그녀들의 분주함은 고마운 일이다.) 물에 잠긴 쌀을 이리저리 휘저어 소용돌이라도 만들라치면 이내 곧 물의 표면을 손바닥으로 두드려 고요한 파장을 만든다. 이쯤 되면, 쌀 뭉텅이 틈을 헤집는 손은 더욱 느려진다. 행여나 티가 들어있다고 믿는 듯 쌀알 사이사이, 불순물을 찾아낸다. 그러다 깨어져 썩은 쌀알이라도 발견하면 묘한 쾌감을 느낀다. 그제야 솥으로 물기 빠진 쌀을 옮긴다. 밥은 그렇게 시작된다.

박주호_살_캔버스에 유채_116.8×80.3cm_2012
박주호_살_캔버스에 유채_130×130cm_2012
박주호_살_캔버스에 유채_112.1×162.2cm_2012
박주호_살_캔버스에 유채_162.2×97cm_2012
박주호_살_캔버스에 유채_80.3×130.3cm_2012
박주호_살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12

화(和) ● 밥 먹어라.과거 속에서 튀어나온 문장은 서로 관련을 맺거나 소통을 원하는 모든 사람이다. 시작은 어머니다. 젖으로 시작하여,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어머니가 내오신 따뜻한 밥 한 그릇이다. 넘쳐나는 마음에 맞서 투정은 소용없다. 위로만 있을 뿐이다. 능동적인 감성에 따라오는 마음에 대하여 반색해야 한다. 무관심한, 가끔 수동적인 이성으로 숟가락질이 늦다. 땅 꺼지는 우스운 한숨과 미간의 주름으로, 오는 마음을 거절한다. 노자의 물이 아니더라도, 위에서 아래로 흐름은, 오고 가는 통하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일일진대, 오는 마음에 가는 고마움이 없다. 화(和)가 없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주는 밥도 못 먹으랴. 그러니 배가 고프다. 밥을 탐한다. 쌀은 밥이 되고 쌀은 살이 되고 밥은 살이 된다. 밥은 자신과 타인 을 위한 마음이다. 그래서 밥은 연민(憐憫)이다. 소통을 준비하는 마음의 깊이는 어지럽게 널려 가로막은 벽을 가진 미로처럼 복작거리고 번거롭지만, 연민이다. 본능적이다. 밥은 마음이며, 밥그릇은 몸이다. 밥 한 그릇의 형상은 양을 늘려 태산 만한 가르침으로 다가오기도, 양을 줄여 물에 말아 먹을 수 있을 위로로도 다가온다. 오롯이 마음을 받을 나와 타인을 위해 그 형상이 변화한다. 형상은 매번 다른 풀이 경로와 해석을 채택함 으로 다양한 소통이 시작된다. 쌀이 펼쳐진다. 흩어진다. 모아 진다. 그리고 밥이 된다. 밥은 살이 되고, 살은 거름이 되고, 거름은 다시 쌀로... 되풀이. 이와 같은 삶의 순환에도 밥김이 뭉글 뭉글 피어나는 따스함이 깃들길 바란다. ■ 박주호

Vol.20121123h | 박주호展 / PARKJUHO / 朴柱浩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