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展 / SHINHEESEOP / 申憙燮 / painting   2013_0522 ▶ 2013_0528

신희섭_중명전_종이에 채색_122×91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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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522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더 케이 갤러리 THE K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6번지 Tel. +82.2.764.1389 www.the-k-gallery.com blog.naver.com/gallery_k

가상의 공간에 쌓아 올린 색채의 벽돌 ● 비현실적 형광 빛 색채가 지배하는 공간. 그 안에 한장 한장 견고히 쌓은 벽돌로 지어진 근현대적 건축물.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 시간의 흐름 속에 멈추어진 듯, 그러나 감정을 투영하기엔 오래된 건축물이 가지고 있어야 할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다소 낯선 풍경이 다가온다. 전통적 회화의 풍경화라 하기엔 형광 빛 색채는 비현실적이며, 생략되어 부재된 배경은 재현된 건축물을 하나의 정물로 느끼게 한다. 신희섭 작가의 근작들에서 느껴지는 이러한 공통점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신희섭_대한의원_종이에 채색_91×122cm_2013

인기척도, 공기의 흐름도 느껴지지 않는 가상의 공간에 좌우 대칭의 권위적 형상으로 서있는『대한의원』은 실제로 기능했던 네오-바로크 양식의 고전미를 갖춘 대한 제국 시대 의료 기관이다. 신희섭 작가는 이러한 역사적 장소를 끌어와 비현실적 평면으로 재구성 한다. 작가는 이 장소를 빌어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 기능은 상실했지만 현재도 존재하는 건축물을 가상의 공간에 배치하고 건물을 구성하는 작은 단위인 벽돌에 인공적 색채를 덧입힘으로써 역설적이게 역사적 중압감을 걷어낸다. 인위적 색으로 가려진 세월의 흔적들은 건축물이 가진 고유의 위압감과 역사적 상징성을 희석시키고 멈추어진 시간은 새로운 서사로 재구성 되기를 기다린다.

신희섭_신촌역_종이에 채색_40×70cm_2013

사실 작가의 전작들에서 보여지는 벽, 벽돌의 존재감은 근작들과는 다른 양상을 띤다. 일상의 공간을 점거해 나가는 벽돌이 만들어낸 집단적 침식행위는 거대한 벽의 형상으로 화면을 지배하며 벽은 우리 일상에 존재하는 개인을 무력화 시키는 거시적 폭력으로 느껴진다. 그 속을 부유하고 벽에 부딪혀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검은 비밀봉투는 거대 담론 사이를 한없이 부유하는 익명의 존재인 우리들로 투영된다. 반면 근작에서 보여지는 벽돌들은 벽으로 기능 하지만 세월의 흔적에 덧입혀진 인위적 색채에 의해 비현실적이며 무게가 제거된 가상의 벽으로 기능한다. 이 벽들은 언제라도 흩어질 듯 꿈속에 지어진 트럼프 성의 형상으로 우리에게 보여진다.

신희섭_정동길_종이에 채색_91×244cm_2013
신희섭_정동길_종이에 채색_122×191cm_2013
신희섭_정동길_종이에 채색_122×191cm_2013

작가는 역사적, 고전적 장소를 차용하여 고유의 역사적 무게를 걷어내고 재구성한다. 비현실적이고 가상화된 역사는 그 가치를 상실하며, 무게를 상실한 벽은 각각의 작은 단위로 결속을 잃고 흩어진다. 역사를 차용하는 신희섭 작가의 작품들이 가지는 가치는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건축물을 단순 해체, 변형하는 것을 넘어 그 것이 가진 고유의 역사적 무게를 전복해 나가는 지점이 바로 그 것이다. 가상의 공간에 쌓아 올린 색채의 벽돌들은 역사의 내러티브 안에서 그렇게 모이고, 또 흩어져 새로운 내러티브로 재구성될 것이다. ■ 정시우

Vol.20130522e | 신희섭展 / SHINHEESEOP / 申憙燮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