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像像, 想像)을 블렌딩(Blending) 하다

강성욱展 / KANGSUNGUCK / 姜聲旭 / sculpture   2013_0103 ▶ 2013_0122 / 일요일 휴관

강성욱_나비 꽃 달리는 남자(Butterfly flower runner)_합성수지_84×180×40cm_2011

초대일시 / 2013_0108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빛갤러리 VIT GALLERY 서울 종로구 소격동 76번지 인곡빌딩 B1 Tel. +82.2.720.2250 Vitgallery.com

강성욱은 1990년대 말부터 'Transformation(변형, 변신)'이라는 제목 아래 서로 다른 형상이 특이하게 연접해 있는 작품들을 구상, 제작해 왔다. 두 세 개의 이질적인 형상들이 서로의 모습으로 변신해 가고 있는 과정을 그대로 드러낸 채 결합되어 있는 조금은 생경한 작품들이 그것이다. 참고한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작업은 작가가 독일에서의 학업을 마치고 얼마 되지 않은 해인 1999년을 기점으로 해 기존의 조각 작업들에서는 잘 다루지 않았던 변신 조각에 관심을 보이면서부터 시작되었다. ● 그런데 이렇듯 형상들이 통합되는 과정까지를 한 덩어리로 표현해 내야 하는 변신 조각의 개념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들 속에 담겨있는 특별한 기능을 빌어 비로소 구현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2D 그래픽 프로그램인 일러스트레이터에서의 블렌드(Blend) 기능이나 3D 그래픽 프로그램에서의 로프트(Loft) 기능 등을 통해 두 개 이상의 다른 형상이 혼합되어 변해가는 과정을 함께 보여주는 기능을 활용함으로써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이 차로 변신한다든지 고양이가 독수리로 변신한다든지 하는 아무튼 모양이 다른 형상을 양 끝 단에 배치한 후 블렌드 기능을 적용하거나 표현하려는 형상들의 단면을 해당하는 위치에 배치한 후 로프트 기능을 적용하면 변모해가는 형상들이 하나로 연결된 모양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강성욱_경쟁(Competition)_합성수지_67×180×18cm_2009

이러한 작업은 물론 고전 조각 작업이 가진 한계를 넘어서고자 했던 작가 나름의 진지한 고뇌의 산물이었다. 마르쉘 뒤샹(Marcel Duchamp)이 평면에서 변화의 과정을 동영상 개념과의 접목을 시도하여 화폭에 실현하고자 하였던 것과 같이 또는 토니 크렉(Tony Cragg)이 공간에서 조형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하였던 것과 같이 작가는 시간의 변화와 역사의 흔적을 현재와 연결해 조형적으로 담아내는 방법의 하나로 변신(Transformation)의 궤적을 입체적인 조형으로 표현해 보고자 했던 것이다. 말하자면 상상(像像)을 블렌딩(Blending)하고자 했던 것이다. ● 작가는 독일에서의 수학을 계기로 개념미술에 심취했었다. 그에게 있어 예술은 작가가 행한 노동의 양적인 결과물이라기보다는 개념과 그 개념을 종합하고 풀어내는 과정의 질적인 결과물이었다. 말하자면 상상(想像)을 블렌딩(Blending)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조각이라는 장르에 기반하고 있었지만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불조각 1989~1997, 조약돌의 Calligraphy 1998~2001, 청색 페인팅/꽃피는 붓 2006, 그리고 Transformation 1999~ 등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강성욱_소년과 나무(Boy&Tree)_합성수지_128×180×120cm_2009

그러나 이러한 개념미술의 추구라는 것이 일부가 오해하듯 삶과 유리된 지적인 유희에 불과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작가가 추구했던 것은 결국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그 가치를 새롭게 할 정신의 다양한 변주로서의 발상과 표현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그의 작품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양 끝 단에 자리한 단정적이고 결론적인 형상이 아니라 변화되어 가는 형상, 전혀 다르게 보이는 형상이 융화되고 연결되어 가는 과정 그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구별과 대립이 아닌 분리될 수 없는 관계와 그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라는 것이다. ■ 주용범

강성욱_남과 여(Man&Woman)_합성수지_122×180×104cm_2009

100년 전 마르쉘뒤샹(Marcel Duchamp)이 변화의 과정을 동영상 개념과 접목을 시도하여 화폭에 실현 하였고, 영국의 토니크렉(Tony Cragg)은 공간에서 조형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형상화시키기도 하였다. 시간의 변화와 역사의 흔적을 현재와 연결해서 조형적으로 담아내는 방법의 하나로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의 괘적을 입체조형으로 표현하였다.

강성욱_쎄~엥(Ssae~ang)_합성수지_60×180×18.4cm_2009

작품 Transformation은 Chronophotography를 기본 개념으로 시작하여 좌우에 2가지 이미지를 연결하여 3차원 입체조형으로 형상화 하는 작업이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이미지는 하나로 (Blend)연결되며 반목과 동화를 속도감 있게 연출한다. 내 작업은 뇌와 관련하여 이루어지는 잔상효과를 3차원적인 입체조형으로 표현하는 것이며 양면의 연결을 통해 보여주는 시각적 아름다움과 연속성, 조화, 속도감을 형상화하는 것이다.

강성욱_고양이 별 독수리(Cat star eagle)_합성수지_75×180×38cm_2011

인간의 삶은 다면적 양면성이 공존하는 현장이며 어느 한 쪽 에만 치우칠 경우 형평성을 잃게 된다. 나는 인간의 삶의 양면성을 바라보며 그 균형을 이야기한다. 이는 노자(老子)의 『도덕경』중 道可道非常道(도가도비상도)라는 구절을 떠오르게 한다. '도를 도라고 이야기하면 더 이상 도가 아니다' 라는 노자의 생각과 같이, 어느 한 면만을 바라보며 그것이 대상의 전부라고 여기는 것은 실재(reality)를 보지 못하게 하는 지름길이 된다. 이 작품은 공간적으로는 양면성을, 시간적으로는 시간의 흐름(변화)을 표현하는 것이다. ■ 강성욱

Vol.20130103c | 강성욱展 / KANGSUNGUCK / 姜聲旭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