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말하지 않는다

2013_0109 ▶ 2013_0122

초대일시 / 2013_0109_수요일_05:00pm

1부 / 2013_0109 ▶ 2013_0115 2부 / 2013_0116 ▶ 2013_0122

참여작가 / 김선휘_남학현_손경환_진형주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 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제 1전시장 Tel. +82.2.734.1333 www.ganaartspace.com

그림은 말하지 않는다."회화에 있어서 본질적인 것은 무엇일까?" 2013년 가나아트스페이스의 두 번째 기획전 『그림은 말하지 않는다』는 위의 물음에서 시작된다. 본 전시는 본질적인 것에 대한 탐구로써 네 명의 작가- 김선휘, 남학현, 손경환, 진형주-의 작품이 1월 9일부터 22일까지 가나아트스페이스 제 1전시장에서 1, 2부에 걸쳐 선보여진다. ● 회화는 언제나 그리기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된다. 그것은 어쩌면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선택된 소재와 재료, 기법은 그들이 그림을 대하는 태도를 위해 사용한 것들이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스스로에게 '왜 그림을 그리는가?'를 자문하면서 회화의 정의를 확립하고자 한다. 무엇을 그렸느냐 보다는 그림을 그리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즉 개인적인 태도와 관점을 『그림은 말하지 않는다』展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준다. ■ 가나아트 스페이스

손경환_손에 닿을 듯 가깝다고 생각했던 것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5cm_2012
손경환_손에 닿을 듯 가깝다고 생각했던 것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5cm_2011

그리기는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나는 대상과 화면의 중간에 서서 관찰자이자 표현의 주체로서 대상을 응시한다. 이때, 대상과 나 사이에 수많은 경로로 이루어진 시공간이 생겨난다. 이 시공간은 찰나와 같아서 인식하기 힘들다. 하지만 대상이 너무 멀리 있어 현재에 서서 과거의 빛만을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조금 더 인식하기 쉬워진다(예를 들어 지구에서 볼 때 달은 항상 1초전의 모습이다). 응시의 대상은 실체와 내 눈 사이에 있는 멀고먼 시공간의 경로를 부유하는 유령 같은 것이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같은 시공간에서 관찰된 실체가 아니라는 사실은 나에게 영원한 상실을 가져다 준다. 손에 닿지 않는 것에 대한 욕망은 그렇기 때문에 부서질 것 같은 색점들로 표현된다. 나의 회화는 멀고먼 실체와 나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유령에 근접해 보려는 노력이다. ■ 손경환

진형주_무제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12
진형주_무제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1

나에게 그림은 언제나 극한 마음의 문제로 몰린다. 이것은 즐거움인 동시에 두려움이다. 그림 이전의 모든 상태(사진)에서 그림으로 표현되기 위한 것을 받아들이는 일은 이런 큰 양면에 서있는 것과 같다. 이런 양면의 공존 속에 좋아서 그리기보다 살아가야 함으로 그리기라는 숙명처럼 느껴지는 것이 있다. ● 그리기 이전에 사진에서 '받아들이기'가 있다. 이 '받아들이기'에서 그림의 결과에 미치는 대부분의 작용이 끝나고, 실제 그리기가 시작되면 특정한 그리기의 방법과 의도를 생각할 시간도 없이 그리기의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끝은 빠르게 보인다. 하지만 받아들이기와 그리기의 간격은 넓지 않으며 때로는 화학작용처럼 반응한다. ● 이러한 과정이 나에게 그리기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나에게 그림은 결정되고 완성된 마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며 변화하는 온전한 흐름에 있다. ■ 진형주

김선휘_무제_리넨에 유채_50×60cm_2012
김선휘_무제_리넨에 유채_53×65cm_2012

나의 작품에는 제목이 없다.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무제'가 아닌, 본인의 회화론을 나타내는 지표로서의 '무제'이다. 회화(블랙홀처럼 화가의 모든 차원을 빨아들여 화면 위에 알 수 없는 세계를 만드는 힘)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는 어느 하나를 중심에 세워둘 수가 없을 만큼 수평적으로 펼쳐져 회화를 받치고 있다. 화면에서 손짓을 통해 벌어지는 일은, 내부에서 정신을 통해 벌어지는 일만큼 흥미롭다. 모든 것을 투사하는 회화는, 다른 무엇보다 인간적인, 나의 외침이다. ● 여백은 나의 예술에서 핵심적인 개념이다. 동양화의 이론이나 시각적인 효과와는 거리가 먼, 본인의 지향점을 나타낸다. 죽음을 옆에 세워두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처럼, 회화도 그것의 시작과 끝을 드러내길 원한다. 캔버스 귀퉁이에서 바람을 불면 화면의 흔적들이 다 사라질 것처럼, 찰나의 신기루가 되었으면 한다. 깨어나서 더듬어보는 매혹적인 꿈이었으면 한다. ■ 김선휘

남학현_어쩌면 단 한번일지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60.5cm_2011
남학현_a portrait keeping lights#16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38cm_2012

나의 인물화 작업에는 초기의 약 5획(劃)의 크기, 방향, 색이 전체 그림완성도에 70% 이상의 영향을 준다. 그 후에 그려진 수많은 획은 마치 '줄타기를 할 때 균형을 잡기 위한 미세한 움직임'과도 같다. 내 그림은 영감이나 짜여진 계획을 향해 달려가는 그림이 아니다. 어두운 밤길에 손전등을 비추며 조금씩 길을 찾아 나가듯이 그려진다. 인물사진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최초 5획이 그만큼 큰 방향을 제시하며, 나머지 획들 역시 잘못 사용하면 그림을 망치게 되니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과정은 완성된 그림 속에 녹아 잘 드러나지 않는 요소이다. 나는 항상 그리면서 마음속에 되새긴다.'드러나지 않지만, 누구든지 볼 수 있을 것이다. 말하지 않지만, 누구든지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남학현

Vol.20130109e | 그림은 말하지 않는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