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번 4-7악장

이민구_김종국 2인展   2013_0701 ▶︎ 2013_0731

이민구_Microcosmos-XIV_혼합재료_150×120cm_2013 김종국_13-香_캔버스에 유채_72.7×53cm

초대일시 / 2013_0701_월요일_06:00pm

진주 미술관 기획초대 현대미술 릴레이展 1관 / 이민구展 2관 / 김종국展

관람료 / 어린이_500원 / 성인_1,000원 * 관람료 전액은 경남 사랑의열매에 기부됩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토,일요일,공휴일_10:00am~07:00pm * 4월~10월 토요일_10:00am~09:00pm

진주 미술관 JINJU MUSEUM OF ART 경남 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466-3번지 Tel. +82.55.744.7220 jinju.misul.co.kr

색과 빛의 순환, 그 미적 알고리즘algorithm - 작가 이민구 근작에서 엿보이는 여러 특징들1. 우주(cosmos)는 무한의 영상(靈想)을 안고 있는 수동성과 지극히 인간적인 'sensibility'한 요소를 동시에 지닌다. 우리가 문학이나 예술에 있어 이상향이나 정신적 감성의 추구를 설명하며 우주적 관점을 자주 대입시키는 연유도 여기서 기인한다. 더불어 형상을 표현으로 삼는 미술에서의 우주는 원(圓)과 맞닿는다. 개념적으론 만물의 근원이 됨과 동시에 이상화된 사유를 내포하는 비시각화 된 질서와 규칙을 제공하는 통일체이지만 그 형(形)은 곧 원이라는 것이다. ● 작가 이민구가 만들어가는 작품에도 원(圓)이 존재한다. 1990년대부터 선보여온「소우주-구성(Microcosmos-composition)」시리즈에서의 원은 그의 작업을 정의하는 기본 도상이었고, 이전 지문 연작에서 엿보이던 유일 원, 작금의 팔각형이나 오각형 프레임 속 중심을 향한 소실 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것의 궁극은 본질적 소유, 즉 만다라(manda-la)'라는 불교적, 개념적, 포괄적, 관념적 기호이고, 이는 오랜 시간 그의 예술성을 담금질해온 알고리즘이자 오늘날까지도 그의 작업의 근간을 이루는 주요 화두라고 할 수 있다. ● 그렇지만 이민구의 작업에서 눈여겨봐야할 것은 원형 자체가 아니라 그 속 깊이 똬리 튼 개념이다. 즉 '이것이 그것이다'라는 직접적인 지정이라기 보단 거미줄이나 각종 오브제를 이용해 특정한 관념을, 특별한 대상을 통한 은유적 전이 혹은 이입으로 드러내는 것이며, 보편적 정의나 규정이 아닌 변용과 재해석을 거쳐 나름의 조형언어로 재창조 되는 것(또는 그것을 위한 행위)을 말한다. 다양한 심상에 얽힌 순환의 고리에 방점이 있는 이러한 맥락은 이민구 작업에서 읽히는 일종의 효용한 특징이다. ● 물론 이민구 작업의 효용성은 작가자체를 인식케 하는 주어이자, 결과적으로 공통의 주제인「소우주」연작과 맞물리며 캔버스나 종이를 포함한 여러 실험적 공간에서 표상된다. (작가는 언제나 하나의 틀에 얽매이거나 머무르지 않고 예술성의 확립을 위해 여러 실험적인 작품들을 연구해 오고 있다. 그리고 그 실험은 어디서 맺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민구에게 있어 변화라는 명사는 신선하며 유효하다.) ● 이때「소우주」는 자신만의 의식을 목도 화하는 시각적 연결고리이며 무한한 사유와 개인의 서사를 연결하는 매제이다. 그것은 외형상 우주를 뜻하지만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시간 탐미로도 해석할 수 있으며, 현실내외적인 요소들을 아우르는 철학적 통로로 기능하기도 한다. 어쨌든 이민구의 작업은 이를 밑동 삼아 형식의 다변화 아래 전개되고 있으며 그것은 언제나 지체 없는 팽창과 분열을 거듭한 채 여러 도전적인 작업들을 잇도록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현재의 작품이다.

