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convivencia

이호진_안두진 2인展   2013_0509 ▶ 2013_0530 / 월요일 휴관

이호진_그 속엔 내가 없다 without me_캔버스에 혼합재료_210×410cm_2013

초대일시 / 2013_0509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조선 GALLERYCHOSUN 서울 종로구 소격동 125번지 Tel. +82.2.723.7133~4 www.gallerychosun.com

"라 콘비벤시아(La convivencia.공존)" 는 711~1492년까지 기독교와 이슬람이 공존했던 중세 스페인의 한 시대로 무슬림과 유대교, 기독교의 문화를 융합해 선진 문화를 만들어 냈고 사상과 문화가 예술로 꽃을 피운 시기였다. 이번 전시는 두 명의 작가와 두 작품세계가 공존하면서 야기하는 충돌과 융합의 기운을 만들어내고자 한 전시이다. 이호진과 안두진은 현실과 비현실, 형상과 비형상이 혼재하는 회화작업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이미지 세계를 구축해 왔다. 또한 특정프레임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작업이 설치되는 공간의 유동성과 가변성을 즐기며, 거기에서 만들어내는 자기만의 환상적인 공간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였다. 주어진 공간에서 두 작가의 자유로운 공간연출로 이루어진 전시는 주제나 개념의 정치학에 얽매이지 않음으로써 매달리고 휘감기는 섞임과 겹침의 미학으로 만들어낸 작품들을 통해 차이와 조화, 충돌과 융합이라는 다양한 의미작용이 생성되고 끊임없이 유동하고 갈등하고 있는 세계와 문화 현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한다._갤러리조선

이호진_me(남루)_캔버스에 유채_2013

Seeing a great view, without me_그 속엔 내가 없다 ● 'Great'라는 형용사는 '좋다', '위대하다'라는 뜻으로 흔히 사용 되지만,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크다', '많다'라는 뜻이 먼저 정의되어 있다. 「크고,많다」라는 객관적인 지표가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한 「좋고,위대하다」라는 의미로 전이되는 논리적 과정 혹은 그 함정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내 작업의 크고 거대한 풍경 안에, 세계의 위대함에 대한 숭배 대신 거친 에너지의 충돌이 느껴진다면, 아마 그것은 이 논리에 대한 의심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호진_초상(once again)_캔버스에 유채_100×90cm_2013

곧 폭발할 듯한 거대한 도시의 풍경과 그 속의 소용돌이치는 에너지를 마주할 때 문득 그 풍경에 소외된 내가 느껴질 때가 있다. 그것은 물질적이고 육체적인 내가 나 자신의 영혼을 느끼는 순간이며, 광기로 가득 찬 도시의 속도감 안에서 이상할 정도로 고요한 내 내면의 풍경과 마주하는 순간이다. 푸코의 논리를 빌리면 나의 존재는 타자를 통해서만 인지될 수 있는데, 그것과 마찬가지로 도시의 굉음과 파시스트적인 속도는 정적이 흐르는 내 내면의 텅 빈 풍경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그 순간은 정의할 수 없는 이름으로 사라져 버리기도 하고, 눈앞에 펼쳐지는 다른 풍경으로 인해 금세 희미해져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의 극적인 체험은 이상하리만큼 오래 남아 내 안의 남루함을, 민낯의 나를 대면케 한다. 0 ■ 이호진

안두진_La convivencia展_갤러리 조선_2013

이마쿼크에 대하여 ● 이 세상이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원자의 조합의 방식에 상상력이 더해 졌을 때 화학과 물리학, 생물학이 된다는 리차드 파인만의 글은 나의 작업에 무수히 많은 호기심과 힌트를 주었다. 처음, 이미지의 최소 단위을 통해 어떤 작업을 할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작업은 이마쿼크란 용어를 만들고 구조를 만드는 과정에 이르렀다. 사실 '이미지에도 최소단위가 있다면..'이란 가정에 하에 작업을 시작했지만 최근 뇌신경학에서 연구를 통해 인간의 생각의 과정은 뇌신경물질의 작용의 소산이란 것이 밝혀졌다. 결국 생각이란 것이 물질의 상호작용의 추상적 발현이라면 생각의 시작도 원자로 구성된다는 상상을 해본다. 생각의 구성자가 존재한다면 이마쿼크라는 이미지의 최소단위에 좋은 근거일 것이다. 이마쿼크는 사고작용을 유발시키는 물질의 계열들 중 최소의 상태의 은유적 형태이다. 생각과 물질, 개념과 이미지 등 상이한 요소들이 상충하는 최소의 공간이며 이러한 대립과 충돌 속에 의미를 생성할 수 있는 체계를 구성하는 언어적 요소이다. 'image의 'ima-'와 소립자의 복합모델에서의 기본 구성자 'quark'의 합성어로 만든 이마쿼크 imaquark는 이미지의 최소단위의 이름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관찰과 습득을 다량의 드로잉을 통해 변이, 접합, 단순화 등의 방법으로 패턴화, 단위화 시켜 이마쿼크를 만들었다.

