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말의 관심

김병철展 / KIMBYUNGCHUL / 金昞澈 / painting.installation   2013_0717 ▶︎ 2013_0722

김병철_365일_혼합재료_95×85×85cm_201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20924f | 김병철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3_0717_수요일_06:00pm

후원 / 전북도립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EONBUK PROVINCE ART MUSEUM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인사아트센터 제1전시실 Tel. +82.2.720.4354 www.jbartmuse.go.kr

일상의 은유적 문맥 ● 김병철은 회화(繪畵)와 설치물을 시작하기 전(前)에 세라믹(ceramics)작업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점토매체와 씨름하였다. 모름지기 용기(容器)만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회의(懷疑)와 점토에 대한 매체적 본질을 질문할 시기에 갑자기 현대회화와 입체적 사물에 대한 개방된 예술적 가능성이 그에게 열리면서 대학원과정을 통해서 다매체 현대미술가가 되었다. ● 그가 석사논문으로「이우환 李禹煥」론을 썼고 그가 선택한 예술적 태도는 은유(隱喩, metaphor)적 비움과 덧붙이기다. 그의 첫 그림은 꽃의 그림자였는데 화초(花草)의 실체를 그린다기보다는 그림자의 섬세한 음영(shade)이 실체를 상상하게 하는 이중성이 있는 독특한 그림이었다. 이 이중성(二重性)은 성격은 다르지만 그 후 테이블을 주제로 한 설치작품이나 회화작품에서 여러 가지 사건적(event) 형태를 띄면서 더욱 드러나고 심화되는 것을 보게 된다. ● 그가 작품에 등장시키는 테이블(table)은 어느 곳에 놓이든 둘러앉은 사람들에 의해 테이블을 사이로 대화와 소통의 행위가 이루워 진다. 그는 설치작품을 시작하면서 테이블로 시작했는데 그 그림자까지 설정하여 그림자를 활자로 채우듯이 테이블의 의인화(擬人化)된 재치 있는 넋두리 문장(文章)으로 채워져 있었다. (2008년작) ● 이 테이블은 그의 회화에서도 주제였는데 그의 회화 속에 테이블은 작가 자신의 삶뿐아니라 문화비평적문맥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테이블을 유년기의 가족사진이나 그의 생활주변의 일상적인 소품(컵, 책, 작은 선인장화분, 간장독, 벽돌, 핸드폰, 밥그릇, 집모양)과 결합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테이블 다리하나만을 정상적인 길이만큼 남겨두고 그 외에는 보다 짧던가 하나는 아예 없던가이다. ● 그는 능청스럽게도 짧은 다리에는 짧은 만큼 간장독이나 집모형으로 받쳐주고 아예 사라진 다리 밑에는 작은 선인장이 놓여지고 테이블 위에는 그의 부모님의 사진이 놓여졌다. 같은 기간에 그려진 다른 작품의 경우에는 투명컵이나 6개를 쌓은책 또는 벽돌두장, 핸드폰등이 테이블 다리에 받쳐졌는데 그는 「The method of communication」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테이블의 그림자만이 화면 가득히 등장하고 그 테이블의 상판 그늘에 작가의 유년기의 두 누나 사이에서 찍은 사진액자가 세워져 테이블과 가족의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김병철_일말의 관심-약간의 용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91cm_2013
김병철_일말의 관심-슬픈 현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91cm_2013
김병철_일말의 관심c-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13

이와 같이 가족사진과 관계된 회상적 테이블은 더 있는데 테이블 다리와 선반모서리 그리고 화면의 네(4)귀퉁이등에 모두 8장의 가족사진이 배열됨으로서 애틋한(charming)추억의 테이블이 된 것이다. 그런가 하면 화면이 물감으로 흘러내리는 상태에서 테이블의 상판이 없이 네 개의 다리만이 그려져 주제의 살벌한 사건(event)화(化)가 조성되기도 하였다. (2009년작) ● 2010년 작가는 한 전시장에 테이블의 상판은 없이 상판을 받치는 사각의 틀(부목,副木)과 여기에 연결된 하나의 다리로만 설치된 테이블을 등장시키고 다리가 있는 반대쪽 모서리 상판위에 흰색도기 밥그릇을 올려놓고 그 아래에는 검은색도기 밥그릇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검은 밥그릇에는 주식이 어려웠던 시절을 상기시키는 쌀과 보리가 들어 있었고 흰색 밥그릇에는 여유롭게 된 시대의 쌀을 넣었다. (2010년작) ● 작가 김병철은 2011년 이후로는 주로 한쪽 다리만을 그린 테이블이 주종을 이룬 셈인데 그중에서도 그의 팬(Fan)들에게 많이 회자(膾炙,on everyane's lips)됐던 테이블 그림은 다리가 없이 허공에만 떠있는 상판위의 한쪽 끝에 하중이 버겁게 50개의 책이 쌓여있고, 아이러니 하게도 테이블의 다리는 비어있는 상판을 받치고 있는 장면이다. 이 그림은 중력의 상식으로 볼 때 하나의 회화적(繪畵的)사건(event)이지만 작가의 어린시절부터 시작된 책의 학습의 고통을 은유하고 있다. 그래서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책 대신에 다른 사물을 대입했을 때 그의 회화적 아이러니는 이 시대의 불균형적 심리상처를 공유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아이콘(icon)이 아닌가 한다.(2011년작) ● 이와 같이 작가 김병철은 일상의 테이블을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그가 드러내고자하는 문맥때문에 유모러스(humorous)하게도 때로는 사물을 부분적으로 생략하고 패러독스(paradox) 한 해체작업을 통해서 이 시대를 은유하고 있다.