이민구_Microcosmos-XIV_혼합재료_40×50cm_2013
이민구_Microcosmos-XIV_혼합재료_53×45.5cm_2012

2. 오늘날 이민구의 작품엔 형태학적으로 불확실한 미지와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득음, 구성적으로는 관념의 실체화를 향한 의도성이 배어있다. 일차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은 온통 명멸하는 빛의 율동과 그것들이 뿜어내는 매우 화려한 색감들의 향연들이지만 밀도 있는 색과 추상적인 형의 조합 아래 발현되는 생멸, 공명에 의의가 있으며 이것은 곧 위계적인 현실의 세계란 천상적인 성격을 벗어날 수 없음을, 시작과 끝이 함께하는 생명의 순환원리 또한 우주론적 입장에서 존재함을 가리킨다. ● 실제로도 그의 작업들에서 시작과 끝은 전반적인 구조의 주축을 이루지만 규칙적으로 가끔 다듬어진 직선(작품 외부와 맞닿는 기하학적 도상을 말한다.) 이 공간을 점유하면서 열림과 닫음을 공유하는 형국을 이룬다. 일정한 공간 속에서 유유히 떠돌고 있는 우주의 대기와 동적인 빛의 명멸, 리듬과 율동의 고저를 풍요롭게 함유한 채 생성과 소멸, 구축과 폐기, 생과 사, 현실과 비현실적인 것들이 버무려져 돌고 도는 원리를 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 기표상 이것들은 주변 공기의 흐름과 맞물려 하나의 추상적 이미지로 굳어진다. 응축하거나 폭발하는 형상을 갖고 있는 화면, 자유롭게 번져나가는 선, 그 틈에서 색과 빛이 엉켜 분출된 이미지 덩어리는 마치 우주 내부 깊숙한 곳에서 발화하듯 드러나고. 이때 꺼져가거나 상대적으로 선명하게 자기 존재를 각인시키는 빛이 층차(層差)를 달리한 채 존재에 관한 겹침과 스침(하나의 개폐적 상황)을 나타낸다. 이어 색의 무리와 에너지를 이끄는 에너지가 원과 일단의 각에 병치됨으로써 이민구 작업은 하나의 특성으로 규정된다. ● 이러한 바탕을 전재로 이민구의 작업을 접하면 그의 그림들이 단순한 색의 중첩이거나 거미줄형상의 옮김 따위는 아닌, 더구나 색의 점증만이 아닌 전방위적 우주론에 입각한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작업임을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구상성의 구체적 형상을 통한 직접적인 화법(畵法)보다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간접화법을 통해 자신의 언어들을 생성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특히 존재의 물질적 속성보다는 관념적 이치(理致)에 따른다는 해석 역시 가능하며, 화이트와 블랙 배경 위에 빛과 어둠의 교직으로써 (거미줄을 이용한 생명의 궤를 잉태한 작품처럼)그의 그림들 다수가 거대한 우주를 내부로 치환시켜 형상화하고 차분히 질서를 부여하는 과정에 발을 담그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겉보기와는 다른 이미지와 시각, 이민구의 그림 속 조형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민구_Microcosmos-XIV_혼합재료_150×120cm_2013
이민구_Microcosmos-XIV_혼합재료_150×240cm_2013
이민구_Microcosmos-XIV_혼합재료_150×360cm_2013

3. 이를 이민구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세 가지 특징으로 부언하면, 우선 첫 번째 특징은 가시적 세계의 모사적(模寫的) 기능을 점차 상실시키고 순(純) 조형적 요소에 의존하는 경향을 지향한다는 점에 있다. 흑백의 화면, 현란한 색의 휘돌음, 자연 채집된 이미지들의 결합, 절대적 요소만 흡입하는 추상으로의 고착 등은 작가 자신만의 내적미감을 형성하는 바탕이 되고, 이중 거미줄 작업은 인위적이지 않은 조화로움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잘 보여주는 예로 부족함이 없도록 한다.(이 연작은 한 결 같은 자연미를 드러내며 복합적인 표현방법의 구획적인 형식과 도식적인 양식을 띠지만 질서 정연한 미적완성도를 보여준다. 의도된 우연성의 가장을 통한 명료한 형상과 의미의 결정화의 방식을 저버린 비결정의 화법에 반영된 특유의 아우라(Aura)를 겨냥한 채 2차원적인 화판이나 캔버스(Canvas)에 거미줄의 우연성 및 필연성이 어떤 뚜렷한 경계도 없이 맞물려짐으로써 존재의 속성을 더욱 또렷이 드러낸다.) ● 이민구 작업의 두 번째 특징은 평면성을 잃지 않으면서 서로 차원이 다른 개념을 하나의 통찰적 시각, 즉 경험적인 지각대상과 자연 원리적 개념대상을 종합적으로 표출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민구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모티브, 즉 소우주는 하나의 공간에서 화려하게 녹아들고 그 배어들음은 양성의 통합적인 표현 방법아래 가능하게 된다. 이는 거미줄 작업에서처럼 사물의 존재인식을 변증법적으로 내보이는 표현형식으로, 직접적인 우리의 경험 및 지각대상이 되지 않는 자연 현상에 대한 사변적(思辨的)인 이해를 전재한다. 이 같은 구조적 줄기는 사실 모방하기 어렵다. ● 그러나 이민구 작품에 있어 가장 의미적인 특징이자 변별력은 철학적인 소우주론을 바탕으로 한 흔들림 없는 내적 사유에 있다. 상업성에 휘둘리지 않는 초연함도 남다른 특징을 결정케 하는 거푸집이 된다. 다시 말해 당대 필요불가결하다 여겨지는 상업적인 이유와 트렌드의 폭풍우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 들어서있는 무질서의 공간에 일정한 질서를 규정하는 방법'이자, 사유에 사유를 덧대어 무한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작가적 태도야말로 존중되어야할 가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 한편 필자는 그의 작업에서 '빛'을 읽는다. 화면을 좌우 종횡하는 그 빛은 표층(表層)을 가로질러 발광하는 세례(洗禮)를 연상케 하고, 그 세례는 형상을 직접 그리는 결정화의 방식보다 채집을 통한 자연성을 화면 자체의 결과와 일체를 이루게 한 우연성의 프로세스에서 두드러진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의 빛들은 화려한 원색 컬러와 어울려 미지의 공간에 빛과 생성에 속한 사유의 공간을 직조(織造)시킨다는 사실이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의 기호와 상징으로 휘발(揮發)시키고 있지만 발광률이 높을수록 어둠의 두께와 밝음의 층위도 짙어지고 확장됨을 내포한다. 빛은 어둠과 함께 있음으로써 서로의 존재를 증명하고, 모든 세상의 이치란 결국 순환적 순차적 필연성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작가는 익히 알고 있음이다. ■ 홍경한

