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_설왕설래(雪王雪來)

임채욱展 / LIMCHAEWOOK / 林採旭 / photography   2013_0705 ▶︎ 2013_0825 / 월요일 휴관

임채욱_Mt. Inwang 1301_한지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0×38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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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705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3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서촌재 서울 종로구 옥인길 65(누상동 4-2번지) Tel. +82.17.202.5620 blog.naver.com/mokga1004

임채욱(1970~)은 서울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10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하며 「Mind Spectrum」, 「山」, 「雪山」연작들을 통해 특유의 동양적 감수성과 현대적 조형의식을 바탕으로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아우르는 풍경들을 담아왔다. 이번 전시 『인왕산_설왕설래』는 최근 임채욱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을 인왕산 자락 바로 아래로 옮긴 후 담은 첫 번째 설경 작품으로, 이를 통해 작가는 붓이 아닌 사진으로 담아낸 현대적 眞景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임채욱_Mt. Inwang 1302_한지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2×100cm_2013
임채욱_Mt. Inwang 1303_한지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40×100cm_2013
임채욱_Mt. Inwang 1304_한지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43×100cm_2013
임채욱_Mt. Inwang 1305_한지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6×100cm_2013

전시명 『인왕산_설왕설래』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인왕산이라는 실경을 소재로 하되, 부재를 설왕설래라 하여 '눈이 오고 가다'는 계절적 의미를 강조하였다. 본디 설왕설래는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며 옳으니 그르니 다툰다'는 뜻인데, 작가는 設을 雪, 즉 눈으로 음독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다. 하지만 실제로 작가는 감상자로 하여금 사진과 회화의 모호한 경계에 대한 서로 다른 변론을 유도하고자 하는 이중적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임채욱_Mt. Inwang 1330_한지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0×45cm_2013
임채욱_Mt. Inwang 1331_한지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0×46cm_2013

예로부터 인왕산은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을 비롯한 많은 진경산수화가들이 즐겨 그린 소재로 후대에 까지 자주 다뤄지는, 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소재이다. 겸재가 그의 말년에 그린 '인왕제색도'는 진경산수화의 정수로 그의 완숙한 화법과 독창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우리만의 고유한 화풍을 일궈낸 바로 그 자리에 임채욱 작가는 자신의 둥지를 틀고 매일 아침 산을 오르며 산과 직접 교감하며 인왕산의 참모습을 담아내고자 한다. 임채욱 작가는 '인왕산의 참모습은 사계절 중에서 눈이 오는 겨울에 가장 잘 드러난다'고 하였는데, 이는 본디 인왕산이 풍수적으로 右白虎에 해당되는 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겸재의 인왕제색도는 검은 먹으로 육중한 바위를 표현한 반면 임채욱의 바위는 반대로 하얀 눈으로 덥혀있고 바위 주름과 나뭇가지들이 검게 대조되어 섬세하면서도 옹골찬 인왕산의 모습이 잘 담겨져 있다. 임채욱의 인왕상 설경이 참신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의 인왕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잠자던 백호 한마리가 기지개를 펴며 으르렁 거릴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리라. 세조가 인왕상 백호를 잡기 위해 세 번이나 인왕산에 오른 일화는 유명하다. 임채욱 작가는 전설의 백호를 언젠가는 만날 기세로 매일 산을 오르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그의 인왕산 설경은 그저 멀리서 바라 본 산의 외형만이 아닌 그동안 우리가 너무 가까이 있으되 잘 모르고 있었던 산의 속살까지 모두 드러낸 진경이다. 그의 인왕산은 그렇게 담백하고 솔직하고, 그러나 백호처럼 위풍당당한 힘을 지니고 있다. ■ 송창애

Vol.20130705f | 임채욱展 / LIMCHAEWOOK / 林採旭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