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의 기억, hidden memories

오윤석展 / OHYOUNSEOK / 吳玧錫 / painting   2013_0515 ▶ 2013_0915

오윤석_이미지의 기억, hidden memories展_이응노의 집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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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515_수요일_04:00pm

제1회 고암미술상 수상작가展

관람료 어른(25~64세)_1,000원 / 소인(7~24세)_500원 * 무료_6세 이하, 65세 이상, 유공, 장애 * 15인 이상 단체 대인 700원, 소인 300원

관람시간 / 09:00am~06:00pm

이응노의 집 Maison d Ungno Lee 충남 홍성군 홍북면 이응노로 61-7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 Tel. +82.41.630.9232 blog.naver.com/toyain

본 전시의 제목은「이미지의 기억」입니다. 이미지와 기억이라는 기본 낱말을 합하여 개념 어휘로 만들었습니다. 인류의 삶 가운데 사유(思惟)의 축적(蓄積)이라 할 수 있는 문자를 이미지로 다루어 작품이해의 출발을 통시적으로 접근하게 만듭니다. 즉, 문자라는 소재로 인하여 역사성을 내포하지만 결과적으로 작품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통일된 이미지는 공시성(共時性)을 갖게 합니다. 많은 작품의 제목이 「hidden memoreis_감추어진 기억」 이라고 명명하고 있는데 본 전시제목은 이러한 주제의식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이 독특한 문자조형은 인간 삶과 문화·역사 이해에 따르는 다층적이고도 근원적인 정신성을 '감추어진 기억'들로 개별화하는 동시에 그 총체성으로써의 이미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전시는 작품의 제작형식과 내용, 물질과 정신 이라는 두 영역간의 길항관계에 의하여 긴장감을 가지고 전개됩니다. 크게는 첫 번째 전시실과 두 번째 전시실로 구분되며 작게는 회랑과 복도까지 네 구분으로 작품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오윤석_re-recode.58_종이 오리기, 라이트 박스_97.5×87.5cm_2009

결結 - 회랑 ● 첫 번째 전시실로 진입하기 전 회랑(현관)에서 먼저 마주치게 되는 작품은 조명이 들어간 문자추상 작품「re-record.58.2009」과「re-record.541/512. 2008」 그리고 어두운 복도계단위의 빔프로젝터로 투사된 영상 작품「hidden memoreis.2013. 4' 33''. 2채널.반복.2013」입니다. 각기 2008,9년과 2013년에 제작된 초기작과 최근작으로 시간적 간극을 두어 배치했습니다. 비교적 초창기의 연구방법인 평면의 조건에서 그리기, 오리기, 파내기, 겹치기와 조명의 결합 그리고 수년이 지난 이후 영상작품으로 변화한 작품은 그 동안의 작업진행 방향과 발전적 연구과정을 압축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본 전시의 처음과 끝을 말하는 동시에 향후의 작품을 예고하게 됩니다.

