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within a story

정경자展 / JEONGKYUNGJA / 鄭京子 / photography   2013_0329 ▶︎ 2013_0520

정경자_Story within a Story_01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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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329_금요일_06:00pm

주최 / 토요타 주관 / 고은문화재단_고은사진미술관

관람시간 / 09:00am~08:00pm

토요타 포토 스페이스 TOYOTA PHOTO SPACE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 해변로 299 토요타 부산 전시장 2층 Tel. +82.051.731.6200 www.toyotaphotospace.org

고은사진미술관이 후원하고 토요타 부산이 운영하는 사진전문 전시공간인 토요타 포토 스페이스는 2010년 개관이래 신진작가 후원과 더불어 부산지역작가를 발굴, 지원하는 독창적인 문화 • 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민에게 다양한 사진문화와 예술 체험의 기회를 꾸준히 제공하면서 부산의 문화 • 예술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 토요타 포토 스페이스는 그 동안 다양한 기획전과 교류전을 소개해오면서 보다 체계적으로 사진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성을 느꼈다. 따라서 2013년부터는 매년 연중 계획을 크게 총 4개의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진행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외국신진작가 교류전, 두 번째는 갤러리 룩스 및 류가헌 갤러리와의 교류전, 세 번째는 부산지역 작가전 그리고 마지막으로 토요타 포토 스페이스가 이제까지 주력해왔던 신진작가 지원 프로젝트로 구성될 것이다. ● 신진작가 지원 프로젝트 靑사진은 한국사진계의 흐름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열정과 의욕에 넘치는 신진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이 사진계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는 고은사진미술관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지속화할 예정이다. 靑사진은 사진계의 신진작가 군(群)이라는 의미와 한국사진계의 미래상을 보여준다는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2013년에는 4인의 작가를 선정하여“차이로서의 사진”이라는 주제로 크게는 사진과 현실, 내부와 외부, 작게는 각 작가와 작품 사이의 차이들이 만들어낼 전시 풍경을 제시할 것이다.

정경자_Story within a Story_02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11

이번 전시 『Story within a Story』展은 2013년 靑사진의 두 번째 선정 작가인 정경자의 개인전이다. 중앙대학교 사진과를 거쳐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에딘버러대학교에서 컨템포러리 아트를 전공한 정경자는 한국 사진계에서 필히 주목할만한 젊은 신진작가 중 한 사람이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Spiegel im Speigel」, 「Reverie, Somewhere」, 「inVisible」, 「Suspended Landscape」, 「In Between Something and Nothing」 시리즈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선보여왔다. ● 이번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Story within a Story」 시리즈에서 사진 속 대상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소소하고 익숙하여 무심히 지나치게 되는 일상적 소재들이다. 벽에 걸린 작은 거울, 창문 틀 모서리에 자리 잡은 거미줄과 먼지, 바람에 살랑 나부끼는 커튼, 칼집 난 천 조각 등은 그러나 작품 속에서 오히려 낯설게 다가온다. 사물들은 정경자의 사진을 통해 비로소 보여지는 것 같다. 그 이유는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감정이 덧입혀져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녀의 작업을 통해 생경하게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듯 하다.

정경자_Story within a Story_07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50×50cm_2010

작가는 모든 대상들이 각자 자신만의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먹고 버려진 음식물이나 소파에 내려앉은 햇볕, 심지어 텅 빈 공간조차도. 그녀에게 사진 작업은 이런 소소한 존재의 흔적들을 통해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아가고 낯섦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주변의 사물에 자신을 투영해서 바라보기도 하고, 감정을 이입하면서 어떤 한 순간의 대상들을 하나하나 포착해 나간다. ● 이처럼 소재는 다양하지만 작업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작가의 의식 아래에 잠재하는 감정들을 덧없이 지나가는 삶의 한 순간, 정지된 대상을 통해 드러내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물들의 이름이나 본질이 아니라 그런 소재들이 가지는 이차적인 이미지와 의미이다. 사물에 덧씌워진 감정의 단편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또 다른 감성을 이끌어 내면서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완성해 나간다. 그것은 일차적이고 표면적인 것이 아니라 몽환적이며 내밀한 어떤 것이다. 때로는 낯설고 흐릿한 환영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정경자의 사진 앞에서 더욱 실재적이고 진실된 진짜 이야기를 마주 하게 된다. ■ 고은사진미술관

정경자_Story within a Story_04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50×50cm_2010

