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노래

김지수展 / KIMJISU / 金芝秀 / painting   2013_0510 ▶ 2013_0520

김지수_새의 정원_혼합재료_130.3×162.2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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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510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안국동 7-1번지 Tel. +82.2.738.2745 www.gallerydam.com cafe.daum.net/gallerydam

갤러리 담에서 5월을 맞이하여 김지수의 새의 노래』 전시를 기획하였다. 명상을 통한 자기 내면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이번 전시작품들이 그려지게 되었는데, 자신의 일부는 새가 되어 화면에 등장하기도 한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말이다. 작가는 때로는 길을 떠나서 배위에서 멀리서 날아온 편지를 읽기도 하고 그 주변은 아주 평화롭고 꽃이 피어있고 때로는 물 위에 연꽃들이 피어있기도 하다. 어찌보면 불교적인 요소를 많이 차용하고 있는 것은 작가의 생활에 묻어있는 생활에서 기인한 것일 듯싶다. 때로는 연극적 요소가 가미되어 있어 화면의 모든 구성은 작가의 연출로 의도된 것임을 보이는 스폿라이트도 보이고 있다. 과거의 일들이 마치 연극처럼 지나가기도 한 것처럼 말이다. ● 박순영씨는 김지수 작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명상을 통해 표현된 김지수 작가의 그림은 고요한 하나의 풍경이자 평온한 인생의 자화상으로서 자신으로 하여금, 나아가 보는 이로 하여금 삶을 견딜 수 있게 하는 소박하면서도 우주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합창」,「꽃불」,「두 생각 사이」,「단꿈」을 비롯하여 15여 점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 갤러리 담

김지수_편지_혼합재료_72.7×91cm_2012

작가의 변 ● 나의 작업의 소재는 늘 나의 경험이나 기억으로부터 출발한다. 그 기억들이 상상력과 결부되어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요가를 배우면서 명상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혼자만의 시간을 묵묵히 견디면서 반복적이면서도 새로운 것을 계속 행하는 고되면서도 즐거운 작업이다. 매일 작업실에 도착하면 습관적으로 반야심경을 한자한자 옮겨 적는다. 아마도 이런 행위가 번잡하고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 그림에 집중하려는 마음의 준비가 내 자신에게 필요한 모양이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에는 집중하느라 잠시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 날 수 있다. 이처럼 명상할 때도 눈을 감고 나의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편안함을 느낀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나의 모습을 그려 보았다. 두 눈을 감고 있는 나의 모습은 연출된 표정으로 가장 편안한 모습을 담고자 하는 의도에 있다. 나의 형상 앞에는 부처 얼굴을 한 화병이 만개한 꽃을 피우고 있고 그 주변엔 새들이 잠시 내려 앉아 있다. 눈을 살며시 감고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밖으로만 향하던 나의 마음이 안으로 향한다. 가장 자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인 셈이다. ● 브라질 시인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가 쓴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노래해야만 하네. / 그 어느 때 보다 더, 노래해야만 하네." 우리의 삶이 유한하고 늘 불행하거나 고통스럽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 그냥 삶을 초연하게 바라보고 묵묵히 열심히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새의 노래는 자연의 소리를 통하여 삶의 여유가 필요한 세상에 잠시라도 조용히 눈을 감고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굳어진 얼굴엔 잔잔한 미소가 마음에는 평온함이 찾아와서 자기 자신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나의 작업에서 표현된 상징적인 새의 이미지는 우리 모두에게 이미 가지고 있는 내면의 한 모습으로 우리가 바쁘게 사느라 잊고 사는 평온함과 자유로운 세계로의 안내자인 셈이다. 숲이 사라지는 시대에 끊임없이 봄이 되면 만개하는 나무를 보면서 늘 나는 상상의 세계로 출발을 한다. 내가 꿈꾸는 상상의 무대에서는 꽃이 핀 나무, 새, 연꽃, 금색 실로 자수한 배가 주로 등장하며 나의 그림 속에서는 내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관객이 되기도 한다. 그림에서 표현된 만개한 나무는 땅과 하늘을 연결해주는 중개자 역할을 하는 우주목을 상징한다. 하늘로 자라는 나무는 인간에게 기원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휴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나는 상징적으로 표현된 나무에 개인적이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아내기도 하며 대자연에 순응하는 나무의 삶을 통하여 인간의 삶이 유한한 것처럼 때가 되면 자연의 이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지혜를 배운다. 봄날 만개한 나무 밑에서 잠시 눈을 감고 새의 노래를 듣는다면 어느새 숲 속에 들어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 김지수

