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Image

2013_0109 ▶︎ 2013_0204

참여작가 권기동_권여현_김동연_김태진_박영근 서용선_신장식_오경환_윤종구_이강우_이계원 이민호_정상곤_조병왕_조소희_한경자_허미자

주최 / 동덕여자대학교 박물관_동덕아트갤러리 기획 / 동덕여자대학교 박물관

초대일시 / 2013_0109_수요일_12: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동덕여자대학교 박물관 DONGDUK WOMEN'S UNIVERSITY MUSEUM 서울 성북구 화랑로 13길 60 여성학센터 4층 기획전시실 Tel. +82.2.940.4231~2 museum.dongduk.ac.kr

초대일시 / 2013_0109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THE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51-8번지 동덕빌딩 B1 Tel. +82.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박물관에서 열린 '박물관'전 ● 박물관에서 열리는 '박물관' 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선, '박물관'(Museion)이라는 개념을 용어의 유례와 역사를 통해서 의미를 파악해보면, 박물관은 뮤즈(Muse)신, 즉 음악이나 시의 신의 신전이라는 의미로 그리스어에서 기원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박물관이라는 의미는 곧 음악(Music)과 예술의 집, 더 크게 보면 학예의 공간이며, 즐거움의 공간이다. 또한 뮤즈는 복수(Musai)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제우스와 므네모시네(기억) 사이의 9명의 무사들이 태어나고 그 의미들을 각각의 자식에 대응해서 제시하기 때문이다. 끌레이오는 역사를, 예우테르페는 서정시, 탈레미아는 희극, 멜포메네는 비극, 테르프시코는 합창과 무용, 에라토는 독창, 폴리힘니아는 찬가, 우라니아는 천문, 칼리오페는 서사시 등을 지시한다.

권기동_From Nowhere5_캔버스에 유채_145.5×112.7cm_2012
권여현_디오니소스_캔버스에 유채_50×100cm_2010

역사상 첫 Museion (μουσείο)은 이집트의 왕 프토로메 소테르를 위하여 설치되었다. 이 기관은 일종의 왕립 고문기관으로서, 지혜와 지식에 관련된 다양한 문서를 비치하고 석학들을 모아 연구하고 토론하며, 왕에게 고문의 활동을 벌였던 곳이어서, 지금의 박물관의 의미와는 많이 다르다. 박물관은 15세기의 이탈리아에서 'Museo'의 등장, Laurent de Medicis의 Museo Codici에서 시작된다. 또한 1520년의 인물화 갤러리 (Polo Giovio)에서 인물화를 수집 전시하고, 1560년 처음으로 파리의 주교인 앙뚜안 뒤프라가 수장품을 모은 공간으로 확산되게 된다.

김동연_Holy city 2008_벽돌, 시멘트, 석고, 마대_가변설치_2008
김태진_어떤 지금(certain now)_단채널 영상_00:02:48_2012

또한 박물관은 역사학적, 고고학적, 예술적, 문화적인 담론을 생성하는 곳이기도 하며, 더 나아가 근대에서는 문화를 제도화하는 기관(institution)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이것은 시장이나 현장의 예술적 움직임을 공식화하는 공인의 기관 역할 때문에,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아울러, 박물관의 전시장은 현대 들어오면서, 'White cube'라는 공간의 의미가 강조된다. '흰 공간'의 의미는 중성적인 공간으로서, 예술작품이 어디에나 옮겨 다니면서 걸려도, 같은 의미를 갖는다는 모더니스트적인 예술작품의 자율성을 강조한다.

박영근_대영박물관(파르테논의 마두)과 국립현대미술관(권진규의 마두)_ 캔버스에 유채_145.4×254.4cm_2012
서용선_선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0 신장식_삼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9×146cm_2012

비평적인 예술가들, 아방가르드 세대 이후로는 미술관을 묘지에 흔히 비교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1971년 장 끌레르 (Jean clair)는 "분명하게 미술관을 미술관에 갖다 놓아야할 때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또 다른 현실로부터, 분리되어 온 일종의 환유적인 공간인 박물관을 적극적인 의미로 박물관 담론, 박물관적 정황으로 적극적으로 작품에 연관시키는 경우도 있어서 독특한 역사적, 고고학적, 예술적, 지식적, 문화적 담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그래서 예술과 학술의 공간을 시작으로 지혜, 지식의 모음과 토론, 간언의 의미, 근대적 소장과 전시의 의미, 제도화시키는 박물관의 의미, 모더니즘의 산실인 화이트 큐브 등의 개념들, 그리고 정황의 개념들에서, 본 전시를 이해하고자 한다. 이러한 개념 위에서 여기 모인 작가들의 창조적인 예술작품을 이해하고자 한다. ● 우선 현대의 모더니티적인 측면을 강조한 작품, 화이트 큐브에서의 조형적 특징으로 나타내는 작품은 이계원과 조병왕에게서 찾을 수 있으며, 이계원은 모더니티의 추상성과 전통적인 재현의 일류전의 의미를 혼성적으로 찾아내고 있으며, 조병왕은 수많은 고고학적, 역사적 의미를 레이어라는 추상적 조형성으로부터 해석해낸다.

