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지몽 胡蝶之夢

2013 구로아트밸리 개관5주년 기념展   2013_0511 ▶ 2013_0607 / 일,월,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구본아_김민주_김시은_박미진_송송 송지인_위성웅_이영선_지요상_최혜광

주최 / 구로문화재단 후원 / 구로구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구로아트밸리 갤러리 GUROARTSVALLEY GALLERY 서울 구로구 가마산로 25길 9-24 Tel. +82.2.2029.1700, 1742 www.guroartsvalley.or.kr

『호접지몽(胡蝶之夢)』展은 구로문화재단에서 개관5주년을 맞이하여 다양한 현대미술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도록 대중에게 소개하는 전시이다. '호접지몽(胡蝶之夢)'은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된 아름답고 오묘한 이야기를 통해 꿈과 깨어 있음을 구분할 수 없음과 사물과 자아의 구분이 사라지며 융합되는 것을 비유하는 것으로 장자의 '제물론'편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 하나이다. ● 제물론의 기본주장에는 '有'은 '無'가 존재함으로서 존재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명히 無란 것은 존재하고 있음만큼 중요한 것이지만 우리는 이를 없다고 여긴다. 無가 정말 없다면 세상에는 有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無가 분명 존재하지만 없다고 단정짓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 有와 無를 구분 짓지 않고 벗어나야 정말 자유로운 상태가 된다라는 것을 제물론에서 말하고 있다. ● 본 전시는 물아(物我)의 구분을 짓지 않고 주체와 객체가 상호 교감하며 융합되는 경지를 상징적으로 서술하는 작가들로 구성되며, 작품에서 나타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측면을 통해 이분법적인 사고가 아닌 내면과 외면의 합의된 세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 구로아트밸리 갤러리

구본아_新夢遊桃源 신몽유도원_한지에 먹, 채색_100×280.5cm_2009

완벽해 보이는 모든 것은 언젠가 사그라지기 마련이다. 아침마다 울리는 자명종시계와 63빌딩, 해안가의 철옹성과도 같은 요새, 그리고 사랑받는 옆집 똥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이 완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오직 찰나 곧 순간뿐이다. 주름살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 꽃이 시들어 가는 것, 우리가 태어난 집이 철거되는 것 등등의 이 모든 것은 사람들이 시간을 읽어낼 수 있는 시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즉 땅과 건물의 붕괴는 그 자체가 탁월한 시간 측정기인 셈이다. 이를테면 바다의 섬 하나가 사라지는 것은 초침과도 같은 현상이고, 스위스의 알프스 산맥이 붕괴되어 라인강으로 쓸려내려 가는 것은 분침이요 땅속의 용암이 식어가는 것은 시침과도 같은 현상이다. 나의 작품에서의 태엽은 생명의 단위이고, 연속으로 쉬지 말고 움직여야 하기에 인간의 심장을 대신해 태엽을 넣어주었다. 나는 자연과 문명의 화해에서 오는 경외심을 시간의 이빨로서 그 해답을 찾는다. 경외심의 아름다움이란 바로 그것이 나이와 함께 자란다는 점일 게다. 경외심은 인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승리라 말할 수 있다. 이는 파멸의 반대로 이것이 바로 완성이다. ■ 구본아

김민주_물을 긷다_장지에 먹, 채색_173×141cm_2012

나에게 그림은 혼자 묻고 답하고 생각하며 노닐 수 있는 곳이다. 내가 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물음에 어떤 답을 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그 과정 속의 고민과 생각을 즐기고 상상한다. 어떠한 대단한 물음이나 그에 대한 답을 꼭 구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묻고 답하기를 반복하다가 무언가가 떠오르면 그것을 이리저리 상상해보고 손으로 끼적여보면 그만이다. 어느 날은 생각했던 형상과 비슷해서 흡족할 때도 있고, 다른 날은 영 시원찮은 날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남겨지는 것들이 나의 그림이기도 하다. 나는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 그리고 역할들이 경계를 허물고 뒤섞이며 구분이 모호해지는 지점을 통해 일탈과 상상의 유희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내가 하는 이러한 고민과 생각, 상상들이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나의 흔적들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삶이 진정으로 바빠 망각하고 있던 어떤 즐거움을 잠시나마 찾아볼 수 있는 쉼이 되기를 바란다. ■ 김민주

