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ing Anxiety 불안-마주하기

박승예_장서영_진귀원展   2013_0510 ▶ 2013_0602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3_0509_목요일_05:00pm

기획,진행 / 성곡미술관 21기 인턴(김혜진_설민희_홍석희)

관람료 / 성인_3,000원 / 청소년_2,000원 / 20인 이상 단체 1,000원 할인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 하절기(4~9월) 매주 목요일은 08:00pm까지 연장개관 * 종료시간 30분 전까지 입장

성곡미술관 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101번지 1관 Tel. +82.2.737.7650 www.sungkokmuseum.com blog.naver.com/sungkok33

우리는 서로 다른 불안을 서로 다른 형태로 겪고 산다. 무엇으로부터 어떻게 불안을 느끼는지도, 그리고 불안을 어떻게 여기고 또 어떻게 대답하는지도 다르다. 불안은 너무나 보편적인 만큼 끝없이 개인적이어서, 사전으로 꿰어 정리해낼 수도 없고, 매뉴얼을 만들어 함께 대처해내지도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에 맞서는 우리 개개인의 방법론은 끝없이 매력적인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 전시『Facing Anxiety(불안-마주하기)』의 참여 작가 박승예, 장서영, 진귀원은 각자 자신의 불안, 또는 자신이 포착한 불안을 이야기한다. 작가들이 짚어낸 불안은 각기 다른 층위에 위치하며 또 서로 다른 양상으로 표현되지만, 이 세 작가가 작품을 통해 품어낸 불안들은 우리가 모두 한번쯤 마주했거나, 혹은 언제나 품고 살고 있는 그런 불안들일지 모른다.

박승예_I can still see you_종이에 아크릴채색, 펜_150×90cm_2012
박승예_Strike a pose_종이에 아크릴채색, 펜_150×100cm_2012

박승예는 작품을 통해 내면의 불안을 괴물로 형상화한다. 작품에 묘사된 작가 자신을 포함한 인물들의 신체는 기괴하게 변형되거나, 가려지고 잘려진 채로 재배치되어 보는 이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끌어당긴다. 작가의 시선이 기꺼이 자신의 불안으로 천착하는 것, 그리고 그 불안을 여과 없이 직시하여 주관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박승예의 작품이 보는 사람을 서늘하게 사로잡는 이유일 것이다. 박승예는 펜을 반복적으로 회전시키는 작법을 통해 작품이 '생성'되는 과정에 몰입하는데, 여기에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게 솔직함을 유지하는 동시에 의식 이면의 잠재된 불안까지 꺼내어 대면하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 있다고 할 것이다.

장서영_나를 잊지 마세요_프로젝터, 손전등, 마이크스탠드, 스피커_가변크기_00:03:00_2012
장서영_상자_00:02:45_2011
장서영_상자 안에서_00:01:45_2011

장서영의 작품들은 '인지'로 인해 생성되는 관계와 상호작용으로부터 존재와 비존재에 대한 질의를 끌어낸다. 그의 작품「상자 안에서」와「상자」속의 화자, 또는 타이핑으로 구현된 언어들은, '내가 인지되지 못하는 상태'가 초래하는 자신의 비존재를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누군가에게 잊혀진다는 것이 곧 존재하지 못함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단순하고도 절망적인 이 명제는 사회적 관계에 근거하여 비로소 실존할 수 있는, 결코 홀로 절대적이지 못한 '존재'에 대해 환기한다. 오래된 사진 속의 얼굴들이 손전등 불빛으로 하얗게 비춰져 결국 지워져버리는「나를 잊지 마세요」는, 사진 속에 '있음'으로써 확고히 증명되어야 하는 자기 존재에 대한 불안, 곧 잊혀지지 않고자 하는 욕망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진귀원_인터뷰_합성수지, 우레탄도장_120×40×50cm×5_2010
진귀원_라코스테걸_합성수지. 우레탄도장_165×60×40cm_2009
진귀원_어반 아나콘다_합성수지. 우레탄도장_70×250×60cm_2009

진귀원은 사회가 요구하는 표상에 의해 개인에게 강제되는, 그리고 다시 사회 전체에 만연하게 되는 보다 집단적인 불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귀원의 환조는 매우 현대적이며 대중적인 키워드를 껴안으면서,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겪어내는 가장 직접적인 불안을, 실체가 없는 사회적 기준에 계속적으로 적응하고자 몸부림치는 작품 속 인물들에게서 발견하게 한다. 면접 자리에서 잔뜩 신경이 곤두선 나머지 변형되고 만 인터뷰이들의 신체를 묘사한 작품「인터뷰」는, 인간이 꼼짝없이 요구받는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수행해내고자 끊임없이 눈치를 보며 노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다소 재미있게, 하지만 날카롭게 구현한다. ● 전시는 '불안'에 대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불안을 마주하고 응시하며, 또 고백해보고자 한다. 반면 이 전시는 관객에게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이나 어떠한 '힐링'도 제공하지 못할 것이다. 전술했던 것처럼, 각자의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모든 불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법을 제안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불안을 마주하는 "가장 유익한 방법은 이 상황을 이해하고 그것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려고 노력하는 것" (알랭 드 보통,『불안』, 은행나무, 2011, p.10)이 될 터이다. ●『Facing Anxiety(불안-마주하기)』展은 당신의 불안만큼 주관적이고 일반적인, 누군가의 불안에 대한 곁눈질이자 재탐색이다. 그렇기에 관객들이 이 전시로부터 자신의 불안이 무엇이었는지 내밀하게 관찰하고 고찰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지 기대해본다. 작가들이 불안을 사유한 흔적으로부터 자신의 불안에 대한 일말의 설명을 얻고, 공감하며, 삶의 어느 지점에선가 느꼈던 불안들을 다시 발견하고 생각해볼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 김혜진_설민희_홍석희

Vol.20130511f | Facing Anxiety 불안-마주하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