김병철_검은 모델_혼합재료_90×85×85cm_2012

최근 그는 100호 크기의 테이블 삼부작을 완성했다. 이 그림은 테이블의 상판이 없고 하나의 다리를 중심으로 상판을 받치고 있는 가로 부목(副木,splint)일부와 그 부목 위에는 날렵하데 놓여있는 유리와인잔이나 조금 둔해 보이는 고대양식의 받침대 모형위에 모형케익(模形cake), 커피잔, 스마트폰 등이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지기도 하고 천(布)이 걸쳐지기도 하며 테이블 다리가 놓일 자리에 물이 조금 담긴 투명유리물잔이 놓이기도 한 그림들이다. 때로는 부목을 일부러 상하(上下)가 어긋나게 잇대어 그려줌으로서 일종의 유사(類似)적 덧붙이기가 되었고 그로인해서 원래는 일직선 부목과 상판의 일치가 그림 속에서 껄끄럽게 강화하고 해체된 상호소격화(相互疏隔化)현상을 심리적으로 추가하는 사건(event)이 된 것이다. ● 그는 이와 같이 어긋나는 덧붙이기를 통해서 기존테이블을 해체하였고 부목에 도열하듯 일정하게 올려진 일상의 작은 물건들을 통해서 테이블에 놓여 졌던 다른 기억들을 불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 부목과 상판의 소격화(疏隔化) 그리고 사라진 테이블의 다리 또는 균형을 상실한 짧은 다리에 일시적으로 아름답게(?) 채워놓은 상황은 마치 번드르르하게 미봉(彌縫, makeshift temporizing)한 우리자신과 이 시대의 불구적 불안을 들어내는 덧붙임 현상이며 상실을 읽게 된다.

김병철_대화의 방법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cm_2009

그럼에도 여전히 그의 회화(繪畵)는 표면적으로는 거칠게 표현하기보다는 그의 회화적 언표(言表)들은 읽거나 또는 느끼면서 사유할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밝은 미색(美色, rice colour)에서 조금의 어두운 엄버 (umber)색에 이르기까지 고도로 톤을 조율함으로서 매우 개념주의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화면의 드로잉을 샤프-펜슬(sharp pencil)을 이용해 선을 긋기 때문에 도상학적 측면에서 설계도의 기조와 섬세성을 유지하고 그의 대부분의 작품계획서와 아이디어가 수록된 작가의 노우트 북(notebook)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와 같이 그의 회화를 전체적인 분위기와 색채면에서만 볼 때에는 한국인만이 특별히 감지 할 수 있는 한지(韓紙, korea paper)나 무명의 목면포(木棉布, cotton)에서 느끼는 푸근하고 포용적인 편안함이 배어 있음도 본다. 그리고 이에 걸맞는 섬세한 도상적 그리기와 칠하기 또는 미니멀한 설치요소들은 정신적으로도 부담감 없이 친근한 느낌의 분위기로 인해서 윗드 넘치는 그의 작품의 넌센스(nonsense)적 문맥을 읽게 한다. ● 하지만 작가의 은유적 문맥(context)의 측면에서 볼 때. 작가는 유우머와 패러독스한 해체 기법으로 평범한 일상의 소재임에도 감상자의 일반적 인식의 식역(識閾, lmits of consciousmess)에 교란을 일으키고 그 후에 길게 사유시키는 영역이 있는 것은 그의 전작품(全作品)에 나타나는 장점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작가는 테이블이라는 하나의 특별하지도 않은 일상의 사물을 갖고 그는 계속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다. 오늘 그 새벽에도 차(茶)한잔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는 무엇인가 노우트 북에 드로잉을 하고 생각을 적어나가고 있다.

김병철_Tabl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90cm_2009

그는 우리에게 말을 한다.「오늘날 이렇게 다양한 정보와 다극화과 진행된 환경속에서 무엇을 더 특별히 연구하거나 목숨을 걸고 매달릴 수 있겠어요. 이렇게 불안정한 현실에서 스스로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가치 있는 것 아닐까요? 저는 사실상 바쁘거든요. 2살 된 아들의 웃음보면 힘내서 생활비도 벌어야 되고 틈틈이 앞으로 나의 예술에 대해 고민도 해야 되요. 항구 도시에 거주하는 멀티풀한 미술가인 저는 제가 읽은 책들과 드로잉 북을, 다리가 하나 남아있는 테이블의 상판모서리위에 올려놓으면 어떨까 생각하며 웃어보지만 이 모든 것조차 나에게는 그때그때마다 일말의 관심일 수밖에 없는 일이지요.」한다. 분명 그의 인생의 일순위는 그의 예술인듯도 한데 그 예술조차도 야간급행열차와 같이 지나가는「일말」의 지고(至高)의 관심일 뿐, 그의 예술이 정작 현실적으로 그와 그의 식구를 돕고 있는 일은 아니지 않는가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그의 보상 없는 예술활동과 생활 틈새에 매달리고 끼어든 그의 예술은 그 많은 그의 세상사 가운데 「일말의 관심」일 수밖에 없다. ●「일말의 관심」 그것은 오늘날과 같은 포스트(post­modernism)시대에 한 개인의 인생의 수많은 항목(項目, item)중,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memory)이 그의 예술 안에서 은유적 문맥으로 갖추고 어쩔 수 없이 비틀거나 농담하고 또는 괴담 같은 패러독스를 「일말의 관심」으로 표명할 때 그의 팬(Fan)들이 증가함을 본다. 나는 작가 김병철(金昞澈)의 예술적 미래가 양양(揚揚,being exultant)하다고 믿고 있다. (2013년 群山에서) ■ 이건용

Vol.20130717a | 김병철展 / KIMBYUNGCHUL / 金昞澈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