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al Review 2013-부산發

2013_0301 ▶︎ 2013_0428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3_0228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 / 김성연_류회민_방정아_심점환_심준섭

관람료 / 성인_3,000원 / 청소년_2,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 하절기(4~9월) 매주 목요일은 08:00pm까지 연장개관 * 종료시간 30분 전까지 입장

성곡미술관 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101번지 1관 Tel. +82.2.737.7650 www.sungkokmuseum.com blog.naver.com/sungkok33

서울에서 만나는 부산 그리고 삶의 풍경 ● 1980년대 후반 지역미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이후 국내지역미술문화에 대한 미술관 차원의 실천적 관심이 드문 요즘이다. 몇몇 국내지역작가들과 아시아, 또는 영미권 특정 국가들의 미술과 작가를 교차 소개하는 교류형식의 프로그램과 전시는 종종 있어 왔으나, 국내 이런저런 지역의 작가들을 꼼꼼하게 리뷰하는 프로그램은 좀처럼 접할 기회가 없었다. 전지구화시대, 그야말로 전국 일일생활권시대를 살고 있다. 로컬의 상대적 특수성, 로컬 작가들이 풀어내는 삶의 풍경과 지역의 현실이슈에 대한 예술적 고민은 이제 의미가 없는 것일까? ● 성곡미술관은 국내지역미술에 대한 미술관 차원의 관심을 제고하고자 특정 지역의 당대미술을 소개하는 로컬 리뷰전을 마련하였다. 연례전으로 진행될 이번 프로그램은, 관성적으로, 혹은 대도시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기존 관심과 소개방식으로부터 벗어나 크고 작은 중소 시, 군 등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며 이어갈 것이다. 지역작가들을 기존 관행대로, 지명도 중심으로, 가능한 많은 작가들을 모둠 형식으로 소개하는 방식으로부터 벗어나 미술은 물론, 사회적, 정치적, 역사적 현실/과거 이슈 중심으로 그 축을 옮겨가며 진행할 것이다. 이는 성곡미술관이 지난 4년 동안 주목해온 중견중진작가 집중조명프로그램, 원로작가, 작고작가 등 잊혀진 작가 재조명 프로그램 등과 궤를 같이 하는 전시프로그램으로 당대미술이 놓치고 있는 현상과 흐름, 이슈를 주목하고자 하는 미술관 차원의 노력이다. ● 부산은 국내 타지역에 비해 대안공간의 역할과 움직임이 시립미술관 등 제도권의 기능을 부분적으로 대체하며 지역미술문화를 활성화시켜온 실질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독특한 내부 지형을 가진 곳이다. 외형상 시립미술관, 비엔날레 등 대형 공간과 프로그램이 기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역의 미술을 균형 있게 견인하는 동력은 이들 대안공간과 지역의 몇몇 중견중진작가들이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오늘날의 부산미술이 건강하게 기능하고 지역 출향작가들이 국내는 물론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부산을 첫 지역으로 택한 이유다. 이들 대안공간을 중심으로의 내일을 모색하며 또 대안의 활동을 가능하도록 응원하고 물심양면에서 지원해온 작가들, 기성과 주류의 대안으로서 든든하게 대안공간과 청년작가들을 응원, 견인해 온 중견중진의 작가들을 소개한다. 공간의 제약으로 이중 다섯 작가를 엄선했다.

심점환_성곡미술관 1전시실 ⓒ 2013 Sungkok Art Museum
심점환_성곡미술관 1전시실 ⓒ 2013 Sungkok Art Museum
심점환_성곡미술관 1전시실 ⓒ 2013 Sungkok Art Museum

심점환은 대표적인 부산미술의 허리세대 작가다. 부산 젊은 작가들의 작업적 고민과 미술현실의 모순현안을 나누고 풀어나가는 실질적인 맏형 역할을 묵묵히 담당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미술과 삶을 향한 공허하고 불안한 현실을 인형을 통해 담아내는 등 풍부한 감성으로 실재와 실제의 인식차를 오간다. 멀리 떨어져 바라보면 아름다운 꽃무리로 보이는 붉은 개고기 그림 「Lie on the Sea」(2004)과 생선 그림 「Process IV」(2004)은 썩은 사회와 그 구성원들을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벌거벗긴 것으로 '(인간)존재가 (썩은)물질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신작, 「시(詩)의 조건」은 시인 백석(白石)의 시를 특유의 회화술로 옮긴 것으로 대부분의 작업이 그러하듯 문학적인 기운을 강하게 풍긴다. 스스로를 부패 권력화시키고 왜곡된 미술문화정치를 펼치는 소인배, 이권(利權)과 자리를 따라 움직이는 좀비 같은 철새정치인들과 달리 어느 동인(同人)이나 유파에도 속하지 않고 자신만의 시작(詩作)활동을 독자적으로 펼쳤던 시인의 운신에 대한 개인적 오마주로 이해된다.

