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하다

오수展 / OHSUE / 吳秀 / mixed media   2013_0716 ▶︎ 2013_0916

오수

초대일시 / 2013_0716_화요일_06:00pm

오프닝 상영회, 프리젠테이션+아티스트 토크 오프닝 공연 / 2013_0716_화요일_08:00pm_박기열(뮤지션+미술가), 문예진(큐레이터) 워크숍 / 또 다른 나, 또 다른 나의 집

주관,주최,기획 / DotlineTV 협력 / 서대문구 책임 큐레이터 / 문예진

관람시간 / 12:00pm~08:00pm

서대문구 예술창작소 DotlineTV 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 277-16번지 Tel. 070.4312.9098 dotlinetv.com

홍은동 일대

우리가 속해 있는 세계 속 일상은 낡은 지각 속 언어에 의해 재현되고 반복된다. 이런 지각의 자동화를 파괴하기 위해 활용되는 데페이즈망(dépaysement)-낯설게 하기-은 현실과 인식의 메카니즘을 분리하여 전혀 다른 시각과 의식으로 전환하도록 하는데, 오수의 '외출하다'는 이러한 맥락 안에서 다양한 화법으로 재현되고 있다. 홍은동의 낡은 담벼락, 대문, 골목, 개천의 귀퉁이는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의 표상과 분리된다. 흙으로 구운 오수의 오브제(생략된 인간형상)가 일상의 구석구석에 들어가 새로운 내러티브를 갖게 되는 것은 즉 기존에 상정된 생각의 체계를 전복하고, 방사형의 리얼리티를 구현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새로운 이야기를 획득한 각각의 오브제들은 재현된 사진을 통해 다시 원본을 찾는 행위로 귀결되는데, 이 순환 구조를 통해 비로소 완전한 분리와 의식의 전환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 이 작은 오브제들은 실은 작가가 활용하던 인간군상에서 떨어져 나온 개체들이다. 유기적인 관계가 희석되고 외형적,물질적인 것으로 전도되는데 이것은 시스템 자체의 퇴화를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선택한 것으로, '획일화된 집단'에서 '자아'로의 복구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데거의 식대로, 인간의 현존은 존재의 마주침이 현존의 조건인데, 조건 자체를 단절시킴으로써 전혀 다른 '존재론'을 제시하고 있다.

오수_나는 누군가의 상처_설치, 사진_가변크기_2013
오수_봄날은 간다_설치, 사진_가변크기_2013
오수_사람 군상_백토, 조합토, 설치_가변크기_2013

셰리 터클(Sherry Turkle)은 프로이트의 연결성을 들어, 우리가 연결장치로부터의 단절과 표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불쾌한 습관"을 버릴 수 없다고 했다-단, 그는 테크놀로지 기반의 네트워크 안에서의 연결성(wi-fi를 기반으로 하는 소통의 장치들)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렇게 얻은 새로운 정체성은 현실의 존재를 종종 뛰어 넘는다. 오수가 만들어낸 인간 형상 또한 그러한 단절로 인한 공포를 상징한다. 개성을 지우고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는 이 도상은 현실의 존재를 지우고, 시스템 속에서 만들어진 무취무색의 white scene을 재현해 낸다. 흙으로, 때론 종이로 그 물성만 바뀌면서 존재는 부각되지 않는 굴절된 세계를 제시하는 것이다. 작가는 white scene을 white noise에 대입시켜 시각적 개념으로 전이시키는데, 백색 소음의 규칙성으로 인해 오히려 주변의 소음을 덮는 이 원리가 white scene이 다양한 정체성을 지우고 일정한 외형과 패턴을 유지하고자하는 층위의 것으로도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군상의 복제 혹은 동어반복은 비교적 설득에 순조로운 편이다. 나노와 복제 그리고 네가티브로 작동하는 오수의 이 편집증적 도상들은 동시대 미술에서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또한 생략과 반복, 추상적 접근법이 오히려 그 반대의 리얼리티를 구체화함으로써 현실에서 보여지는 강박과 상처들을 촘촘하게 은유할 수 있게 된다.

오수_white scene_종이, 설치_가변크기_2013
오수_홍은동 외출 지도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3
오수_아찔한 기억_설치, 사진_가변크기_2013

존재론적 자아는 보통 인식론적 자아를 넘어서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군중과 개인은 동전의 양면처럼 등을 대고 서 있지만, 이들의 관계는 분리할 수 있는 차원의 것은 아니다. 모든 자유의 뒷면에는 두려움이, 모든 잔임함의 뒷면에는 나약함이 등을 대고 있는 것처럼, 한쪽의 소멸을 기대하는 염원은 우리가 영원한 삶을 욕망하는 것 보다 희망이 없는 일이다. ● 이번 오수의 '외출하다'는 낯선 동네에 들어선 작가가, 새로운 공간을 탐험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구성, 설치하면서 겪는 기록이다. 익명의 인간 형상들은 동네 곳곳에 숨어 기록화되고, 그 기록물을 기반으로 관람객이 현장을 찾아나서는 구조로 운용된다.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은 이 익명의 인간형상들은 또 다른 관계와 히스토리를 구성하면서 네트워크 안에서 진화한다. ■ 문예진

Vol.20130716d | 오수展 / OHSUE / 吳秀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