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공작소 - 거주(Dwelling)

이기칠展 / YIGEECHIL / 李基七 / sculpture   2013_0308 ▶︎ 2013_0331 / 월요일 휴관

이기칠_거주hs1, 거주sm1, 거주sb1_22×14×19cm, 17×17×17cm, 17×29×17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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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308_금요일_06:00pm

Bongsan Cultural Center 제4전시실 기획展

워크숍 / 2013_0323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봉산문화회관 2층 제4전시실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77 Tel +82.53.661.3081~2 www.bongsanart.org

밖과 안 ● 야외 바닥에 네 개의 덩어리가 놓여있다. 쇠로 된 이 덩어리는 구르다가 멈춘 지점 또는 처음 놓인 그 자리에서 변화무쌍한 시간과 공간의 현실적 스펙트럼을 마주하고 있다. 눈과 비, 바람, 태양, 새벽이슬과 저녁노을, 도시의 먼지와 소음, 어른과 아이들, 어둠과 적막을 만나며 그 자리에 있는 이 쇳덩어리는 표면이 붉게 산화된 녹과 흔적을 통해 그 장소에서의 시간적 실존을 확인시켜준다. 또한 덩어리는 안이 뚫려 비워져있고 외형이 오각형이나 원형의 관 형태이며 내부와 외부를 관통하듯 도려낸 기하학적 절단면 때문에 축을 통해 서로 연동되는 기계부품 혹은 사용처는 알 수 없지만 구멍을 통해 주변 환경이 들여다보이는 희한한 물건 정도로 상상할 수밖에 없는 낯설음의 대상이다. 그리고 안을 뚫어놓은 형태 그대로를 철 주조로 채우거나 원형의 특수 강관을 도려내어 꽉 찬 쇳덩어리 무게감을 드러내며 허구 없는 진정한 물질감을 보여주고 있다. 바깥 야외공간에서 이어진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3줄로 길게 진열된 27개의 또 다른 덩어리를 볼 수 있다. 마치 기하학적인 쇳덩어리의 중심적 매력을 상찬하고 이와 연결된 그 이상의 세계와 소통하는 신전 의식을 보는 듯하다. 바깥 야외의 덩어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크기가 좀 더 작고 소중한 존재처럼 조심스럽게 다뤄지고 있으며, 구멍이 없는 집모양의 덩어리도 섞여있다는 점이다. 27개의 사각기둥으로 받쳐진 강건한 표정의 이 존재들은 각자 다른 기억의 울림으로 실존적 중심이 되고, 자신이 탄생하게 된 긴 호흡의 '작업실'과 '거주'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기칠_거주(Dwelling)展_봉산문화회관_2013
이기칠_거주(Dwelling)展_봉산문화회관_2013
이기칠_거주(Dwelling)展_봉산문화회관_2013

거주 Dwelling ● 조각가 이기칠은 초기에 단단한 자연석의 물리적 저항을 뚫고 파내는 '작업' 연작을 통해 조각 작업을 둘러싼 모든 문제가 돌 속의 조그만 내부 공간으로 집약되어 해소되는 자신 만의 실존적 공간체험을 이루고자 하였다. 그 후 그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작업실을 짓고자 하는 건축 계획을 조각적인 방법으로 실현하는 '작업실' 연작을 전개하면서 조각의 사회적 기능에 대하여 질문하였다. 최근, 그는 온갖 갈등과 문제를 극복하며 조형하는 조각의 행위가 무수한 시행착오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닮았다고 생각하고, 조각가라는 사회적 역할과 본분 자체를 자신이 살아가는 거주지로 간주하면서 그의 생각을 시각화한 '거주' 연작에 이르게 되었다. 이 '거주' 연작에서 작가가 머무르는 공간의 외연은 더욱 넓어지고 추상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작가에 의하면, 육중한 쇳덩어리 조각은 하나의 물질이라기보다는 삶과 예술이 일치되고 비움과 채움이 교차되는 상징적 장소에 대한 물화라고 설명한다.

이기칠_거주(Dwelling)展_봉산문화회관_2013
이기칠_거주(Dwelling)展_봉산문화회관_2013

'작업'과 '작업실', '거주'로 연속되는 이 사건은 작가로서의 삶 안으로 향하려는 지향과 동시에 밖으로 현실 거리를 유지하려는 균형에 관한 동기와 결과로 짐작되며, 안과 밖의 변증법적 교차를 이루려는 지속적인 시도이기도 하다. 이 시도에서 '거주'라는 사건의 실재는 비어있고 물화된 조각 덩어리로 남게 된다. 속이 뚫려있는 조각 덩어리 형태는 사건의 상황에서 공백을 뺀 상태를 고착화한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작가가 보여주려는 것은 아마도 지금은 상태로 남아버린 사건의 상황에 대한 기억과 비어있는 공백의 의미가 아닐까? 비어있는 것, 즉 안과 밖이 통하는 공백은 아마도 삶의 조건과 환경, 태도와 방법이 용융된 시간과 공간의 스펙트럼일 것이다. 그의 거주 장소는 예술이라는 추상적 공간으로 확대되고 예술가로서 자신은 의지와 경험, 기억들을 이야기와 노래로 바꾸어 전달한다. 의사소통의 예술적 형식은 이렇게 완성되어 새롭게 기억되는 것이다. ● 작가의 작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생되지만, 추상적으로 확대된 '거주' 사건은 정돈된 흔적, 순수 형식으로서 기억될 것이다. 우리는 '밖과 안'의 '거주'에 관한 작가의 기억, 조각가로서의 의지와 실현에서 비롯되는 그대로의 현실적 흔적을 기억하고 다시 공작한다. 한 예술가의 '거주'는 우리들 미래의 어떤 순간과 잇기 위한 최선의 기억공작소일 것으로 기대된다. ■ 정종구

이기칠_거주(Dwelling)展_봉산문화회관_2013

워크숍 내용 소개 전시작가의 작업과정과 작품을 이해하는 좀더 적극적인 감상방식으로서 시민이 참여하는 예술체험프로그램입니다. 제목 : 작가의 작품세계 프리젠테이션 일정 : 3월 23일 토요일 오후 3시 장소 : 제4전시실 대상 : 일반인 참가비 : 무료 참가문의 : 053)661-3517 내용 : 작가의 작품세계 전체를 1시간 정도 설명하는 슬라이드 토크 형식

Vol.20130308e | 이기칠展 / YIGEECHIL / 李基七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