김지수_단꿈_혼합재료_72.7×91cm_2013

일상에서 잠시 일탈할 수 있고, 거리를 두고 관조할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자신의 내면에 더욱 침잠할 수 있는 방법으로'명상'이 있다. 철학자는 사유의 방식으로, 예술가는 표현의 방식으로 이를 행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글이나 물질로 구체화한다. 따라서 결국 이런 결과물은 자기 자신에 대한 얘기가 된다. 그렇다고 단지 개인의 이야기로만 한정 지어서도 안되지만, 그 결과가 철학이거나 예술이라는 이유로 너무 거대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 중요한 문제는 그들이 왜 명상을 하고, 굳이 사유를 통해 개념을 만들거나, 매체를 통해 구체화시키는가 하는 점이다. ● 항시 죽음을 대면하고 있는 삶의 유한성에 대해 회의와 두려움이 있는데, 이를 견디기 위해 현실을 부정한 시대가 있었다. 지나치게 신에게 의존하면서 삶의 주인이기를 포기하거나 현실을 소유하기 위해 모든 것을 제단하려 한 시대도 있었다. 현실을 부정함으로써 이데아를 만들어내고, 신의 심복이 되면서 자유를 얻으며, 과학을 통해 세계를 이해했다. 그러나 이상은 절대로 잡히지 않았고, 자유는 수동적으로만 실현되었으며, 이해된 세계는 우리가 소외된 세계였다. 이러한 모순의 원인에 철학과 예술이 있었지만, 그에 대한 반성의 지점에 또한 철학자와 예술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들은 자칫 삶에 대해 염세적으로 넘어가게 될지도 모를 급박한 상황에서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자아의 회복과 삶의 의지를 유지하고, 나아가 표현을 통해 인류에게도 그러한 기를 전달한다. 따라서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삶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의문스럽거나 버거울 때 선택하는 태도가 명상이며, 이을 통한 자아회복은 세계에 긍정의 기를 덧대려는 표현의지를 북돋아 그들에게 결과물을 만들도록 했다고 말이다. 그러므로 글과 예술품은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면서 동시에 삶을 유지하고 실현하기 위한 임무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지수_두 생각 사이_혼합재료_45.5×53cm_2013

김지수 작가는 명상을 통해서 그림을 그린다. 그러므로 그녀 자신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다. 2007년 개인전 이후, 사적인 이유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감 같은 삶의 부담과 복잡해진 심경에 대한 치유를 위해 명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고 뮤지컬을 통해 즐거운 감정을 회복했다. 그리고 반야심경을 옮겨 적으며 차분해진 마음으로 본인의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다시 작품의 모티브를 얻는다. 2010년 개인전에 이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러한 자아성찰의 시간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반야심경은 불교의 경전으로서 신에게 의지하거나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데 유익하다. 의식(儀式)과도 같은 사경(寫經)과 명상을 통해 얻어진 이미지로서 배와 바다, 그리고 섬이 있고, 산과 꽃, 그리고 새가 있으며, 뮤지컬의 배우와 무대, 그리고 작가 자신이 있다. 모든 모티브들이 제각기 도상학으로 해석되거나 종교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명상의 차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작가의 개별적인 경험과 기억에 연관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이들은 유년기의 기억과 이에 대한 향수들, 행복한 시절의 추억과 이를 간직한 채 평온을 찾은 현재 작가 자신의 모습들, 그리고 행복함과 생명력을 위해 요청한 생물들이다. 이 모든 것은 본인의 명상에서 비롯되었기에 개인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붓을 통해 구체적으로 그려짐으로써 삶의 피로에 지친 이에게 긍정적인 기를 전하게 된다. 행여 작가가 불교의 붓다나 배와 같이 '너머'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은연중에 드러낸다고 하더라도 화폭에 그려진 이상, 이는 현재의 삶에 대한 긍정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김지수_꽃불_혼합재료_60.6×72.7cm_2013