김종국_12-香_캔버스에 유채_72.7×53cm
김종국_12-香_캔버스에 유채_72.7×53cm
김종국_12-香_캔버스에 유채_72.7×53cm

향기 가득 자연을 품고 환한 꽃잎 단아한 미소 동백꽃 유혹에 사뿐하게 내려앉은 동박새는 그 달콤한 꽃의 향기에 그만 꿀을 딸 생각조차도 미루어 두고 정취를 즐기고 있다. 백자 주전자의 품격이 붉은 동백에 결코 밀리지 않는 당당함으로 자리하고 화폭은 이내 멋과 향이 넘쳐흐른다. ● 서양화가 김종국은 자연을 사랑하는 화가이다. 또한 우리의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는 감성을 담아내는 작가이기도 하다. 옛 선조가 길상을 염원하여 그렸던 화조화처럼 작가는 우리에게 기쁨이 가득하길 바란다. 그림 속 도자기는 친숙하고 정감이 넘치는 다기이거나 백자, 옹기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극히 서민적인 정서와 편안하고 대중적인 질그릇은 투박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차 사발이나 물 항아리, 씨앗병 등의 그릇을 차용해서 작품 안에 담아 놓는 것은 청렴하고 간소하고 소박한 삶에 대한 마음을 잘 드러내고 있다. 작가의 마음이 그와 같기 때문에 너무 화려하지 않고 누구라도 반기고 품어주고 있는 조금은 만만함과 진솔함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마치 내 이웃의 살가운 친숙함이 그러하듯이 작품에 등장하는 그릇들은 우리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까운 주변의 것들이다. 지나친 욕망이 담긴 화려함이 아닌 자신의 고결함과 내면의 진정성이 담백하게 보여 지길 원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김종국_12-香_캔버스에 유채_72.7×53cm
김종국_12-香_캔버스에 유채_72.7×53cm

김종국 작가는 끝없는 욕망과 욕구로 가득 찬 현대인들의 분주한 삶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다.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힌 명품에 대한 애착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고 쉽사리 취하고 버리는 간편주의자 들에게 새로운 명품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값비싼 명품에 대한 막연한 애호와 화려함에 현혹된 부유하듯 가벼운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 안에 이어 내려온 문화와 그 내면의 담백한 미를 느끼게 하고 있다. 그는 고매한 정신을 담아내던 문인화의 모습처럼 정갈하고 단아한 작품을 주된 테마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귀족적인 청자의 고색창연함보다는 은근한 매력이 넘쳐나는 분청을 필두로 우리에게 친숙하고 정겨운 모란과 동백의 화려함까지 작품 속에서 우리 전통의 멋이 풍겨 나오고 있다. ● 진정한 명품은 그것의 존재 자체이다. 사물을 둘러싸고 있는 상표나 가격표 혹은 익숙한 명품 로고가 아니라 정성 가득 마음이 담긴 것들이다. 오늘날의 경박함과 세속적인 번잡함이 선비의 절개와 같은 그윽함으로 정제되고 단아한 모습으로 피어난 꽃잎이 멋스럽게 어울리고 있다. 은은한 향기가 풍겨 나오는 동양의 정서가 만들어낸 작품의 느낌은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작가가 그리고자 하는 우리 안에 담겨진 사상과 문화가 바로 명품 그것이 아닐까 싶다. ■ 이묘숙

Vol.20130702b | 2013번 4-7악장-이민구_김종국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