안두진_Rainbow stone_크레용, 파라핀_설치_2013

이마쿼크와 원형의 구조 ● 이마쿼크의 개념과 역할에 대한 고민은 이마쿼크가 이미지를 만드는 원소만이 아닌 원형을 창출시킬 수 있는 요소로써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소재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은유와 상징의 언어적 구조를 갖춘 방법론이 되어 이미지만이 아닌 내용의 구조를 만들도록 유도하였다. 이마쿼크라는 요소적 중심에서 벗어나 이것의 관계적 상황을 주목하여 가능성의 단계를 만드는 것은 오히려 이마쿼크의 개념적 정의에도 도움이 되리라 판단하였다. 이러한 관계적 상황을 I-원형의 단계라 상정하였고 I-원형의 가능성을 만들기 위해 다음의 세가지 실험을 시도하였다.

안두진_매화와 죽은 벚나무 가지_혼합재료_33×40×22cm_2013

첫 번째로 I-원형을 숭고함으로 모방하여 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작업으론 좁은 의미의 숭고한 장소, 즉 성스런 장소들을 모사하여 그런 장소들의 특징들이 담긴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Saint Brain Temple, 브레인 팩토리,2006) 두 번째로 I-원형의 가능성은 장소적 체험을 통해 실험하였다. 낯설은 미지의 무언가를 만나는 순간은 두려움에 기반한 감정에 휩싸일 것이다. 마콤이라고 대표되는 숭고한 장소를 갤러리가 가지는 장소적 특징에 오버랩시켜 무덤이라는 낯선 공간을 만들었다. 낯선 장소, 차가운 공기에 휩싸임으로 일렁이는 기대와 두려움의, 떨림의 감정을 연출함으로 I-원형의 숭고적 가능성을 정서적으로 증명하고자 하였다(마콤에서 벌어진 은밀한 파티. 사루비아 다방,2008) 세 번째로, 충돌의 문법을 통해 원형의 언어적 구조를 만들고자 실험하였다. 원형이라는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I-원형이란 단어를 만들었다. 회화, 드로잉, 오브제 설치, 회화 설치의 매체 속엔 대립이라는 충돌이 존재한다. 각 요소들간의 대립은 요소들로 구성된 사건들 간의 대립으로 상승하며, 이 사건들이 내용과 형식 속에 또다시 충돌과 대립의 방식으로 성장이 이뤄진다. 이러한 과정 속에 각 매체와 작업 속엔 혼란이 야기되는데 이것이 I-원형이 가지는 유기적 구조의 성격이다. 여기에 나타나는 대립의 배열은 무질서한 가능성이며 집합적 배열을 통한 생명력을 연출하는 근원이 된다. 이러한 대립의 띠(line)가 요소와 매체간의'관계와 차이'로 구조화되어 미술적 서술을 만들어 낸다.(충돌의 언어-The Fault Lines, 송은아트센타, 2011).

안두진_비_혼합재료_360×360cm_2013_부분

이마쿼크의 요소로부터 시작된 원형의 관계는 숭고함의 그림자를 덧입힘으로 유기적 환원을 통해 구조화를 이룬다. 이 구조화는 나선적 구조화로 순환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으며 열린 구조의 성격을 지님으로 요소적 단위와 개념적 구조화의 일치를 이루어 결정 불가능적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즉 가능성의 집합과 은유의 나열이 의지적 진화와 창조적 관계를 통해 시스템을 형성하고 이러한 과정의 상호작용은 유기적 관계망을 통해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기능을 가진 유기체로서 발전한다. ■ 안두진

Vol.20130519e | La convivencia-이호진_안두진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