김성연_성곡미술관 2전시실 ⓒ 2013 Sungkok Art Museum
김성연_성곡미술관 2전시실 ⓒ 2013 Sungkok Art Museum

김성연은 대안공간 '섬'으로부터 '반디'로 이어오며 부산의 젊은 작가들을 실질적으로 세상에 펌프(pump)하고 양성하고 알리고 지원해온 살아 있는 전설이다. 영상불모지 부산에 부산비디오페스티벌을 창설, 10년 동안 이끌고 있는 영상작가이기도 하다. 반디가 사라진 지금, 바다가 보이는 기장군 조용한 해안가에 작은 작업실을 마련하고 전업 작가의 삶으로 돌아가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작업 대부분의 시간을 섬을 바라보며 섬을 모티프로 작업한다. 스스로 택한, 곤궁했지만 무엇보다 보람찼던 대안공간 활동과 혼신의 힘을 다한 섬과 반디의 지난 시절이 주마등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고(故) 이동석 큐레이터. 지금은 하늘나라에 먼저 가 있는, 동고동락했던 그리운 친구가 중첩된다. 섬(島), 혹은 섬(pause). 그에게 섬은 이 모두를 추억하고 반추하는 기제, 또는 또다른 도약과 움직임을 위한 여울목이다. 또한 그리움이자 운명이다. 김성연은 이번 전시를 위해 섬을 소재로 한 사진, 영상, 입체작업을 새로이 제작, 출품했다. 현실을 그럴싸하게 가공해내는 '포장(包裝)'이라는 위장개념과 '섬'의 조형적 현전(現前)을 통해 모호한 현실을 모호하게 풀어낸, 모호한 풍경을 선보인다.

류회민_성곡미술관 2전시실 ⓒ 2013 Sungkok Art Museum
류회민_성곡미술관 2전시실 ⓒ 2013 Sungkok Art Museum
류회민_성곡미술관 2전시실 ⓒ 2013 Sungkok Art Museum

미술동네가 크게 관심 가져주지 않는 그림, 이른바 한국화를 그리는 류회민. 지필묵을 붙잡고 오늘도 일상처럼 산에 오른다. 흔히 바다의 도시로 알려진 부산은 사실 산의 도시다. 도시 권역 내에 이처럼 많은 산을 품은 도시는 없다. 여기저기 터널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꼬불꼬불 길의 모양도 재미나다. 감천동 태극길을 가보라.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골목과 사람, 마을표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제아무리 잘난 해운대 신도시도 예외일 수 없다. '산복도로', 흔히 '산복판에 난 도로'라고 부르는 말처럼 이처럼 부산에는 독특한 지형과 명칭 등이 여럿 남아 있다. 산꼭대기마다 툭툭 올려놓은 송신탑과 대형 전신주, 목욕탕 마다 남아 있는 높이 솟은 굴뚝은 낯선 부산도시이방인들에게 이정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부산이 늘 부산함은 이 때문일까. ● 부산의 조형적 특성은, 흔히 바다의 수평선으로부터 떠올리는 수평개념이 아닌, 하늘 향해 솟은 빳빳한 수직개념이 지배적인 조형모티프로 작동하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늘도 지치지 않고 올라가는 해운대 신도시의 주상복합 고층빌딩은 이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이들 모두를 류회민은 묵묵히 담고 있다. 「산보다 높아지는 집을 보면 슬퍼진다」(2007)라는 작품명제는 류회민이 변화하는 부산에 대해 가지는 소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산에서 내려다보는 단단한 부산. 산을 밟으며 만나는 유연한 부산. 그는 산과 바위를 연성의 물그림이 아닌 칼칼한 먹그림으로, 제법 단단한 바위와 질감으로 올린다. 약하디약한 한지 위에 카메라의 경조(硬調)술과도 같은 강력한 흑백대비의 시각적 질감으로 떠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류회민의 넉넉한 균형감각이 빛나고 있음이다. 허심포산(虛心抱山). 그의 작업과 일상을 일컫는 적절한 말일게다.

