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人2色

이상효_엄정호 2인展   2013_0328 ▶︎ 2013_0412

초대일시 / 2013_0330_토요일_04:00pm

1, 2층 / 이상효展 3, 4층 / 엄정호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_11:00am~05:00pm

아트스페이스 에이치 ARTSPACE H 서울 종로구 원서동 157-1번지 Tel. +82.2.766.5000 www.artspaceh.com

이상효가 캔버스 표면에 드러낸 현실과 감추고자 노력하지만 완전히 감추지는 않는 또 다른 현실, 이 두 현실간의 괴리는 절대적이다. 전자에 절대적 조화를 구현하고자 하는 열망이 담겨 있다면, 후자에는 불확실성 속에서 들끓고 충돌하는 내면이 숨겨져 있다. 이 두 현실의 배합 속에서 우리는 염세주의와 낙관주의라는 낭떠러지 사이로 난 오솔길을 가고 있는 작가의 모습과 화면의 밝고 따뜻함 속에 켜켜이 퇴적되어 있는 사유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갈대 숲에 대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는 이발사처럼, 작가는 감추어서 말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에게 있어서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거의 필연적이며 따라서 현자의 돌을 찾기 위한 고통스런 쾌락은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 사물의 근원이 존재한다는 믿음, 그리고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한 인간의 소망, 그것은 연금술사와 예술가의 공통된 꿈이다.

이상효_카오스에서 카오스로_캔버스에 유채_각 112.1×145.5cm
이상효_카오스에서 카오스로_나무에 유채_각 36×36cm

이상효는 존재의 진성(眞性)을 얻기 위해 삶의 가장 깊은 차원인 내적 심연으로 들어간다. 정지된 화면 속에서 새어 나오는 금빛 색깔이 마치 이상효의 순수한 내면을 닮아있는 것 같다. 이렇듯 작가는 화면을 지렛대 삼아 자신의 내면을 탐사하는 것이다. 그가 목적하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정서 표출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 속의 한계 지어진 존재자체에 관한 응시이다.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작가는 이른바 내적 은거(隱居)를 동원한다. 침묵과 멈춤 속에서 의식은 욕망과 충돌하다가 차츰 감추어져 있던 자기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는 모든 지평선을 넘어서게 된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순수의식의 본질을 열망하는 명상의 공간이다." (이상효) 그에게 회화란 거울을 통해 의식의 밑바닥에 침전된 순수한 자아를 들여다 보는 통로이다. 순수한 자아를 찾아가려는 이 끈질기고도 강렬한 유혹을 누가 뿌리칠 수 있으랴.

이상효_카오스에서 카오스로_나무에 유채_지름 55cm 이상효_카오스에서 카오스로_캔버스에 유채_72.7×90.9cm

이제 어느 시인의 말처럼 기침이라도 하자. 눈(雪)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가슴에 고인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그리고 잊지 말아야겠다. 도회의 소음과 광증과 속도와 허위가 새삼스럽게 미웁고 서글프게 느껴졌을 때, 불현듯 그 시인에게 생각난 잃어버린 겨울모자, 유행에 훨씬 뒤떨어져 서울의 화려한 거리에서는 도저히 쓰고 다니기 부끄러운 모자지만 그 안에 놓고 온 마음의 한 모퉁이, 설운 마음의 한 모퉁이를… ■ 이상효

엄정호_나무를 닮은 사슴_나무에 혼합재료_44×44×3cm_2013 엄정호_등에 화살을 맞은 토끼_나무에 혼합재료_40×30×3cm_2013
엄정호_잠들지 못하는 숲-나와 입 맞추기_도자에 혼합재료_50×20×10cm_2013 엄정호_꿈에 나온 코끼리_도자기에 혼합재료_20×15×10cm_2013

잠들지 못하는 숲 ● 엄정호 16회 개인전 '잠들지 못하는 숲'전에서 작가는 자신의 텍스트를 모티브로 하는 다양한 이미지 변주를 통해 드로잉, 페인팅, 도자기, 조각까지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된 50여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2009년부터 판화와 북아트 작업의 주요 모티브였던 '잠들지 못하는 새' (Sleepless Bird) 연작을 통해 텍스트와 이미지의 혼용된 형태의 작업을 시작하였다. 북아트 작업과 함께 스토리와 상징화된 캐릭터 작업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 2013년 아트스페이스 H 초대전 '잠들지 못하는 숲'(Sleepless Woods) 전에 이르러 주요 모티브의 텍스트를 시넙시스로 이미지와 이를 입체물로 변환하는 작업을 알리는 'Showcase'형태의 전시로 개최된다.

엄정호_잠들지 못하는 숲-슬프고, 기쁘고, 평범한 나_종이에 혼합재료_21×65cm_2013 엄정호_잠들지 못하는 숲-새와 나_종이에 혼합재료_30×46cm_2013

나는 나에게 말했다. "머리에 꽃이 돋았으면 좋겠는데" 곧 머리에는 꽃이 한가득 화려하게 장식되었다. "귀에서 나무가 자랐으면 좋겠는데" 곧 나뭇가지가 자라 뿔처럼 커져갔다. 용기가 생긴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는 나와 입 맞추고 싶어" 곧 얼굴이 둘로 나뉘고 위아래에 '꼬리에 꼬리를 문 뱀'이 생긴 후 '나는 나와 첫 입맞춤을 했다.' (엄정호, 2013. 잠들지 못하는 숲) 그의 '잠들지 못하는 새' 연작이후 다양한 표현 방식과 독특한 감성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디자인과 순수장르를 넘나드는 콜라보레이션 작업으로 이어졌다. 2011-2013년 쌍용자동차 부산국제모터쇼 코란도C 아트카, 삼성전자 노트 아트페어, 갤럭시 SⅢ 장인의 꿈과 열정 사진전, 갤럭시 SⅢ 아티스트 콜렉션 커버디자인, 여수 엑스포 기념 증강현실 우표집, 갤럭시 노트 10.1 세종문회회관과 함께하는 어린이 그림대회 등을 기획하고 작가로 참여하였다. ■ 엄정호

Vol.20130328a | 2人2色-이상효_엄정호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