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여인, 나부 裸婦

한국근현대누드걸작展   2013_0131 ▶︎ 2013_0220 / 2월 10,11일 휴관

손상기_화가와 여인_캔버스에 유채_23×23cm_1978

특별강연회 / 2012_0202_토요일_03:00pm

주제_『콜렉터가 말하는 生生 '콜렉션 노하우'』 * 전화 신청접수(선착순 20명)_접수문의 Tel.02.726.4456

전시작가 강대운_구자승_권옥연_권진규_김경_김경승 김정숙_김충선_김호걸_김흥수_남관_박득순 박생광_박석호_박성환_박영선_배동신_손상기 손일봉_송혜수_오승윤_이동표_이림_이만익 이인성_이종무_이충근_임직순_장리석_전뢰진 전혁림_정문규_정승주_조병태_천경자_최쌍중 최영림_한묵_황술조_황영성_황용엽 등 41인

관람시간 / 10:30am~08:00pm / 2월 10,11일(설날연휴), 백화점 휴점시 휴관

롯데갤러리 본점 LOTTE GALLERY 서울 중구 소공동 1번지 롯데백화점 본점 12,14층 Tel. +82.2.726.4456 store.lotteshopping.com

"전람회에 진열된 金君의 그림은 사진이 동경으로부터 도착하였으나 벌거벗은 그림인 고로 게재치 못함" (매일신보, 1916) 1916년, 동경미술대학교를 졸업한 김관호(1890~1959)의 작품 「해질녘, 1916」이 일본 문부성미술전람회 (약칭'문전(文展)') 특선사실을 알리는 기사 말미에 밝힌 내용입니다. 서양화가 한국에 소개되기 시작한 1900년대, 비로소 우리 미술계에 서구 아카데미즘의 전통을 따른 누드화가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누드', 즉 '벗은 여인의 모습'은 앞서 인용한 신문의 기사내용처럼 일반인에게는 매우 당혹스러우면서도 해괴한 일이었습니다. 그 후로 약 100여 년이 흐른 지금, 그 동안 서구문화의 소산이었던 누드의 위상은 우리 땅에서 어떻게 정착하고 변화되어 왔을까요.

이인성_초록배경의 누드_나무에 유채_33.4×24.2cm_1935

이번 전시는 우선 1960년을 기점으로 전, 후로 나눠 보았습니다. 즉 6.25전쟁으로 인해 파란만장한 격변기를 겪으며 작업을 지속했거나, 유럽이나 미국 등 서양으로 유학을 떠났던 유학 1세대들이 서구문물의 수혜를 받으며 제작했던 1960년대 이전 작품들과 유학 1세대들이 유학을 마치고 귀국, 본격적으로 현대미술로의 이행을 시작했던 1960년대 이후 작품으로 나누었습니다. ● 1960년대 이전에 제작되었던 누드화는 약 30여 명의 작가로 헤아려집니다. 앞선 일화에 등장하는 김관호나 구본웅, 이종우, 서진달, 오지호, 임군홍, 이쾌대 등이 그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활동했던 일제 강점기의 누드화를 보면 어딘지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작가들 스스로도 자연스럽게 그려낸 소재라기 보다는 아직은 수업의 과정이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 1950년대 6.25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도 피난지였던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은 지속되었습니다. 또한 아무리 어려운 전란의 여파나 가난의 질곡에도 불구하고 낭만이 있었고, 피폐와 절망 속에서도 술이 익고 음악이 흘렀습니다. 많은 피란의 예술가들은 전쟁을 잊기 위해 때로는 의도적으로 예술에 탐닉했고 예술지상주의나 순수를 논하며 전쟁의 상흔을 애써 외면하고자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전쟁 직후에는 파리나 유럽으로 유학을 떠난 작가들을 통해 좀 더 성숙되고 세련된 누드작품을 보실 수 있습니다.

권옥연_부인상_캔버스에 유채_99×72cm_1951
한묵_나부_종이에 유채_38×27.5cm_1953
박영선_아뜰리에_캔버스에 유채_92×72cm_1957

이번 전시에서는 이인성, 권진규, 권옥연, 이림, 한묵, 박영선, 황술조, 김정숙, 그리고 김경을 통해 이러한 경향을 살펴보시게 될 것입니다. 1960년대 이후에는 전쟁의 상흔도 어느 정도 아물고 무엇보다 경제개발을 향해 질주하던 시기였습니다. 누드화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자연스러운 변화를 가져옵니다. 풍만한 육체, 다소곳하게 누운 포즈, 향토 빛의 편안한 색감 등, 정적이면서도 편한 인상의 작품들을 양산해 냅니다. 강대운, 김경승, 남관, 박성환, 손일봉, 이종무, 이충근, 장리석, 전혁림, 정문규의 작품들이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최영림이나 김흥수 등은 자신만이 누드에 관한 일관된 주제의식과 형식으로 한국 누드화의 역사에 큰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또한 참여작품 중 유일하게 여성작가인 천경자를 통해서는 '여성이 그린 여성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 1980년대 이후의 누드화는 종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됩니다. 무수한 작가들 중에서 우선 누드를 많이 그린 작가 중 현재 화단의 위상을 고려하여 작품을 선정하였으며, 단순한 흥미 위주의 누드가 아닌, 한국의 현대미술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다양한 경향의 누드를 모았습니다. 그리하여 구자승, 김충선, 김호걸, 박득순, 박석호, 배동신, 오승윤, 이동표, 이만익, 임직순, 최쌍중, 황영성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조각가로 알려진 김정숙(1917~1991)을 비롯, 김경승(1915~1992), 전뢰진(1929~)의 조각을 전시의 흐름상 포함시켰습니다. 또한 조각가 권진규(1922~1973)의 습작과 김경(1922~1965), 임직순(1921~1996)의 드로잉도 출품되어 전시에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단지 협소한 장소적 한계로 인하여 페미니즘과 민중미술의 시각, 미디어아트, 사진 등 현재 다양하게 시도되는 최근 미술경향을 살리지 못한 것이 자못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현대 한국누드미술을 서술적으로 전시함으로써 이후의 가능성을 연 것이 이번 전시의 의미일 것입니다.

이만익_누드_캔버스에 유채_33.4×24.2cm_1995
최영림_비둘기와 여인_캔버스에 유채, 모래_53×45.5cm_1970

누드와 춘화는 엄연히 다릅니다. 춘화는 대중들의 성적인 정서를 드러낸 것이라면, 누드는 인간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0여 년 동안 나름의 누드화가 전통을 만들어 왔음에도 그 예술적 가치가 아직도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신체'에 대한 보다 활발한 논의와 창작, 새로운 시각들이 풍부해 질 21세기를 기대해 봅니다. ■ 성윤진

Vol.20130131b | 화가의 여인, 나부 裸婦-한국근현대누드걸작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