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음악의 전시 1963-2013

백남준展 / PAIKNAMJUNE / 白南準 / mixed media   2013_0425 ▶︎ 2013_0524

백남준_슈베르트_단채널 비디오 조각_183×108×61cm_2001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 백남준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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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424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09:00am~06:00pm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갤러리 Korea Foundation Cultural Center Gallery 서울 중구 수하동 67번지 센터원 빌딩 서관 2층 Tel. +82.2.2151.6520 www.kf.or.kr

『백남준: 음악의 전시 1963-2013』은 미디어 아트의 아버지라 불리는 백남준의 작품 세계가 출발했던 역사적 시간을 되돌아보는 전시이다. 올해는 1963년 독일 부퍼탈에서 그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이 열린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 전시는 텔레비전이라는 전자 매체를 예술의 영역에 가져온 최초의 현장이었다. 또한 음악 분야에서 활동하던 백남준이 본격적으로 미디어 아트로 나아가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갤러리 파르나스에서 1963년 3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렸던 당시 전시에서 백남준은 내부 회로를 기술적으로 변형하여 화면에 다채로운 현상이 나타나게 한 텔레비전 13대를 선보였다. 그리고 「총체 피아노」라 이름 붙인 작품은 고전 음악의 상징인 피아노 4대에 여러 일상의 사물들을 전복적으로 장치하여 피아노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연주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새로운 예술 경험의 장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이 전시에는 관람자의 시각과 청각뿐만 아니라 촉각, 더 나아가 공감각적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여러 가지 설치물들을 갤러리 곳곳에 배치하였다. 백남준은 건축가인 롤프 예를링의 주거 공간과 설계 사무실, 그리고 그가 운영하는 파르나스 갤러리가 있는 이 저택 건물의 아래층과 위층, 지하실, 정원까지 전부 사용했다. 입구에는 소머리를 내걸었는가 하면 뒷문은 거대한 풍선으로 가로막아 놓았고, 화장실의 욕조 안에는 다소 섬뜩하게 마네킹을 눕혀 놓았으며 정원에는 낙하산과 재봉틀이 초현실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식이다. 관람자들이 갤러리 안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리고 연극적이고 수행적인 방식으로 탐사하도록 한 백남준의 기획이었다. 백남준의 작업방식은 기존 예술 매체에 매우 파괴적으로 개입하였고 그 안에서 매체들은 아티스트 자신 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관람자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백남준_퐁텐블로_2채널 비디오 조각_190×230cm_1998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 백남준 스튜디오

백남준아트센터의 소장품으로 꾸며진 이번 『백남준: 음악의 전시 1963-2013』은 바로 1963년으로부터 송신되어 오는 백남준의 폭넓은 현재적 울림을 듣기 위한 자리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1963년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줄 사진들과 함께, 그의 예술 세계에서 음악과 미술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백남준 특유의 관점을 엿볼 수 있는 비디오 「글로벌 그루브」, 「전자 오페라 I, II」, 「모음곡 212」, 그리고 비디오 조각 「슈베르트」, 「퐁텐블로」가 선보인다. 또한 백남준의 뉴욕 작업실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진과 물품들도 전시된다. 전체 전시장은 관람자가 마치 컴퓨터 회로처럼 백남준의 예술 세계라는 회로 안으로 들어가 각 섹션들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그 안에 담긴 개념과 경험을 여러 방식으로 조합하고 연결하면서 공간을 활성화하도록 구성되었다.

백남준_백남준: 음악의 전시 1963-2013展_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갤러리_2013

"보통 하나의 작품을 구성할 때, 우리는 먼저 완성된 작품에 대한 대략적인 모습을 머릿속에서 그려본다(미리 그려보는 이상(理想), 또는 플라톤이 사용한 의미로서 "이데아 IDEA"). 그 다음의 작업 과정은 이 이상적인 "이데아"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고통스러울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러나 실험 TV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 나는 대체로 작업하기 전에 완성된 작품을 머릿속에서 미리 그려보지도 않고,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우선 나는 어디에 도착하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길"을 찾아 나선다. 그 "길"이란 ... 회로를 연구하고 다양한 "피드백"을 시도하는 것, 어떤 지점은 잘라 내고 거기에 다른 파장을 삽입하며 파장의 양상을 변화시켜 보기도 하는 것을 뜻한다." ( 「실험 텔레비전 전시회의 후주곡」 중에서, 1964)

백남준_백남준: 음악의 전시 1963-2013展_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갤러리_2013

1963년 실험 텔레비전 작업에 대해 백남준은 위와 같이 설명했는데, 그의 사유 방식에 대한 은유로도 읽을 수 있다. 어떤 정해진 길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기계의 회로를 만지면서 길을 찾아 나가는 것. 실수와 우연 속에서 놀라운 결과를 발견하는 것. 백남준이라는 익숙한 이름에 비해 백남준의 예술 세계는 그리 녹록하지 않게 느껴진다면,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미디어 아트의 창시자'라는, 언뜻 명료해 보이지만 제한적인 틀을 잠시 내려 놓고 백남준의 태도를 좇아 그 열린 회로 속으로 뛰어들어 보아도 좋겠다. 음악과 미술을 전자 테크놀로지로 융합하며 그가 독자적으로 구축한 예술세계, 그 회로 안을 자유롭게 탐험하고 나서는 길에 백남준은 당신과 함께 전시장을 나설 것이다. 왜냐하면 백남준은 짐짓 과거인 척 물러나 있다가도, 일순 당신 곁에 현재가 되어 말을 걸고, 그러다 어느새 닿을 수 없는 먼 미래 저만치서 빙그레 웃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도 백남준이 여전히 혁명적인 예술가로 다가갈 수 있는 자리가 되리라 기대한다. ● 이번 전시에 이어 백남준아트센터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오는 8월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에서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에든버러대학교 탤봇 라이스 갤러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 김성은

Vol.20130427g | 백남준展 / PAIKNAMJUNE / 白南準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