김시은_스멀스멀 살갗 위로 동화되다_스컬피에 아크릴채색_10×18×6cm_2013

나의 작업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지금의 이 시대는 거짓과 진실이 조작되고 뒤엉킨 픽션으로 감정은 변질되고 흘러넘쳐 다양한 모습으로 변이되었다. 나는 이러한 낭비하듯 소비되는 감정의 잔여물을 소재로 사람의 본질에 대해 표현하고자 한다. 사회 속 일부분이 된 나는 정보를 얻고 온라인으로 인맥을 구축하고자 다양한 SNS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많은 조작으로 만들어지는 픽션에 의해 사실과 거짓은 무너지고 의도하지 않은 감정이 불쑥불쑥 튀어 나온다. 그러면서 점차 몸속에서만 움직이던 추상적 감정은 기생충에서 유충이 되어 피부의 땀구멍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러한 감정벌레들은 내가 손을 뻗는 위치마다 그것을 잠식시킨다. 물감이 층층이 쌓여갈수록 본래의 형태는 사라지고 새로운 기하학적 이미지가 되어간다. 그리고 사람의 본질 중 하나인 원형을 파괴하고 어떠한 도구로 바꾸듯 감정벌레들은 그 도구를 또 다른 형태로 다시 표현하고 있다. ■ 김시은

박미진_lucid dreaming_장지에 분채, 중채기법_130×130cm_2012

내 작품을 본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에는 '모델이 누구예요?'라는 것이다. 그리고 간혹 '작가예요?'라고 묻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의 물음은 대부분 그 대답을 기다리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흔히들 인물화를 볼 때면 당연히 대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대상이 누구일지 궁금해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정작 작품 속의 대상과 조우하면서부터는 작품 앞에서 저마다 자신들이 알고 있는 인물의 기억을 끄집어내어 또 하나의 인물을 만들어내면 그뿐이다. 인물화 안에 그려진 인물의 즐거움, 슬픔, 사랑, 분노 등의 감정과 마주서게 되면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과 그 세상에 속한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기 때문이다. 작품 속 여인들의 머리카락을 그리며 나의 모든 감정들이 붓질과 함께 바람에 흩날려질 때면 그 공간에선 나비와 같이 나의 머릿속 가득히 떠다니는 수많은 작은 물음들에 답한다. 때로는 제 색을 갖고 화려하게 때로는 사라진 존재와 같이, 또 때로는 산산이 조각난 채로 작품 안에 머물게 된다. 작품 속의 여인이 더 이상 나를 닮지 않아도 나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박미진

송송_My virtual Romance_레진,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3

사람들은 표면만을 보고 그것이 실재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게임세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통해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정체성을 잃게 만드는 가상현실세계는 정말 소름끼치도록 무섭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이롭기 그지없다. 실재하지도 않지만 사람들을 홀리게 하는 그 힘. 바로 그 힘이 물질적인 힘보다 가끔은 더욱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나는 이런 정체성에 관한 문제에 대해 많은 시간을 고민해왔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비단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마니아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입는 옷으로 자신을 꾸민다든지 연예인을 좋아해 흉내를 내고 유행을 따라한다든지 하는 이 모든 것에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정체성의 가면을 만들어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우리 스스로가 만든 하나의 가상세계일지도 모를 일이다. ■ 송송

