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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502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토_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살롱 드 에이치 Salon de H 서울 강남구 청담동 31-2번지 신관 1,2층 Tel. +82.2.546.0853 www.salondeh.com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 때문에 느끼는 불안의 좋은 치유책은 세계라는 거대한 공간을 여행하는 것,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예술작품을 통하여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다. (알랭 드 보통-불안)
우리는 항상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지 못하는 불안한 현실 속에서 살아간다. 갑자기 어떠한 외부 충격으로 인해 「Half Holiday」소설 속 피터처럼 말더듬이가 될 수도 있고, 신체 세포에서 한창 진행 중인 노화작용으로 인해 바로 내일을 가늠할 수가 없고, 더 나아가서는 점점 사라져가는 북극의 빙하와 갈수록 빨라지는 기술의 발달이 우리의 불안감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세상의 불안 속에서 류노아 작가의 그림 그리는 행위는 그가 통제할 수 없는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그림 속 모든 이미지들은 그의 상상에서 비롯된다. 그의 상상은 마치 작가 내면에 숨겨왔던 마조히즘적인 성향을 드러내듯 현실보다 더욱 가학적이고 극단적으로 표현된다. 그림 안에서의 감정의 분출은 그의 통제 하에서 그려지게 되는데, 이렇게 탄생된 그림은 일상적인 경험에서 전혀 마주치지 않을 상황들과 비현실적인 요소들의 결합은 초현실적인 풍경을 보여주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작가는 내면의 생각과 무의식의 세계보다는 외부의 상황을 기반으로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리얼리즘에 가깝다고 말한다. 즉, 그의 그림 속 초현실적인 요소들은 단지 작가가 대면하고 있는 '현실'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봉사하는 역할일 뿐이다.
류노아 개인전 「Half Holiday」라는 전시제목은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 의 단편 소설 「Half Holiday」에서 인용되었다. 소설 속 주인공 피터는 항상 망상에 빠져있는 인물로 사람들 앞에서 제대로 말을 못하고 더듬거림이 심한 인물로 묘사된다. 「Half Holiday」에서는 이러한 말더듬이 피터가 상상과 함께 보낸 토요일 오후의 이야기이다. 그에게 상상이란 것은 비참한 현실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꿈이나 이상 같은 것이라기보다는, 그 현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언어 같은 것이다. 그는 상상을 통해 현실을 보고, 상상을 통해 현실을 기억한다. 류노아는 소설 속 피터와 같이 현재에 대한 불안과 긴장을 "상상"이라는 방식을 통해 탈피하고자 한다. 여기서 그의 상상은 자신이 현재의 상황이나 심리를 묘사하고자 하기에 실제보다 더욱 냉소적이거나 자학적 이미지로 대체되어 표현되지만, 결과적으로는 작가의 통제 하에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에게는 안정적이다. 현실에서 반복되는 불안은 상상이라는 매개를 통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은 또 다른 불안으로 대체되고, 현재의 상태는 개선의 여지없이 지속되게 된다. ● 5월 2일부터 29일까지 살롱드에이치에서 진행되는 류노아 개인전 「Half Holiday」는 작가 자신의 현실 속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불안이란 심리를 상상을 통해 비현실적 이미지로 묘사하게 된다. 그림 속 이미지는 현실을 바탕으로 하지만 일상적인 삶의 개념적인 도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방식으로 배치되어 초현실적인 풍경으로 읽혀지게 된다. 이러한 작가의 상상은 그에게 있어 불안한 현실에 대한 치유의 방식이자 불편한 현실과 분리될 수 있는 순간을 제공해 주게 된다. 「Half Holiday」에서는 불안한 현실 속에서 류노아 작가의 꿈 같은 반공일(Half Holiday)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 살롱 드 에이치
Vol.20130503c | 류노아展 / RYUNOAH / 柳노아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