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풍경

서상익展 / SEOSANGIK / 徐相益 / painting   2013_0718 ▶︎ 2013_0804 / 월요일 휴관

서상익_그 숲의 비밀2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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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30pm / 일요일_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GALLERY SUN CONTEMPORARY 서울 종로구 소격동 66번지 Tel. +82.2.720.5789, 5728~9 www.suncontemporary.com

익숙한 풍경 뒤 ●「익숙한 풍경」이란 제목으로 미술관 시리즈를 진행해 왔었다. 화이트 큐브 안에서 생동하는 그림과 관람객을 그리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그림과 공간, 관람객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흥미도 있었다. 익숙하지만 낯설기도 하고 그 의미가 궁금한 풍경이었다.「일상」,「익숙한 풍경」시리즈로 작업을 해오던 중 '익숙함'이란 단어에 대해 생각했다. ● 일상의 평온함 속에서 우린 가끔 뜻하지 않은 일들을 맞게 된다. 뉴스의 수많은 사건, 사고, 죽음이 아니더라도, 일상은 언제든 평온함을 벗어 던지고 익숙했던 논리와 인식은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 아무리 이유와 의미를 헤아리려 해도 답을 찾을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며 깨닫게 된다. 살아가기 위해 부딪히며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이 있음을. 우리가 자연을 이해하고 그 법칙을 헤아리려 애써도 자연을 막을 수는 없는 것처럼, 논리와 인식, 언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은 삶의 변화 앞에 한계를 만난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익숙한 풍경」시리즈에서 그 익숙함이 깨어져버리는 순간에 대한 기록이다. ● 그 변화의 순간은 불교에서 말하는 찰나일 것이다. 시간의 단위로 헤아릴 수 없는 그 순간, 변화는 그렇게 일어난다. 물론 변화에 대한 예고는 조용히 서서히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이 언어를 가짐으로써 자연의 신호에 둔해 진 것처럼, 우린 자신만의 언어와 사고에 갇혀 그 예고를 잘 듣지 못한다. 그래서 그 순간을 두려워 외면하기도 하고,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치기도 한다. 난 그 찰나에 어떤 문이 열린다고 생각했다. 그 문을 통과해 익숙한 듯 하지만 전혀 다른 세계로 빠져들기도 하고, 문을 통해 다른 무언가가 침투해 삶을 변화 시키기도 한다. 어쩌면 그림 또한 그 문들 중 하나이고, 어쩌면 '익숙한 풍경'에서 부유하는 관람객들은 자신의 삶에 변화를 위한 문을 찾고 있는 지도 모른다.

서상익_익숙한 풍경-녹아내리는 문_캔버스에 유채_162.2×112.1cm_2013
서상익_익숙한 풍경-Stairway_캔버스에 유채_145.5×97cm_2013
서상익_Another day-잊혀진 풍경_캔버스에 유채_97×162.2cm_2013
서상익_Another day-lost highway_캔버스에 유채_112.1×162.2cm_2013
서상익_Another day-no color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13
서상익_Another day-no fear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3

색을 우리에게 익숙한 현상이자 생(生), 동(動)이라 한다면, 색이 사라진 형상은 사(死), 정(停)일 것이다. 흑백사진이 가지는 죽음의 미학처럼 색이 사라진 형상은 죽음이자 거리감 이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그 찰나 세상은 죽음과 정지를 거쳐 새로운 색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색은 곧 익숙함으로 변해가겠지만, 그 찰나는 언제 찾아올 지 알 수 없다. 그렇게 끝없는 거듭나고 있다. 변화는 멀리 있지 않다. '익숙함'이란 단어는 '폭풍전야'처럼 일시적 고요함일 뿐이다. 익숙함에 갇혀 정작 중요한 것들을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한다면, 찰나의 순간 우린 쉽게 좌절하고 힘겨워 할 것이다. 익숙해지기 보다는 낯설게 살아가고 언어 이전의 언어를 들어야 한다. 길을 잃었을 때 길이 보이고, 체념하는 순간 내가 보인다. 자연의 법칙에 자비심은 없어도, 계속 살아가길 바라는 애정은 가득하다. 낮은 자세로 바라보고, 따뜻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그려나가야 한다. (2013. 6) ■ 서상익

Vol.20130719h | 서상익展 / SEOSANGIK / 徐相益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