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적 선택

양경렬展 / YANGKYUNGRYUL / 梁庚烈 / painting   2013_0308 ▶︎ 2013_0329 / 주말 휴관

양경렬_Self-Reflective Choice_리넨에 유채_182×227cm_2013

초대일시 / 2013_0315_금요일_07: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 휴관

아트스페이스 휴 Art Space Hue 경기도 파주시 광인사길 68 성지문화사 3층 302호 Tel. +82.31.955.1595 www.artspacehue.com

양경렬 개인전: 선택 또는 새로운 균형 ● 자의적, 임의적, 애매모호한 것이 근래 회화의 특징이다. 구체적인 대상을 재현하고 확인하고 이해하고 설명하던 전통은 오래 전 역사의 한 장이 되었고 재현으로부터 동떨어져 나온 화가들은 자유로운 세계를 마음껏 만끽하면서 동시에 구체적인지 않은 모호함 속에 있다. 불안 세계라고 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유동하며 시시각각 변화 속에 있다면 화가는 하나의 아이디어나 이미지를 지속시켜나가기 위해 투쟁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삶이고 실존의 조건이다. 선택의 여지없이 떠밀려가는 세계, 사건 속에서 화가는 흔들린다.

양경렬_tugging men in the light_리넨에 유채_130×162cm_2012

이런 불안정하며 애매모호한 상태는 실존의 문제가 아니라 그 상태를 바라보고 인식하고 규정하는 것의 불안전함일 수 있다. 모든 선택의 불가피성을 실존의 문제로 환원시킨다면 사람의 자유의지와 무언가를 새로이 만들어내는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사건과 그 사건의 의미는 불명료하지만 언제든 열려있어 화가의 시각과 방법에 따라 규정될 수 있다. 그리고 화가는 매 순간 선택하고 또 선택한다. 오히려 모호한 실존의 조건 속에서 선택하는 것은 더욱 강한 집중력과 의지를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힘을 발휘할 때 무언가 이미지와 의미가 융합하는 사건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양경렬_pilgrims_리넨에 유채_80×116cm_2012

재료들, 이미지들, 그리고 감각과 의미를 결합하는 것은 어떤 운명적 만남과 같다. 그러한 만남에 대해 관조하고 선택적으로 조작하려는 것이 화가의 의지다. 화면을 구성하는 다양한 이미지들은 그런 촘촘히 밀집된 선택들과 결정들과 결과들이다. 사건들이 층층이 쌓이며 의미 층을 만들고 감상을 의미 있게 만든다. 이미지가 반드시 이해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완전한 설명도 불가능하다. 언제나 어떤 간극을 갖고 있게 된다. 화가는 그런 간극을 확인하고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 그 과정은 어떤 신비한 힘이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양경렬_tugging man on the street_리넨에 유채_130×162cm_2012

화가가 선택하는 과정과 행위와 의미를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관객이 이미지를 선택적으로 재구성하며 감상하는 것을 설명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시각성의 기묘한 운동이 사람들이 회화로부터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화가의 선택에는 해석, 창조, 구성, 표현 등 다양한 운동이 얽혀 있다.

양경렬_on the street_리넨에 유채_112×146cm_2012

양경렬은 그러한 화가의 선태의 과정에 참여하도록 관객들을 권유한다. 관객이 경험하는 것이 곧 화가가 구성한 경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온전한 형태가 아닌 채로만 가능하다. 무언가 변화된 관계와 조건이 통합된 간극을 포함하는 경험으로 말이다. 한 작품의 조형적 구성과 의미가 유기체적으로 통일될 수 있다는 생각은 원형신화에 가깝다. 이미 작품은 발상과 제작과정으로부터 해체되기 시작하고 화가의 손을 떠나 공중에 놓였을 때 다시 한 번 변형을 겪는다.

양경렬_Free will_리넨에 유채_112×145cm_2013

회화에서 이미지란 하나의 경험으로 닫혀있는 개별적인 사건이 아닌 사방으로 열려있고 확산 가능한 사건들의 집합이다. 화가에게 이는 즉각적으로 벌어지는 의미 있는 사건이다. 선택적 상황과 선택 그 자체의 운동이 동시에 벌어지는 혼돈의 가운데 화가는 교묘한 선택을 반복해야 한다. 그 과정은 기존에 형성된 균형을 깨뜨리고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화가 고유의 이미지가 구축되고 공감적 울림이 가능해진다. ■ 김노암

Vol.20130308h | 양경렬展 / YANGKYUNGRYUL / 梁庚烈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