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빛인생

임선희展 / LIMSUNHEE / 林宣熹 / video.installation   2013_0412 ▶ 2013_0501 / 월요일 휴관

임선희_Rain,그대 내게 다시_단채널 영상_00:02:00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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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412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조선 GALLERYCHOSUN 서울 종로구 소격동 125번지 Tel. +82.2.723.7133~4 www.gallerychosun.com

장미빛 인생 ● 영원한 진리가 없듯이 사회적인 것의 영역은 언제나 그 시대에 종속되어있다. 미디어가 쏟아내는 넘쳐나는 가상도 시대의 특성이나 가치를 유형화시키기에 바쁘다. 이미지가 존재와 부재를 동시에 보여준다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가상과 실재, 원본과 복제를 구분할 수 없는 실재감의 실감나는 변화와, 테크놀로지 기술이 인간의 욕망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는 오늘날, 임선희가 추구하는 소통방식은 간결하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가장 대중적인 이야기 코드 속에서 사적인 내면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작가의 드라마적 상상으로 재구성된 장면들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드라마상의 몇 개의 스토리 파트를 뽑아서 연출된 장면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준다.

임선희_wish.바람_단채널 영상_00:07:30_2013

이야기의 전개는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타자와의 우연적인 만남이라는 원초적인 사건으로부터 시작되며, 짝사랑으로 시작된 사랑은 삼각관계나 집안의 반대라는 시련에 부딪히고, 출생의 비밀을 거쳐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진부하고 뻔한 이야기이지만 그 뻔한 가벼움이 작업의 주제이기도 하다. 작가에게 드라마는 사람들 사는 이야기이며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현실의 삶을 원작으로 했을 때, 텔레비전 수상기를 통해 비춰진 영상은 현실의 복제, 모방이 된다. 그것을 다시 연극적 장면으로 재구성한 작품을 통해 모방에 의한 모방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다른 시간 속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 지점에서 현실의 무게와 우리들 삶의 본질을 드러내게 되며 현실에선 지나치고 잊혀졌던 시간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임선희_장미빛 인생 # 1.만남_단채널 영상_00:01:30_2013
임선희_장미빛 인생 # 4, 질투_단채널 영상_00:04:30_2013

그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며 알게 모르게 서로 관련되어 있는 '공감'이라는 연결고리로 관계를 맺고 있기에 가능하며 그로 인해 삶의 어느 순간 어떤 계기로 인해 위로나 치유를 받기도 하는 것이다. 영상 작품 속 누구든 전체 스토리라인을 인지하게 되는 뻔히 연출된 장면에서 일상의 움직임보다 현저히 느린 화면의 동작으로 미묘한 시간을 인식하게 하는데, 그것은 시각적 파장의 시대에 시간과 시간 사이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을 중개하는 더할 나위 없는 연장이며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기억, 추억을 상기시킨다.

임선희_장미빛 인생_캔버스에 유채

이러한 드라마 속 인물들의 부침은 현대인으로 사는 우리들이 피할 수 없었던 삶의 실체이기도 하기에 궁극적으로 삶의 본질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게 된다. 하지만 인간의 삶이 있고 우리네들의 일상이 버무려져 있는 미디어 속 세상을 통해 인간 혹은 삶의 본질이라는 개념 산출에 근거를 두며 지나친 의식을 결부시킴으로써 관념에 빠지게 되는 것을 진부한 스토리에서 추출된 상투적인 장면들은 결코 무겁지 않은 유쾌함으로 완화시켜준다.

장미빛 인생展_갤러리 조선_2013
장미빛 인생展_갤러리 조선_2013

우리 모두는 장밋빛 인생을 꿈꾼다. 시련과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삶을 살아내길 바란다. 다만 드라마와 다른 것이 있다면 가상의 드라마 속 진부한 스토리가 만들어내는 안전장치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방으로부터 시작된 가상이라는 심적인 안심, 드라마의 진부한 스토리 전개에 따라 결국엔 행복한 결말을 만들어 내는 것, 일련의 이러한 과정 속에 찬탄과 설레임, 분노와 연민의 감정이 교차하는 우리들 삶의 이야기에서 작가는 희망과 정화, 해소라는 치유의 효과를 감지해낸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사랑을 하고 있거나 사랑을 꿈꾸거나 사랑을 추억하고 있다. 이제 작품 앞에서 취할 제스처는 관람자의 몫이다. ■ 이상호

Vol.20130412e | 임선희展 / LIMSUNHEE / 林宣熹 / video.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