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의 정체

Mental Operation展   2013_0503 ▶ 2013_0630

초대일시 / 2013_0510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구성연_김도균_박승훈_원성원 이원철_이지연_장승효_한성필

관람시간 / 10:30am~06:30pm

갤러리 화이트블럭 Gallery White Block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72 Tel. +82.31.992.4400 www.whiteblock.org

기록의 역사를 넘은 사진은 이제 완벽한 재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사진작가들은 대상을 기록하거나 정확하게 복원하기 위한 기술적 작업 너머 예술로서의 창조를 그 의미로 담고 있다. 하여 이들의 작품을 보다 선명하게 이해하고자 포착(catch)이 아닌 조작(operation)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전시는 대상의 기계적 기록(카메라)이 아니라 외부 대상에 대한 상(像)을 예술적 창조성(조작)에 의해 탄생됨에 주목한다.

구성연_pp01_라이트젯 C 프린트_120×150cm_2011

조작의 정체1. 정신적 조작 mental operation ● 창작자는 자신이 의도한 의미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를위한 사유는 기존의 지식을 이용한 체계적인 논리적 탐색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창조적 사고는 과거의 경험이나 습관적이지 않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함을 선행 조건으로 갖는다. 즉, 기존의 인식방식과 다른 정신적 변형을 수행할 인지적 조작이 필요하다. 고정된 사실 대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관점은 논리적 도약을 바탕으로 창조적 행위 이전의 행태다. 창작자들은 시각적 대상의 구성을 보다 의도가 있는 표현으로 새로운 설정을 시도한다. 이들의 개입은 단순한 기술적 조작 이전에 능동적 탐색, 선택, 추상, 핵심의 파악, 단순화, 분석과 통합, 완성, 정정, 비교, 문제해결, 종합과 같은 정신적 조작(mental operation)이 포함되어 있다. (이모영, "예술적 창조성에 대하여 '시각적 사고'개념이 지니는 함축적 의미에 관한 연구", 『미학,예술학연구 12』부분 인용, 참조한 표현이다.)

김도균_b.mon.g2sel-01_플렉시글라스에 C 프린트_180×290cm_2012
박승훈_TEXTUS 076-1_디지털 프린트_93×153cm_2011

조작의 정체2. 선택적 주의 selective attention ● 전시의 작가들은 첨예한 감각의 시선을 가졌다. 주어진 일상적 사물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음에 이들의 시선의 주목이 시작된다. 날카롭게 바라보고, 미묘한 감정을 먼저 포착해 낸다. 익숙한 풍경이, 사물이, 사건이 이들의 시선을 만나 기묘하고, 찬란하며, 극적인 사유로의 전환되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작가의 시선에서 포착된 일상의 날 것은 그들의 관찰을 통해 미분화되고, 그들의 감정을 통해 예리하게 분석된다. 단순한 '보기'가 아닌 뷰파인더(viewfinder)를 통해 '목격'한 것은 이미 그것을 물상 자체로 이해하기 보다 '자극' 또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구조로 지각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이러한 지각이란 일상의 무수한 시각 이미지를 보았음에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기억하는 것으로 나뉘는 것의 차이와 유사하며, 같은 대상과 상황에도 개인적 경험에 따라 다르게 기억되는 감정적으로 의미를 부여되기 때문에 '보기'에서 '알다'로 치환되는 과정과도 흡사하다. 미묘한 인식차이에 불과할 수 있는 이 치환의 과정은 사진작가들이 인식의 차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조작, 개입함으로 보다 선명해 진다.

원성원_움직이는 내일_C 프린트_125×164cm_2012

조작의 정체3. 예술적 영감 artistic inspiration ● 창조적 과정에는 합리적인, 정신적 조작과 선택적 주의 외에 영감(inspiration)과 직관의 과정이 관여한다. 직관적 사고는 즉물로 드러난 여러 가지 상황들의 요소와 상관관계를 통합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다. 이는 전체와 개체를 동시에 파악하는 시각적 사고의 정보처리특성에 기인한다. 이러한 과정은 역설적이게도 인식주체, 즉 창작자에게는 의식되어지지 않는 특수성을 갖는다. 예술적 영감과 직관으로 획득된 독창적이고 새로운 결과물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다 면밀히 그 내적 과정을 분석해보면 지속적인 사유를 통한 통찰의 과정을 거쳐야만 발생된다. 이때 대상과 원하는 결과를 추구하는 형상의 핵심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은 시각적 추상에 의하여 가능하게 되고 무의식적 추론의 과정으로 나타나게 된다. 대상을 바라봄에 있어 심상으로 작용되는 시각적 추상과정을 잠재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고, 그러한 비연속적 반복으로 획득된 감각은 결론적으로 영감, 직관을 통해 예술작품이라는 결과물로 발현된다.

이원철_TIME Praha Czech_피그먼트 프린트, 나무 액자_120×154cm_2011

조작의 정체4. 창조 : 有에서 有를 창조하다. make something out of something ● 전시 작가들은 보다 적극적, 능동적으로 개입하여 예술작품을 창조해 낸다. 정신적 조작으로 파악한 대상을 물리적 조작으로 결과 짓게 된다. 때문에 이들의 사진은 무엇도 사실 아닌 것이 없고, 무엇도 사실 그대로인 것도 없다.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것은 기록과 재현이라는 학습된 개념적 범주에서 벗어나 현실로부터 찾아낸 픽션(fiction)의 합리적 창조다.

장승효_Stage of CulminationⅡ-dragon, episode_3D 뮤라섹 콜라주, 피그먼트 프린트_ 125×300×15cm_2012
한성필_La Grand-Place_크로모제닉 프린트_178×243cm_2012

실존하는 것들에 대한 사진 작가들의 시각적 반응은 단순한 '보기'의 문제를 너머 심미적 본체까지 관통했고, 동시에 이들이 포착한 현상은 심미에 의한 광경까지 포괄한 찰나적 직감을 지닌다. 사진작가, 즉 창작자의 시각적 감각은 사실 막연한 허구라고 보기엔 너무도 완벽한 대상, 즉물이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시대의 사진작가들은 왜 현실이나 즉물을 곧이 곧 대로 담아 내지 않는가는 이렇듯 창조라 명명할 수 있는 예술 본위의 그것으로 귀결된다. 사진이 예술로 승격된 이후에도 다양한 변화와 시도들을 거치며 작가의 작위가 창조라는 역할로 자연스럽게 사진이라는 매체에 녹아 작품으로 변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창조한 환영에 가까운 풍경은 실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낯설지만 익숙한 이야기며, 이들의 카메라는 혹자의 붓이거나, 흙이며 이들이 바라보는 대상 역시 사실에 근거하나 사유라는 과정을 거쳐 형성된 조작된 사고의 풍경이다. ■ 김최은영

Vol.20130507e | 조작의 정체 Mental Operati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