조금만 더 가까이 - 한 장의 사진이 마술 또는 실재가 되기까지“사진가가 보려고 희망할 수 있는 것보다 카메라는 더 많이 기록한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차라리 사진을 마술로 받아들인 철학자와 리얼리스트의 주장처럼, 과학의 원리를 활용한 하나의 기계장치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심지어 종교적이기까지 하다. 카메라에 대한 공적인 믿음과 사진에 대한 사적인 반응이 서로 밀고 당기는 현상이랄까. 처음으로 창작자의 손을 벗어난 채 탄생한 시각예술(또는 마술)은 감상자 마음의 심연을 파고든다. 영화 이론가 로라 멀비(Laura Mulvey)는 그것을 일컬어 서로 모순을 이루는 인덱스(index)와 언캐니(uncanny)가 서로 뒤섞인다고 했다. ● 눈앞에 놓인 한 장의 사진에 이끌리는 과정은 이처럼 단순하면서도 미묘하다. 그 이끌림의 강도에 따라 사진은 감상자의 층위를 점점 깊게 파고든다. 늘 과거를 현재로 소환하는 마술을 부리면서 말이다. 마치 지나간 시간이 구워낸 케이크에서 한 조각을 무덤덤하게 잘라내어 지금 맛보는 것처럼,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표현을 빌자면, 사진은 내 눈앞에서 지금이었다. 즉, 사진은 '지금'에 과거를 그림자처럼 데려온다. 그림자. 알다시피 이것은 사진을 존재하게 만든 빛의 원리가 작용해 탄생한 현상이다. 그러니 무엇인가를 필연으로 데리고 온다는 것은 사진의 숙명처럼 들리기도 한다. ● 사진이 데려온 숙명의 그림자는 언캐니를 유발한다. 그것은 일상에 길들여진 우리의 허를 찌르며 돌연히 튀어나온다. 한 순간 우리를 뒤흔들고 친숙함과 낯섦을 찰나에 경험하게 한다. 이 지점에서 나는 정경자의 사진이 극명히 드러내는 '돌연히 튀어나옴'을 떠올린다. 빛이 인화지 표면에 정착되어 튀어나온 피사체 이후, 그의 사진에서 다가오는 돌연히 튀어나옴의 실재를.

정경자_Story within a Story_03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00×100cm_2011

나는 정경자의 사진을 돌연히 튀어나온 것들의 실재라고 받아들이고 싶다. 말 그대로의 느낌처럼 그의 사진에서 피사체는 튀어나온다. 아니, 시선이 그 피사체를 향해 튀어간다고 말하는 게 더 적절하겠다. 나는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간다. 커튼, 문고리, 나뭇가지, 천, 심지어 숲이 일렁이며 반사된 수면이나 구름의 가느다란 꼬리에까지 말이다. 그 대상들은 관람자의 만지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 배경은 배제된 채, 얕은 심도로 포착한 피사체는 매우 촉각적이다. 이끌린 시선은 가상의 표면에 부딪히지만, 우리는 결국 만질 수 없다. 관념이 만들어낸 실재가 그렇듯, 사진이 지나간 시간을 아무리 불러내도 그것은 물리적으로 현재가 아니다. 앙드레 바쟁(Andre Bazin)의 말처럼 “예술처럼 영원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방부(防腐)해 다만 그 자신의 부패로부터 시간을 지킬 뿐이기 때문이다.”

- 정경자_Story within a Story_06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50×50cm_2011

정경자는 작가노트에서 자신의 사진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초현실적인 경험에서 유래한다고 말한다. 나는 그 경험이 여행자의 시선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자의 시선은, 타자(자신이 아니라)에게 친숙한 공간에서 실재를 경험하는 특권이다. 여행지에서 여행자는 현지의 인간으로부터, 동시에 사물로부터 타자화된다. ● 그들은 여행지에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서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한계가 가로막는다. 반면에 길들여지지 않은 주체인 여행자는, 덕분에 일상이라는 꺼풀을 마음껏 벗겨내 볼 수 있다. 여행자의 눈앞에 (언캐니처럼) 돌연히 튀어나오는 것들이 유독 많은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에게는 거리의 쓰레기도, 낙서도, 이끼도 그리고 삶과 죽음의 느낌도 돌연히 튀어나온다. 그것이 바로 여행자가 경험한 실재다. ● 때문에 정경자가 경험하고 담은 현상과 대상은 초현실이라기 보다 숨은 실재의 드러남이 아닐까 한다. 그에게 피사체는 사진으로 남겨지기 이전의 푼크툼(punctum)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는 그것을 고스란히 프레임에 담아 방부한다. 우리는 눈앞에 놓인 한 장의 사진에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영원히 다가갈 수 없고 만질 수 없다. 마술처럼, 실재처럼, 그의 사진은 우리를 농락하고 ‘한때 있었음’의 이야기만 조용히 속삭인다. 우리는 으스스한 안개 너머에서 들려오는 그 이야기를 볼 수 있을 뿐이다. ■ 허태우

정경자_Story within a Story_14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50×50cm_2010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언제 보느냐, 어떻게 보느냐, 그리고 무엇을 통해 보느냐에 따라 같은 것임에도 그 본질마저 의심할 만큼 다르게 보여질 수 있다. 「Story within a Story」에서의 이미지들은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지시하기 보다는, 나의 감각을 자극하여 나의 눈길을 끄는 것들이다. 나는 가끔 현실 속에서 부유하듯 다른 세계의 삶을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엇인가를 잡으려고 하나 손에 잡히지 않은 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 같고, 바닥이 없는 늪으로 가라앉아 심연 한 가운데 있는 것 같다. 만질 수 없고,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현실의 시간 안쪽에 흐르는 또 하나의 시간, 느린 속도로 아주 조금씩 퇴화가 진행되는 시간일 것이다. 이미지들은 치유 불가능한 고독과 우울함을 담고 있지만, 그럼에도 삶은 언제나 그렇듯 계속된다. ■ 정경자

Vol.20130329h | 정경자展 / JEONGKYUNGJA / 鄭京子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