오경환_Museology-window2_테라코타에 아크릴채색_175×240cm_2004 윤종구_Bluefall 09-04_캔버스에 볼펜_130×90cm_2009
이강우_제주도 Jejudo_피그먼트 프린트_114×171cm_2012 이계원_Allotropism(同質異形)_캔버스, 소나무에 아크릴채색_130.5×97cm_2012

또한 역사적인 사건들로 구성되는 작품도 있는데, 이것은 작가 서용선에게서 나타난다. 정사의 권력 앞에, 사라져간 유약한 왕의 역사를 통해서, 시간을 관통하는 또 다른 의미들을 형상화시켜 역사의 담론적 구조를 반성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이민호는 오래된 흔적과 자취를 폐허에 놓아 두어, 비판적인 과거와 물건의 수장품적인 의미를 도출한다. ● 권기동 은 박물관 밖의 문제들을 찾아낸다. 그는 달콤해 보이는 도시 광경에서 보여지는 자본주의적 허구들, 예를 들면 광고와 실제의 격차를 풍경으로 형상화한다. 오경환 은 현대도시와 박물관의 현대적 개념을 닫힌 공간과 열린 공간으로서의 혼성적 성격을 강조하며 릴리프화된 테라코타 격자구조 속에서 표현하였다. 윤종구 의 푸른색 볼펜을 반복적으로 선을 그어 형성한 풍경화는 암시적인 인물과 유사한 존재들이 뒤엉킨 풍경으로 바뀐 양면적인 회화를 통해서, 박물관의 의미들을 다시 생각나게 한다. 또한 인간의 모습, 갇힌 세계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화초와 사각 공간, 도시를 상징하는 규칙적인 형태들 속에서 세워내는 한경자의 작품에서, 박물관적 오브제적인 특징으로 세계를 조합하고 있다.

이민호_strange site # 4_잉크젯 프린트_90×180cm_2012
정상곤_Skin deep-Minuscape 6512_캔버스에 유채_79×149cm_2012

보다 더 직접적으로 박물관의 유물과 박물관 건물의 파사드를 보여주는 박영근의 작품에서부터, 박물관적인 공간 내부를 제시한 김태진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박물관적 특성을 보여준다. 박영근은 대영박물관의 파르테논의 마두(馬頭)와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의 마두를 병치하여, 두 개의 미학적 특성과 문화적 차이, 박물관적 정황 위에 아름다움의 의미와 범주를 생각하게 한다. 김태진은 실내로 들어오는 빛에서, 보이는 것은 내부이나 보이지 않은 외부, 빛의 존재를 통해서, 현실의 오브제와 그 비가시적 사실들을 전환시키고자 한다.

조병왕_기하학적 칼 드로잉 08-04-10_알루미늄판에 혼합재료_49×98cm_2010
조소희_의자-진행형 프로젝트_실, 의자, 아사천, 휴지_가변설치_2012

또한 우리나라 박물관에 많이 보이는 수장품들을 기초로 한 작품은 정상곤, 신장식, 허미자 등에서 발견된다. 정상곤의 꽃을 그린 정물화는 박물관적인 소장품의 소재를 통해서, 눈을 멀게 하는 꽃은 우리의 감식안, 지식과 외형, 이생, 세계에 대한 욕망과 자랑 등을 풍자하며, 눈의 외형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비평을 하고 있다. 또한 제목에서 나타나는 숫자 6512는 박물관적 정황의 분류법(Museography)를 지시한다. ● 신장식은 삼매(三昧)라는 작품을 통해서, 우리나라 불교적인 문화재를 인용한다. 원래 삼매는 samadhi의 음역으로 '들뜨거나 가라앉은 마음을 모두 떠나 평온한 마음을 견지하는 것'으로 과거의 전통적인 가치를 박물관적인 의미에서 찾으려고 하였다. 허미자 역시, 전통적인 민화적 모티브를 차용하며, 활달한 필채로 꽃과 가지, 잎으로 형상을 표현하고 있다. 김동연과 조소희는 오브제 설치나 회화적인 이미지들을 병치해서 제시한다. 김동연은 신체일부를 쌓아온 듯한 자루 더미와 건축물의 굴뚝을 서로 한 공간에 이웃시켜, 오브제를 표본화한 인류학적 소장품의 비인간적인 의미들을 형성하는 듯하다. 조소희는 벽의 공간, 드로잉 공간에서부터 소장품을 환유로 제시되는 의자, 그 위에 금지나 보호, 먼지 등을 은유하는 그물을 설치하여, 박물관의 수사적인 의미를 모색한다. 신화적이면서도 현실의 내용을 가로지르며, 리좀적으로 파편화되면서도 한 몸으로 연결되는 존재론을 펴나가고 있는 권여현의 작품은 박물관의 다양한 층위로 읽게 한다. 아울러 여러 박물관 수장품과 공간, 전시를 관통하는 듯이 지식과 땅과 원죄 등을 가로지르는 리좀적 세계관을 그려낸다.

한경자_사유의공간-존재(being)_혼합재료_97×130.3cm_2012
허미자_untitled_혼합재료_60×135cm_2009

이러한 박물관적 정황과는 전혀 다른 작품을 이강우는 보여준다. 그는 거대한 파도의 모습에서 인간 문명의 허망함을 연상시켜 박물관적인 모든 정황을 반성하게 한다. 이로써 작가들은 즐거움의 음악과 시에서 시작된 박물관의 의미를 다양한 인간정황적인 시각으로 이해하고, 미에 대한 비교와 함께 인간, 역사, 도시, 문명 등 다양한 질문을 제기하며 새로운 '박물관'의 의미들을 발전시키고 있다. ■ 강태성

Vol.20130109d | 박물관 Imag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