오윤석_hidden memoreis.2013_2채널 영상_00:04:33, 반복_2013

전轉 - 첫 번째 전시실 ● 「hidden memories」(감추어진 기억) 시리즈의 「-white」, 「-black」 「-Tops」작품은 올 해 제작한 작품입니다. 정면의 네온소재「인내, 세상의 아름다움을 과대평가하지 말라」작품부터 좌우에 있는 작품 모두 최근 제작한 작품들로 배치되었습니다. -「hidden memories-white」와「hidden memories-black」은 삼존불과 사천왕상의 형상위에 문자추상으로 반복하여 겹쳐 그리기를 한 것입니다. 상징적 도상을 그린다음 문자추상을 반복하여 겹쳐 그린 결과가 최후의 흑, 백 이미지로 남는 작품입니다. 이 때의 문자추상은 그 동안 작가가 여러 인간유형들과 만나 소통하는 일종의 코드(code)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사람마다 우주와의 영매적 관계를 이해하며 기술(記述)하는 흔적이 문자이미지로 치환(置換)된 것으로써 이는 작가작품에 있어서 독특한 이미지를 이루는 단위이자 언어입니다. 네온설치 작품과 함께 단색조로 마무리되어 있어서 미니멀 계열의 작품으로 오인할 수 있으나 오히려 이 작품들은 그러한 미술사조로부터도 자유로운 듯 합니다. 분명한 형태 및 그가 창안한 명확한 근거의 회화 단위를 가지고 구조화하는 작품들로써 최종 마무리된 작품은 또 다른 형상과 함께 다의적인 이미지를 발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hidden memories-Tops」(감추어진 기억, 최고의 것들)도 위와 같은 맥락의 작품입니다. 현대문화 속에서 최고의 위상을 차지하는 각종 상표와 로고 및 부호들이 등장한 후 문자추상으로 반복, 겹쳐 그린 결과의 이미지입니다. -「인내, 세상의 아름다움을 과대평가하지 말라」라는 네온소재의 작품은 작가 자신만이 창출하는 문자적 기술(記述)이자 흔적이 조형화될 때의 그 핵심 단위들, 즉 문자추상이 빛을 끌어들임으로서 입체화되고 구체화되는 형식의 확장을 통하여 또 다른 해석을 낳게 하는 작품입니다.

오윤석_hidden memories-black_종이, 파스텔, 목탄, 연필_130×200cm_2013 오윤석_인내, 세상의 아름다움을 과대평가하지 말라_아크릴채색, 네온, 트랜스_120×240cm_2013 오윤석_hidden memories-Tops_캔버스에 종이, 유채_130.5×160.5cm_2013

승承 - 두 번째 전시실 ● 「hidden memories」(감추어진 기억)와 같은 시리즈작품에서부터 과거 2009년작 까지 좀더 시간적 범위를 넓혀 놓았습니다.

오윤석_hidden memories-buddha3_캔버스에 종이 오리기, 아크릴채색_110.5×100.5cm_2013 오윤석_hidden memories-buddha4_캔버스에 종이 오리기, 아크릴채색_110.5×100.5cm_2013 오윤석_hidden memories-buddha5_캔버스에 종이 오리기, 아크릴채색_110.5×100.5cm_2013

약 5년 동안의 시기별 작품이 한 공간에 배치되어 작품의 발전과정을 살필 수 있게 합니다. 특히 제작방법상 회화의 조건이자 평면의 지지조건이 되는 종이와 캔바스를 각인하고 칼로 오려내어 공간화 되는 '입체적 평면'은 매우 실험적인 작업입니다. 한지에 글씨(서예), 시문(詩文) 등 전통 회화의 형식인 시서화(詩書畵)를 차용하되 제작방법은 스케치한 후 칼로 오려내기 한 작품입니다. 이는 전통미술의 개념과 조건을 취사 편집하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이곳 두 번째 전시실의 작품은 작가가 어떠한 태도로 작업을 시작하였는지 그리고 당대의 문화적 맥락에서 동시대 미술을 어떻게 연구하며 진척시켜 나아가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오윤석_mi_종이 오리기, 먹_146×99cm_2008 오윤석_hidden memories-1301_한지, 종이 오리기, 아크릴채색_180×140cm_2013 오윤석_hidden memories-1208_한지, 종이 오리기_180×140cm_2012 오윤석_hidden memories-1209_한지, 종이 오리기, 먹, 아크릴채색_150×120cm_2012

기起 - 복도 ● 기획실 옆 복도에 설치되어 있는 작품「re-record_불이선란도.2009」는 위의 작업을 진척시켜오던 초기과정에서 등장하는 대표작입니다. 작업의 물적 토대인 한지 선택, 그 바탕에서 회칠하기(드로잉), 칼로 오려내기(조각적 회화), 초기의 문자형태(문자추상으로 발전), 여러 장의 반복과 겹치기(중복, 중층) 등의 방법론을 통한 물질적 형식실험은 물론 작업의 전통성과 정신성이 이 작품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공간의 구조에 따라 신축적으로 설치되는 이작품은 이 후 작품의 기폭제로써 야심차게 준비했던 작품입니다. 현재까지의 작품방향 전체를 이때 이미 내포하고 있는 작품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작가가 그 동안의 작업을 전개해 오는 과정에 있어서 본격적으로 작업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었던 핵심적 작품입니다.