송지인_겸각마족 鉗脚馬族_혼합재료_130×80×115cm×2_2013

세상에는 이미지와 텍스트들이 넘쳐난다. 그것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제 각각의 목적과 방향성을 갖고 저마다의 욕망을 뿜어내듯이 넘실댄다.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얻은 장난감을 이용한 역할놀이를 통해 개인적 치유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소재들로 상상의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내 작업의 소재들은 매체들의 다양한 이미지 혹은 텍스트로 실재하는 생물체이거나 신화와 설화, 상상의 이미지 등 현재까지 축적된 다양한 문화로부터 수집된 여러 이미지들이다. 그들을 비틀고 끼워 맞춰 조립하고 조작하여 시간과 장소를 개의치 않는 상상의 공간과 돌연변이 같은 생물체들을 창조한다. 실재와 비실재, 정상과 비정상, 규칙과 불규칙의 경계를 느슨히 만들어 낯선 시각적 경험을 통해 유희적 상상력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만든다. 그것은 마치 신화처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일종의 정신적 놀이이고, 더 크게 확장한다면 능동적 상상의 힘을 통한 창조의 힘을 배양한다. 이는 또한 간접적 자아표출을 통한 정신적 고통의 치유도 될 수 있을 것이다. ■ 송지인

위성웅_판타지의 유희를 꿈꾸다_혼합재료_91×123cm_2013

정보와 멀티미디어의 시대인 지금의 현대사회는 실재 혹은 원본이 무너진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진 세계를 살아가고 있으며, 나 역시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온갖 정보와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그동안 인식해왔던 공간과 시간의 개념은 우리로 하여금 실재와 비실재를 동등한 가치로 받아들이게 하고 있다. 이는 곧 현대인들의 일상인 동시에 비일상이다. 그리하여 자신을 당당히 드러내는 나를 보고, 타인을 본다. 이로써 나는 꿈꾸는 판타지의 유희를 통해 우리들의 삶에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 위성웅

이영선_Butterfly story-Desire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2

나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에 나비를 의인화시켜 표현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습은 좋은 면만 보이려 노력하기 마련일 게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숨겨져 있는 상처도 많고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가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며 본래의 색깔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 오브제로 쓴 첼로 악기모양은 우리의 인체와 비슷하게 닮아있다. 그 소리 또한 인간의 목소리에 가까운 톤을 낸다. 그 악기가 연주하는 음악은 마음을 평온하게 하며, 그 음악에 맞춰 나비가 즐겁게 춤추는 듯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이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해소와 치유의 통로가 되기를 기대한다. ■ 이영선

지요상_적요 3_화선지에 수묵_85×52cm_2013

주로 인물의 두상묘사에 집중되는 내 작업은 인간의 생리적 욕망 또는 감정이나 의지로부터 발생되는 정신적 고통과 속박을 벗어나 정신적인 자유 즉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수도자의 형상을 표현한다. 그리고 이러한 표현의 동기는 '도가사상'에서 기인한다. 도가사상에서 차용되는 주된 개념은 대상과의 일치에 관한 부분이다. 특히 '장자'의 '제물론'에 언급된 꿈에 관한 부분은 작업의 화두로서 대상과의 일치를 표현하고자 하는 영감의 원천이 된다. 이분된 화면구성으로 물 위로 드러난 형상과 수면 위에 비춰진 형상은 대칭을 이룬다. 물 위로 나타난 수도자의 형상은 실체이며, 수면 위의 형상은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자 하는 수도자의 의지이다. 인간의 모든 정신적 갈등은 자신의 내부로부터 시작되고 그로부터 벗어나는 것 또한 자신의 내부로부터 이루어진다. 수도자의 의지가 수면 위에 완전하게 비춰짐으로써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파악하고 동시에 완전하게 대칭이 되는 자신과 대상과의 일치되는 순간을 경험한다. 이러한 순간이 바로 또 다른 의미의 호접지몽이 아닐까. ■ 지요상

최혜광_랑이_레진에 우레탄도장_가변설치_2012

나의 작업은 즐겁고 아름다웠던 기억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어린 시절의 나는 로봇태권브이를 보며 지구의 평화와 정의를 지키는 꿈을 꾸었고, 비행기를 타고 우주를 여행하는 상상을 하기 일쑤였다. 심심했던 어느 오후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누군가가 나와 놀아주길 원했던 그 시절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기억들은 나에게 단순히 추억으로만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잡아나가는 하나의 길잡이와도 같다. 내 작품을 통해 많은 이들이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달짝지근한 유희를 경험하기를 바란다. ■ 최혜광

Vol.20130518h | 호접지몽 胡蝶之夢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