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순展 / SEOJEONGSOON / 徐丁順 / painting   2013_0220 ▶︎ 2013_0324

서정순_동행_장지에 채색_32×41cm_2012

초대일시 / 2013_0220_수요일_05:00pm_인사아트센터 초대일시 / 2013_0319_화요일_05:00pm_교동아트스튜디오

2013_0220 ▶︎ 2013_0225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2013_0319 ▶︎ 2013_0324 관람시간 / 10:00am~06:00pm

교동아트스튜디오 Kyodong Art Studio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89(풍남동3가 67-9번지) Tel. +82.63.903.1241 www.gdart.co.kr

담백하고 안온한 삶을 감성으로 기록 ● 작가 서정순의 화면은 단출하다. 오리를 비롯한 몇 종류의 새들과 연꽃, 소나무 등 간략한 몇 가지 사물들로 구성된 화면은 대단히 함축적이다. 더욱이 개개의 사물들은 묘사는 설명이나 수식을 동반한 것이 아니라 매우 개괄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비록 단순한 소재들의 조합이지만 작가의 작업은 안온하고 평화롭다. 그것은 작가가 취한 사물들이 지니고 있는 이미지와 색채에서 비롯되는 것이겠지만, 이에 앞서 작가 자신의 정서와 감정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사실 이러한 감성적인 내용들은 그의 작업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작용하는 것으로, 그것은 바로 현란하게 꾸미고 수식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장식적인 화려함이 아니라 소박하고 담백하며 정적인 편안함을 기본으로 한다.

서정순_동행_장지에 채색_33×24cm_2013
서정순_동행_장지에 채색_33×48.5cm_2013

사물의 표현도 그러하지만 색채의 운용 역시 대단히 담백하고 함축적이다. 청색 계열의 안정된 색조를 기조로 하여 급격한 변화와 대비를 통해 긴장감을 조성하기보다는 색채와 색채간의 조화와 질서에 주목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은 점진적이고 구축적인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동양회화가 지니고 있는 특징이자 장점일 것이다. 작가의 화면에서 전해지는 풍부하고 습윤한 느낌은 바로 이러한 색채 운용의 결과일 것이다. 대상의 객관적인 상태를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개괄할 수 있는 상징 색을 설정하고 이를 반복적인 중첩의 과정을 통해 특유의 그윽한 깊이를 확보하는 것은 바로 전통적인 설채법의 근간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획득된 색채의 심미는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것이 아니라 은근하고 그윽한 깊이로 전해지게 마련이다. 비록 단출한 몇 개의 특징적인 사물로 이루어진 화면이지만, 그 속에서 수많은 변화의 단서들을 익어 낼 수 있음은 바로 이러한 색채 운용의 결과인 것이다.

서정순_동행_장지에 채색_60×72cm_2012
서정순_동행_장지에 채색_60×72cm_2013

오리를 비롯한 몇 가지 사물들은 작가의 작업을 견인하는 핵심적인 요소들이다. 물론 작가의 오리들은 객관의 생태를 지니고 있지 않다. 그것은 가장 기본적인 형상적 상징으로 제시될 뿐이다. 당연히 오리는 작가 자신, 혹은 인간의 또 다른 은유일 것이다. 이들은 한 화면이라는 공간을 공유하며 상호 작용함으로써 작품의 얼개를 구성한다. 생태, 혹은 현상으로서의 오리를 표현하지 않고 마치 여백과 같이 윤곽만으로 오리들을 표현함으로써 작가의 화면은 보는 것에서 읽는 것, 느끼는 것으로 변환되게 된다. 그것은 일종의 허(虛)와 실(實)의 도치이자 변환이다. 시선이 오리에 이르면 화면 전반의 색채들은 실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허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기법은 작가의 경우와 같이 함축적이고 개괄적인 사물을 통해 특정한 사유나 감정을 전달함에 각별한 효과를 담보하는 것이다. 굳이 말하고 설명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 감동과 여운을 더욱 절실하게 하는 것이다. 서로 어울리며 호응하는 오리들은 분명 작가 자신과 그 주변의 상황을 말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그것은 작가와 가족, 혹은 주변의 인간관계에 대한 소박한 기록이자 고백일 것이다. 일상의 현실에서 파생되기 마련이 온갖 복잡다단한 사연들은 화면에서 개괄되어 표현된 것처럼 그렇게 정제되고 여과되어 온유하고 맑은 색채로 표출되고 있다. 이는 조화를 전제로 한 작가의 해석으로 그 본질은 이러한 관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의 반영이라 할 것이다. 자신이 속한 공간에 대한 잔잔한 애정과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에 대한 건강한 인식과 이해가 바로 그것이다. 결국 이는 긍정적이고 건강한 삶에 대한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에 비길 것이다.

서정순_동행_장지에 채색_72×60cm_2013

화면 전반에 걸쳐 전해지는 상생과 조화의 덕목은 바로 인간에 대한 긍정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해석된다. 그것은 현실에서 비롯되었지만 이미 건강한 애정의 세례를 거친 것이기에 맑고 담백하다. 꾸미고 과장하지 않음은 바로 현실 그 자체를 보는 이에게 제시하여 스스로의 삶을 투영해 보기를 권하는 것이다. 감당할 수 없는 지나치게 큰 주제에 함몰되거나 왜곡된 유미주의의 장식미에 경도되지 않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것만을 기꺼이 취하고자 하는 작가의 감성이 바로 소박하고 담백하며 조화로운 화면의 근원인 셈이다. 이는 일종의 관조적 시각의 반영이다. 비록 스스로 그 속에 속해 있지만 그것으로부터 벗어나 조망할 수 있기에 작가의 화면은 개괄과 함축을 통한 여실한 감성을 포착하고 표현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작가의 작업이 지니고 있는 건강한 의식이자 단순한 화면 속을 관류하며 그 내용을 풍부하게 하는 감성의 근원인 것이다. 현대미술의 파괴적이고 자극적인 현상 속에서, 작가가 표출하고 있는 안온한 감성의 진솔한 삶의 일기는 아련한 서정을 통해 인간과 삶에 대한 새삼스러운 사유로 전해진다. ■ 김상철

Vol.20130221e | 서정순展 / SEOJEONGSOON / 徐丁順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