오윤석_re-recode.불이선란도_종이 오리기, 아크릴_200×120cm×10_2009

 위처럼 전시의 전개방향은 기·승·전·결의 역순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결(회랑)에서 전(1실), 승(2실), 기(복도)의 순서로 전개되었습니다. 작가의 작업 전모를 조망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디스플레이 구성체계를 이해하고 다시 역순환하며 감상할 때 각 작품의 물리적· 형식적 변화과정과 함께 정신의 발전방향을 이해하게 됩니다. 전통성을 기반으로 하되 평면이라는 회화의 조건과 한계에 대한 형식실험에서 출발하여 인간과 삶에 대한 자신만의 초월적 감각과 해석을 통한 이미지의 천착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전시 중간에는 기타 프로그램을 준비합니다. '작가와 대화'라는 토크프로그램이지만 이곳 생가기념관에서는 그 대상이 어린이입니다. 대도시의 준비된 교양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많이 있습니다만 이곳의 정체성을 찾기로 하였습니다. 전시 중간에 어린이들에게 작가가 작품을 직접 설명하고 또 일부 작품을 함께 제작해보는 체험까지 마련합니다. ● 오윤석 작가는 이번 전시에 온힘을 기울였습니다. 고암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날부터 개막하는 날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선정된 그날부터 그 동안의 작업에 대하여 또 다른 분석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울러 새로운 작업에 대한 구상과 전시할 공간에 대한 분석, 전시형식의 변화와 통일성, 작품의 주제의식과 이미지의 완결성을 높이는 문제는 적잖은 고민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작가자신만이 감당해야 되는 이러한 숙제는 강도 높은 담금질 이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새로운 실험성에 대한 도전의지를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는 가장 큰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의 제작패턴과 스타일에 집중하여 주제를 선명히 하는 것과 함께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과 형식실험을 감행하면서도 향 후 발전적 작품세계로의 확장성을 전개해야 되었기 때문입니다. 준비된 작가는 거침없이 작업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으로 풀어나갔습니다. 과거의 작품을 분석하며 수렴하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의지로 신작을 제작하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고자 분투하였습니다. ● 미술상은 한 작가가 돋보이게 성취해가는 예술의 세계를 찬양하고 기리며 사회화 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고암미술상의 첫 번째는 더 큰 가능성 찾기와 보기, 더 나은 작가로 늘 태어날 수 있게 하는 거름과 같은 기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고암이 선취했던 예술세계를 흠모하는 동시에 개별적 차이를 발전시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치장되어 소비되는 미술상이 아니라 두려움으로 생산하는 미술상이 되어야겠습니다. 경쟁의 문화가 예술계에서도 당연히 존재합니다. 고암 또한 세계의 미술과 겨뤄보고자 지천명이 넘은 나이에도 유럽 한가운데로 나아가 도전하였고 마침내 역사가 되었습니다. 결과는 늘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진정 예술의 시작과 지금을 끈질기게 질문하는 의지와 열정뿐이었습니다. 이렇듯 고암미술상은 과정에서 의미를 강렬하게 묻는 상이었으면 합니다. 과정성은 질량을 논하기 어려워 판단과 선택 또한 소박하게 이루어집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힘을 믿기 위해서입니다. ■ 윤후영

Vol.20130515i | 오윤석展 / OHYOUNSEOK / 吳玧錫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