이번 전시의 주제는『새의 노래』이다.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의 그림에는 새가 많이 등장한다. 평온함과 안식의 분위기를 위해 화폭에 불러들인 모티브이자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는 작가를 은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새와 더불어 색감과 구성, 그리고 인물의 몸짓과 표정 등 그림의 모든 표현은 보는 이를 평온하고 자유로운 세계로 안내하고 그들에게 행복한 공간을 선사한다. 뮤지컬의 배우가 자신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듯이 말이다. 그래서 작가가 직접 그림 속으로 들어가 관객 앞에서 노래 부르는 배우가 되기도 한다. 화폭의 한 켠에 빼곡히 군집된 형형색색의 점들이 예전에는 야간비행을 할 때 내려다 본 도시의 불빛으로서 본인이 느꼈던 따뜻한 인간애를 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여기에서는 노래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관객이기도 하고 자신이 되기도 한다. ● 명상을 통해 얻은 평온함은「두 생각 사이」,「꽃불」에서처럼 자화상으로도 표현된다. 작가는 자화상을 그린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두 눈을 감고 있는 나의 모습은 연출된 표정으로 가장 편안한 모습을 담고자 하는 의도에 있다. (…) 눈을 살며시 감고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밖으로만 향하던 나의 마음이 안으로 향한다. 가장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인 셈이다." 자화상에는 붓다의 얼굴이 등장하는데, 표정의 분위기를 서로 닮게 그려서 명상의 좋은 기운과 함께 작가자신의 안정된 심리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게 한다.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그들의 상사성(相似性)이 보는 이에게 전이되어 은연중에 미소를 짓게 할 것이다.

김지수_합창_혼합재료_130.3×80.3cm_2012

뮤지컬 배우가 되어 관객 앞에 선「합창」과 같이 공간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새의 정원」으로 이어진다. 불안한 밖의 세계와 아늑한 안의 공간이 나뉘어 있는 듯하지만, 이 둘 사이를 오고 가는 새로 인해 서로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한다. 이는 불안감을 야기하는 외부세계와 화해를 이뤄낸 그녀의 상태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삶에 대한 이러한 적극적인 태도는 모든 화폭에 화사한 꽃을 띄운다. 심지어 바다에도 꽃이 핀다. 그래서「합창」에서 관객이 된 도시의 불빛은 꽃이 되어 생명력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게 된다. ● 어느 철학자의 사후에 알려진 노트에 "우리는 진리로 인해 파멸되지 않기 위해 예술을 취한다"라고 적은 글귀가 있다. 예술가는 어떤 것들을 골라내고 강조하면서 특정한 가치를 강화시킨다. 그는 어떤 것을 선택하고 강조하면서 삶을 향한 자신의 선천적인 가치평가에 대한 입장을 드러내고, 그렇게 선택한 것을 찬미하고 축복하면서 자신이 선택한 가치를 강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작가의 심성이 은연중에 선택한 자연스러운 본능에 의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삶을 향한 긍정적인 기운이 선택과 강조를 통한 찬미와 축복을 노래하게 한 것으로 말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볼 때, 명상을 통해 표현된 김지수 작가의 그림은 고요한 하나의 풍경이자 평온한 인생의 자화상으로서 자신으로 하여금, 나아가 보는 이로 하여금 삶을 긍정할 수 있게 하는 소박하면서도 우주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박순영

Vol.20130510g | 김지수展 / KIMJISU / 金芝秀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