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우수졸업작품展

2013_0206 ▶ 2013_0226

초대일시 / 2013_0206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윤한결_문성예_최증언_채정원_이대행_김이레_전송이 마지희_서정화_남윤경_김미화_최예린_진민경_박수원 조혜원_박현아_정윤정_김시랑_오수지_오다영_박수정 공미란_노상호_김여름_김도윤_김태협_백수현_진예솔 석정인_김현우_선경희_유현선_박수민_조웅장_정재원 양현모_진민선_서윤정_박보라_우찬송_신지혜_최명숙 이다혜_석예지_백정은_박형윤_김잔디_강윤희_황고은

주최 /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주관 /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_동덕아트갤러리

세미나 / 2013_0206_수요일_02:00pm~04:00pm 주제 / 세상과 마주하는 2개의 창 사회자 / 김상철(동덕여자대학교 교수) 발제자 / 임병준(조선일보 아시아프 담당자)_박순영(서울 난지창작스투디오 매니저) 장소 / 동덕아트갤러리 B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THE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51-8번지 동덕빌딩 B1 Tel. +82.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줄탁동기(啐啄同機) 제 9회 우수졸업작품전에 부쳐 ● 줄탁동기는 본래 불교의 화두에서 비롯된 말이지만, 교육학에서도 종종 인용되는 말입니다. 이 말은 어떤 일에 있어 동기와 시기의 적절함 등에 대한 깊은 뜻을 담고 있습니다. 알 속에 들어있던 병아리는 점차 자라 알을 가득 채우게 되면 답답함을 느끼고 그 알을 깨고 나오려 하게 마련입니다. 병아리가 알 속에서 나오려면 먼저 스스로 알을 깨기 위해 부리로 알을 쪼아야 하겠지요. 이를 줄(啐)이라고 합니다. 여린 부리로 껍질을 쪼아 보겠지만 단단한 껍질이 쉽게 깨질리 만무합니다. 이때 알을 품고 있던 어미닭은 그 소리를 듣고 밖에서 소리 나는 부위를 쪼아댑니다. 이를 탁(啄)이라고 합니다. 줄과 탁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비로소 단단한 껍질은 깨지고 병아리는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겠지요. 만약 줄과 탁의 시기가 어긋나고 쪼아대는 위치가 틀리면 병아리는 밖으로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줄과 탁은 모두 중요하지만 염두에 둘 것은 바로 어미닭은 밖에서 껍질을 쪼아 주기는 하지만 결코 병아리를 밖으로 나오게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결국 병아리 자신이지요. 여기서 병아리는 깨달음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수행자이고, 어미닭은 수행자에게 깨우침의 방법을 일러주는 스승의 다른 형용일 것입니다. 즉 스승은 깨우침의 단서와 계기만을 제시할 뿐이고, 나머지는 결국 제자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 이번 『우수졸업작품』展에 초대된 이들은 어쩌면 바로 알을 깨고 나오고자 하는 병아리와 같다 할 것입니다. 학교라는 보호막을 걷고 이제 막 세상과 대면하게 되는 이들의 상황은 바로 병아리의 줄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더불어 이들을 추천하고 선발하여 상호 절차탁마(切磋琢磨)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은 바로 어미닭의 탁에 다름 아닌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들이 장차 마주해야 할 현실의 상황은 이전의 알 속과는 전혀 다른 것일 것입니다. 너그럽고 관대한 교정의 안온한 온기는 현실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더불어 줄을 받아 호응해 줄 탁의 기회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탈각(脫殼)과 이소(移巢)의 고통 없이는 자신의 세계를 확보할 수 없는 것이지요. 갑각류는 반드시 허물을 벋음으로써 자신의 몸을 키우게 되고, 날짐승들은 어미의 둥지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자신의 하늘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을 보호해주던 튼튼한 갑옷 같은 껍질을 벗어 버린 갑각류는 스스로를 지킬 여하한 방도도 지니고 있지 못합니다. 그리고 둥지를 떠난 어린 새는 어미의 보호와 따뜻함을 다시는 누릴 수 없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위험과 고통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성장과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과정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 21세기를 흔히 문화의 시대라고 합니다. 이는 그간 물질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문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문화적 감성을 전제로 한 인문적 가치가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새로운 세기에는 보편적인 가치에 앞서 개별적인 특성이 존중되게 될 것입니다. 특정한 문명이나 집단에 의해 주도되는 획일적인 구도에서 벗어나 분방한 개성과 지역적 특성이 빛을 발하는 다원화된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이는 그간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가치관의 신장이자 새로운 문명의 시작인 셈입니다. ● 이러한 시대적 인식을 전제로 우리가 깨고 나오고자 하는 알은 바로 진부한 구태의 낡고 해묵은 가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탈피해야 할 것은 지난 세기에 이루어진 획일적인 가치에 의해 함몰된 몰개성의 형식주의여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무한한 예술적 상상력과 풍부한 문화적 감수성을 통하여 인간의 존엄을 확인하고 예술의 가치를 되살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 줄과 탁을 통해 한 마리의 병아리가 온전한 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병아리의 지각력과 능동적인 행동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더 이상 알 속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 이를 실천하기 위해 부리로 알을 쪼아 그 의지를 밖으로 알리는 행동력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새로운 세기를 마주하고 있는 여러분들의 탈각과 이소에 격려와 기대를 더해 봅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神에게로 날아간다. 그 神의 이름은 아프락시스이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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