방정아_성곡미술관 2전시실 ⓒ 2013 Sungkok Art Museum
방정아_성곡미술관 2전시실 ⓒ 2013 Sungkok Art Museum
방정아_성곡미술관 2전시실 ⓒ 2013 Sungkok Art Museum

정밀묘사하듯 찍어낸 그림을 도처에서 만나는 요즘 현실에서 방정아는 보석 같은 존재다. 그는 작가이자 전형적인 부산 아지매다. 과거 전통적으로 부산이 그러했듯 방정아는 세상현실에 대한 무서우리만큼 칼 같은 현실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의 그림에는 아지매로서, 작가로서 가지는 그러한 현실인식이 특유의 구상표현적 표현과 구성방식으로 날카롭게 배어 있다. 여성으로서, 아지매로서, 엄마로서, 사람으로서, 작가로서 살며 경험하는 세상사를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풀어 놓고 있다. 사실 그것은 다름 아닌 작가의 사회적 자화상이다. 최근 그의 냉철한 현실인식과 제작충동은 화면의 구성과 질감에 있어 다소 파격적인 변화를 부여하며 움직이고 있다. 사회와 스스로에 대한 누차의 공격적 말 걸기에 지쳤을까. 세상을 비웃고 비꼬는 특유의 표현질감은 다소 무속적이고 주술적인 화면구성과 함께 시각적으로 강렬한 애니메이션적인 효과로 대체되고 있다. 대답 없는 메아리. 무력감. 혼자 싸워야 하는 고독한 현실. 내던져진 듯한 단절감과 고립된 자아. 더 크게, 세게 나아가야 함일까. 애니메이션과 영화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듯한 그의 또다른 현실적 관심을 어찌하면 캔버스 평면에 더 오래 잡아둘 수 있을까. 다만 방정아의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을 애정을 가지고 지켜 볼 따름이다.

심준섭_기관의 순환1_철파이프, 사운드시스템, 센서, 스피커_가변크기 ⓒ 2013 Sungkok Art Museum
심준섭_기관의 순환1_부분 ⓒ 2013 Sungkok Art Museum

파이프 작가로 잘 알려진 심준섭. 이를테면 그는 보기 드문 바른 생활의 작가다. 그의 평소 언행과 생활도 그러하지만 작업에 임하는 그의 모습은 흔히 구도자와도 같다.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을 세상의 그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심준섭에게 있어 작업은 소통 그 자체다. 빛과 어둠이 다투는 냉엄한 현실 속에 그의 희망과 소통에의 의지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깊은 호흡소리와 심장의 박동소리가 천천히 교차한다. 명멸하는 삶의 기운이 때론 지친 듯, 혹은 강력한 생명의 기운으로 되살아나며 함께 호흡한다. 빛과 어둠을 따르거나 거스르며 두 원초적 생명력이 다투지 않고 유기적으로 길항한다. 비쩍 마른 사람의 형상으로 조립되어 있는 파이프상(像)은 인간적 온기와 소통에의 의지가 시나브로 사라지고 단절되어가는 세상에 보내는 전조의 메시지이자 부활에의 의지다. 다소 제의적이고 주술적인 느낌을 던져주는 그의 파이프 작업은 생명과 소통이 결국 하나임을 보는 이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 성곡미술관은 로컬 리뷰전에 참여한 작가중 한명을 차기년도의 중견중진집중조명작가로 선정하여 개인전의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작가선정은 로컬 리뷰 전시기간 중 관객의 반응과 전문가 반응을 참고하여 결정할 것이다. 앞으로도 성곡미술관은 로컬 리뷰전을 통해 해당 지역의 중견중진작가를 다른 지역으로 중개하며 한국화, 조각, 판화 등과 같은 소외(?)장르, 트렌디하지 않은 미술형식 등을 응원해 나갈 것이다. 세상이 애써 간과하고 있는 그들의 힘과 존재,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로컬 리뷰는 부산을 시작으로 강화, 제주, 광주, 안산, 인천, 창원 등 국내지역은 물론, 베를린, 샌프란시스코, 파리, 베이징, 히로시마, 하노이, 프놈펜 등 국외지역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교차 소개해나갈 것이다. 당대 국내외 로컬미술문화에 대한 관심 제고와 반성적 고찰을 통해 지역미술의 상대적 특성과 동질성, 지역작가들의 현실고민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로컬 리뷰가 관습적으로 반복되지 않도록 많은 관심과 지적, 성원을 바란다. 2014년은 강화발이다. ■ 박천남

작가와의 대화 - 3/16(토)   오후 2시 심점환 - 3/23(토)   오후 2시 류회민 - 3/30(토)   오후 2시 방정아 - 4/ 6(토)   오후 2시 참여작가 5인과 함께하는 유쾌한 수다 - 4/13(토)   오후 2시 심준섭 - 4 20(토)   오후 2시 김성연  * 위 일정은 작가와 미술관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 기타문의 02-737-7650  * 무료주차(2시간)

Vol.20130303f | Local Review 2013-부산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