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국지색 傾國之色

성수장 프로젝트 2展   2013_0720 ▶︎ 2013_0726 / 일요일 휴관

강래형_경국지색傾國之色_피그먼트 프린트_58×60cm_2013

초대일시 / 2013_0720_토요일_06:00pm

참여작가 / 강래형

기획,기록 / 성수장 프로젝트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 휴관 * 방문 시 전화 확인 요망

성수장 SEOUNGSUZANG 서울 성동구 성수1가2동 656-893번지 2층 Tel. +82.2.462.8889 www.facebook.com/pages/SeongsuZang

생生은 연극 무대와 같다. 환경이 제공하는 가면을 쓰고 그에 어울리는 역을 연기해야 하는 사람들은 각각의 삶 속에서 여러 개의 배역을 연기한다. 보편적인 사회적 시계로 인간의 삶을 측정해봤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완의 상태로, 다 만들어진 사람으로 행동하길 요구하는, 완성된 세상 속에 던져진다. 그러면 그들은 허겁지겁 당시 유행하는 형식, 롤모델,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 등을 마치 자기의 것인 양 연기한다. 그 가면이 본인에게 적합한지 아닌지 심사 숙고할 여유는 챙기지 못한 채 자신이 던져진 상황과 유사한 때를 위해 만들어진 기성의 가면을 쓰고 자신의 역할을 연기한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쓰고 있는 가면과 본래 얼굴간의 차이를 느낄 때면 대부분 미완의 사람들은 더욱 광적으로 가면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기존의 가면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그 역할에 열정적으로 충실할 수 있는 젊음의 시간은 순수하면서도 참혹하다. 마치 미성숙한 어린아이들이 몸에 맞지 않는 의상을 걸치고 뜻도 모르는 대사를 외워 광적으로 읊어대는 무대와도 같기 때문이다. ●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듬성듬성 비어있던 구멍들이 메워지고, 얼굴을 덮고 있는 가면이 답답하게 느껴지면서 회의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생겨난 회의감은 삶이라는 무대에 어떤 자국을 남긴다. 해가 거듭할수록 회의로 인한 자국은 늘어나지만 그것이 삶을 무너뜨리거나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무의 나이테처럼 의미 있는 시간을 상징하면서 자신을 견고히 한다.

강래형_거듭나기_Reborn_단채널 영상_00:02:34_2013

사계로 순환하는 일년은 시작과 끝점의 구분 없이 횡橫으로 쌓여가는 층인 나이테와 같다. 허나 사람의 나이테는 어떤 기점을 가지고 있는데 순환하는 시간 속의 한 점과 같은 생일生日이 바로 그것이다. 자신이 태어났던 날을 기억하고 매해 돌아오는 그날마다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보고 앞으로 갈 길을 가늠한다. 특히 어느 순간 자신의 삶에 파고들어온 회의에 주목한다. 회의는 가면을 통해 사회에서 정해준 역할에 의심을 품게 하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과 세상이 부여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본래 모습 간의 간극을 보게 한다. 해가 거듭될수록 회의로 인한 나이테는 두텁고 견고해지는 반면 얼굴을 덮고 있는 가면은 얇아지고 가벼워진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수행해야 하는 역할의 종류는 자연스레 늘어나고 얇고 가벼워진 가면의 종류도 따라서 늘어난다. ● 이번 퍼포먼스에 등장하는 주인공 강래형은 일년을 기준으로 하는 순환의 시작이자 끝점인 생일生日에 자신의 회의감과 그로 인한 불안정함, 우울함, 그리고 은밀한 쾌감을 드러내고 기록하고자 한다. 그는 자신에게 씌워진 가면을 방패 삼아 자신의 맨 얼굴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가면의 얼굴과 본래의 얼굴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던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 문득 파고들어온 회의가 마치 악성 코드처럼 은근히 퍼지면서 그는 '제공된 가면과 역할'을 인식하게 되었고 자신의 삶, 존재 자체에 의심을 품게 되었다. 가면의 존재를 인정하고 오히려 가면의 성질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 지금까지 아마도 그는 끔찍하고 아슬아슬한 시간을 보내왔을 것이다. 이번 퍼포먼스에서 강래형은 자신의 가면과 무대의상을 모두 벗고 위태로울 만큼 연약한 알몸, 전혀 꾸미지도 과장하지도 않은 맨 얼굴을 과감하게 드러내 보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부여된 가면들의 주체가 되어 맡겨진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것이다. ● 이것은 강래형이라는 한 개인의 내면을 보여주는 매우 사적인 행위이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모두 미성숙의 존재로 사회에 놓아졌으며 미완의 상태를 감추기 위해 허겁대며 주어진 가면을 의심 없이 받아 그 역할을 수행해왔기 때문에, 그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퍼포먼스를 지켜보는 우리들은 가면을 자유자재로 벗었다 써가며 다양한 역할을 자기 마음대로 연기하는 강래형의 행위를 통해 억눌린 욕망을 대신 표출할 수 있을 것이다. ■ 곽윤수

Vol.20130720e | 경국지색 傾國之色-성수장 프로젝트 2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