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풍경, ORDINARY LANDSCAPES 미소 지각 [微小知覺]

홍일화展 / HONGILHWA / 洪逸和 / painting   2013_0321 ▶︎ 2013_0421

홍일화_익숙한 풍경_리넨에 유채_100×100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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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321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월~금요일_11:00am~06:00pm / 토요일_02:00pm~06:00pm

들로름 갤러리 DELORME GALERIE 21 Rue de Miromesnil, 75008 Paris Tel. +33.01.42.66.25.20 www.galeriedelorme.fr

외모지상주의에 따른 오늘날 성형천국 시대 속에서 여성의 미, 아름다움의 조건에 대한 다양한 회화적 성찰을 보여주고 있는 홍일화의 개인전이 들로름 갤러리에서 2013년 3월 21부터 4월 21일까지 전시된다. 그동안 현대사회가 은폐시킨 문제를 여성의 모습에 투영해왔던 홍일화는 이번 개인전에서 상품 홍보를 위해 고의적으로 각종 이슈를 만들어 내며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세태를 이야기하는 「엘르」, 「하늘아래」 시리즈 그리고 최근작 「익숙한 풍경」을 선보인다.

홍일화_익숙한 풍경_리넨에 유채_70×175cm_2013
홍일화_익숙한 풍경_리넨에 유채_70×175cm_2013
홍일화_익숙한 풍경_리넨에 유채_70×175cm_2013

엘르 Elles ● 「엘르」 시리즈는 "인위적인 것은 인간미가 떨어지는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의 변증법적인 대화를 시도한 작품이다. 여기서 작가는 인물 형상을 그릴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파란색의 단색 배경을 이용하는데, 이 바탕 공간은 모든 표적을 사라지게 하는 대신 육체를 형상화한 색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감정으로 가득 찬 빈 공간을 채워가는 식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이때 파란 바탕색은 그림을 보충해주는 보완 컬러가 된다.

홍일화_익숙한 풍경_리넨에 유채_175×70cm_2013
홍일화_익숙한 풍경_리넨에 유채_89×116cm_2012

하늘아래 Sous le ciel ● 「엘르」 시리즈가 쇼 비즈니스의 노출증을 상기시킨다면 「하늘아래」는 관찰자가 고개를 들어 여성의 치마 밑을 올려다보는 장면을 재현함으로써 일상적인 관음증을 연상시킨다. 이 작품은 인물의 단면적인 모습이 가장 먼저 시야에 확보됨에 따라 마치 하늘이 부재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여성의 발 밑에서 관찰한 이미지를 담은 그림에는 하늘의 푸른 배경이 현존해있다. ■ Ariane Orsini

홍일화_익숙한 풍경_리넨에 유채_89×116cm_2012

익숙한 풍경 Paysages ordinaires ● 이번 전시의 중심이 되는 「익숙한 풍경」 시리즈는 「엘르」나 「하늘아래」 등 지난 작업들에서 비어있던 파란색의 배경에 TV나 인터넷 등 매스미디어에 의해 익숙해져버린 현대사회의 풍경을 채운 인물화이다. 이 작업의 주제는 타인의 고통을 한낱 구경거리로 만들거나 극악한 현실을 마치 정치된 하나의 그림처럼 인식케 만들거나 누군가의 아픔을 홍보의 수단으로 만들어 버리는 세태에 관해 비판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 미디어를 통해 비춰지는 사진과 동영상은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모든 시각적인 충격을 익숙한 장면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전쟁, 핵폭발, 자연 재해, 비극사 소식을 접해도 그러한 것에 익숙해져 버린 대중은 이제 놀라지도 않게 된 것이다. 물론 언론 매체의 입장에서는 사회의 현상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면서도 그 참혹한 현장을 그대로 알리는 것만이 함께 살아가는 일이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런 대의 뒤에 가려진 면면을 뜯어보면, 시장 원리에 예속된 주류 미디어는 시각적인 조작이나 시선을 끌기 위한 과장을 서슴지 않는다. 또한 인간의 비극을 미끼 삼아 보편화되고 대체 가능한 소비 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여기서 미디어가 포착한 영상은 중립적인 흔적을 담은 이미지라는 것을 전제로 기정사실인양 객관적인 속성을 부여 받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미디어가 보여주는 장면은 어디까지나 레이아웃과 선택, 조합과 코멘트가 만들어낸 편집된 미디어 상품일 뿐이다. 예를 들어, 2001년 9월 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빌딩에 거대한 비행기가 꽂히는 기막힌 장면을 보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은 영상시대를 축복으로만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테러 발생 이후 11일 하루 동안 스튜디오와 방송사의 프로덕션의 업무가 전면 중단됐으며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의 테마파크도 문을 닫았다. 또한 이때 건물 폭파위협을 그린 영화 『스워드 피쉬』, 핵폭탄이 여객기로 운반되는 코미디 『빅 트러블』, LA빌딩을 폭파한 콜롬비아 테러리스트에 가족을 잃은 소방대원의 복수극 『콜레트롤 데미지』 등 다수의 영화가 간판을 내리거나 개봉을 연기 혹은 무기한 연기됐다. 이와 함께 9.11 테러가 미국영화계에 경제적, 물리적 효과는 물론, 정신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테러를 소재로 만든 영화가 줄어들 것이라 예측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근래에는 눈부신 폭발의 향연이 펼쳐지고 온갖 재해를 다룬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구재난을 구제하기 위해 나선 슈퍼영웅들이 영상세계에서 총집합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영화들 속에서 읽혀지는 지점은 이제 새로운 이야기보다 표현 방법으로 경쟁함에 따라 폭력성과 잔인성이 다른 표현법보다 관객에게 전달하는 영향력이 강하기에 이와 같은 묘사가 영화 속에서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함께 관객들이 부조리 가득한 현실의 답답함을 영화 속 폭력을 보며 대리 만족하고 희열감을 얻게 됨에 따라 흥행성에 관심 있는 영화들이 이러한 장면을 영화에 삽입했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엄청난 자본력과 기술력으로 허구의 세계를 매우 정교하고 자극적인 영상으로 재현하며 영화나 텔레비전을 통해 사람들을 현혹시켜왔던 할리우드의 오락논리에 따라 생산된 영상이미지들은 현실보다 더 현실과 같은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즉, 이러한 이미지들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들은 '내가 살고 있는' 현실보다 '영상으로 재현된' 현실을 더 현실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화가 홍일화는 『익숙한 풍경』에서 패션계가 강요하는 미적 조건에서 벗어난 얼굴을 중심에 등장시키고, 파란색 바탕 면에 영화에서 조작된 이미지, 미디어가 노출하는 황폐한 장면을 편집해 넣은 것 같은 풍경을 묘사한다. 이 배경은 전경에 그려진 인물만큼이나 미디어의 상투적이고 결코 범접할 수 없는 전형적인 이미지를 재현하며, 인물 형상의 미적인 측면에 화답하듯 시각적 모티브가 후경을 장식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교묘한 속임수에 따라 조합된 럭셔리와 비극사는 결국 현실을 호도하고 인간성을 실추시키는 현 미디어 상업이 즐겨 찾는 두 종류의 노리개에 불과함을 주지시키고자 한다. ■ 홍일화

Vol.20130321b | 홍일화展 / HONGILHWA / 洪逸和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