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밤 혼자 걷는다

백정기展 / BAEKJUNGKI / 白正基 / video.installation   2013_0705 ▶︎ 2013_0731

백정기_맑은 밤 혼자 걷는다_LED_300×300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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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2:00pm~07:00pm

갤러리 두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2가 14-59번지 2층(문래우체국 옆) Tel. +82.10.4940.3035 cafe.naver.com/gallerydoodle

『맑은 밤 혼자 걷는다』전의 기본 개념은 풍경을 촬영한 영상을 음 현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시각을 단순하게 음으로 치환하는데 그치지 않고, 음악적 형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환경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이다. ● 음 현상으로 재구성된 풍경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도시의 다양한 환경을 비교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 소재로 선택된 것은 행궁동의 새벽거리다. 행궁동은 수원성 안쪽에 자리 잡은 마을로 성 밖 거리에 비해 차분하고 조용한 마을이다. 새벽 거리를 촬영한 어두운 영상에서 가장 쉽게 인지되는 시각 요소는 불빛이다. 가로등, 아파트, 자동차 등의 불빛이 나타나는 모양과 그 밀집도가 바로 음 현상으로 치환된다. 같은 형식으로 성 밖 도시를 음 현상으로 치환하여 그 환경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영상작업이다. 이런 음 현상을 만드는 목적은 공감각적 감각을 일깨워 환경에 대한 예민한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백정기_맑은 밤 혼자 걷는다_비디오_00:06:50_2012
백정기_맑은 밤 혼자 걷는다 n02_악보 7쪽_2012

음 현상은 불빛의 밀집도와 화면에서의 높낮이를 기본 소재로 몇 가지 음악적 규칙을 적용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작품에서 음 현상은 불빛의 밀집도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음의 밀도가 행궁동과 다른 도시의 중요한 차이를 나타내 준다. 정적이고 정렬된 음 현상과 동적이고 복잡한 음 현상으로 그 차이가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환경의 성격을 표현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밀도 이외에 환경의 성격을 표현하는 또 다른 요소는 음계다. 작품에서는 두 개의 음계가 쓰였는데 한 개는 가야금 5음 음계이고 또 다른 하나는 12음 음계이다. 음계 자체에는 음악을 어떤 식으로 진행하려는 작곡가의 의도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음계의 선택에 따라 음 현상의 성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5음 음계는 환경의 느낌에 따라 여유롭고 편안한 느낌을 표현할 때 사용하였고 12음계는 불빛 출현을 정확하게 음 현상으로 치환해서 기계적이고 차가운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용하였다.

백정기_효창공원앞역_비디오_00:04:03_2013
백정기_이미지음변환과정_프린트_40×100cm_2013

그 외에 음가의 제한과 선율의 변형, 단순한 대위법을 적용해 음 현상을 풍부하게 진행하고자 했다. 음 현상을 만들어 내는 모든 과정은 작곡의 기초적인 기법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의 결과물을 "음악"이 아니라 "음 현상"이라고 명명하는 것은 음악적 완성도를 획득하기 위해 규칙을 만들고 음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을 청각으로 치환하는 공감각적 효과를 얻어내기 위해 규칙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 아직까지 어떤 규칙을 세워야 어떤 효과가 나는지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나의 작업은 결과가 아니라 아직 과정에 불과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음악의 표면적인 특성 보다 내적인 원리를 적극적으로 탐구해서 음악과 시각을 아우르는 공감각의 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 본다. ■ 백정기

Vol.20130705c | 백정기展 / BAEKJUNGKI / 白正基 / video.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