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하고 쉬하고 뿌지직

2013_0722 ▶︎ 2013_0804 / 일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3_0722_월요일_06:00pm

참여작가 임체스_다까시_정익명_발스트롱_홍길동_didi beautifulwater & 얼굴없는미녀_방귀벌레_pas_0

기획 / 알알이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보는 GALLERY BONUN 서울 합정동 354-25번지 1층 Tel. +82.2.334.0710 gallerybn.com www.facebook.com/gallerybonun

WC는 White Cube와 Water Closet 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가진다. White cube는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장소로서, 제도화된 특정 조건을 요구한다. 반면, Water Closet은 전시장의 고결함이나 깨끗함과는 다르게 배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은밀하고 더러운 장소로 인식된다. 그러나 전시장이 '사유의 배설물'을 보여주는 장소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작가의 창작 행위와 인간 신체의 '유기적 배변활동'은 비슷한 행위의 지점을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의 생태는 다른 듯 닮아있다. 『쉿하고 쉬하고 뿌지직』展은 금지와 억압 그리고 해소의 이야기를 엿보듯이 때론 비아냥거리거나 기웃기웃하면서 버리고 싶은 것들과 버리지 못하는 것들 사이에서 망설이거나 집착하는 상황들을 주섬주섬 수집하고 또는 묘사하면서 구린 것들을 감추거나 드러내는 작업들을 늘어놓는다. ■ 알알이

다까시_말뿡선_시트지_가변크기_2013

말을 한다. 말을 밷는다. 말풍선이 된다. 말풍선이 떠다닌다. 말풍선이 도망간다. 말풍선을 잡는다. 방귀가 나온다. 뿌우웅. 뿡뿡이가 퍼지려한다. 뿡뿡이를 붙잡는다. 말풍선과 뿡뿡이를 등에 꽂는다. 말뿡선 날개가 된다. 날아간다. 말처럼. 방귀처럼. ■ 다까시

임체스_매일 매일의 일_덴탈크리닉 2080 어린이플러스 치약 딸기_22.7×15.8cm_2013

매일 매일의 일 1. 작업을 희고 튼튼하게 한다. 1. 작업을 청결히 유지한다. 1. 작업을 상쾌하게 한다. 1. 작업의 충치를 예방한다. 1. 작업의 구취를 제거한다. 1. 작업의 잇몸질환을 예방한다. 1. 작업의 심미효과를 높인다. 임체스

정익명_이동형 반-수세식 변기 mobile anti-water closet_ 소대변 비분리형, 변기커버 개폐식_77×35×43cm_2013

생태화장실 진도구는 똥을 재, 부엽토, 왕겨 등으로 다스려 퇴비를 만드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친환경 공장입니다. 노동은 배변활동과 한 삽 뿌리는 행동만 있을뿐입니다. 똥은 버리는 물질이 아닙니다. 다시 소중한 자원으로 되돌려져야 합니다. 전통의 지혜를 산업사회에서 문화로 실천하는 일, 이동형 반-수세식 변기 사용을 권합니다. 건강한 몸과 건강한 땅을 위해서. ■ 정익명

발스트롱_ 청소아줌마 백白_나무에 동판_가변설치_2013

비우기 위해 몸의 은밀한 부분이 노출되는 공간. 금녀의 벽이 쳐진 듯한 장소인 그곳에서 우리는 그 벽을 허무는 한 사람을 마주한다. 그 벽을 허물기 시작하며 그녀의 성별은 모호해지다 모호해졌다. 여느날 처럼 소변기 앞에서 지퍼를 내리는 순간 나는 '고백조의 유머?'와 마주하게 된다. "제발 한발자국만 다가서세요. 흘리는 것은 당신의 크기가 짧다는 것을 공개하는 것이니까요." (청소아줌마 백白) ■ 발스트롱

홍길동_이면을 향한 움직임_봉쇄하기 위한 손놀림_종이에 연필_19×26.2cm_2013

특수의 공간이 생성됨에 따라 규칙과 규율이 은연중 존재하고, 자연스레 제지하는 자와 제지당하는 자의 관계가 발생된다. 그것은 곧 '대항하는 자'가 발생될 것을 내포한다. 이분법적으로 완전한 수동과 능동의 관계가 성립될 수 없으며, 억압의 빈틈으로 부터 제 3자는 그 경계를 허문다. 둘이상의 교차되어 만들어진 경계, '틈'에 주목해보며, 무력해 보이는 듯한 소심한 투쟁으로부터 암묵적으로 이루어진 공동의 심리에 의해 금지의 벽이 차곡차곡 세워진 그림을 보게 된다. ■ 홍길동

didi_연두빛 수줍음_사운드작업_00:10:00_2013

자고로 오줌소리는 오줌소리로 감추어야하는 법. 작가의 우아한 오줌소리로 어린양들을 구하고자한다. 공중화장실 기피증을 탈출하기 위해 보호색과 같은 작가의 오줌소리로 위로를 받으며 편하게 쉬하자. ■ didi

beautifulwater & 얼굴없는미녀_DA NA이야기_피그먼트 프린트_22×50cm_2013

화장실은 공공의 장소이지만 문을 열고 개인이 들어가는 순간 그곳은 사적 영역으로서의 장소성을 획득한다. 그 곳은 때로는 외로움을 배설하는 장소였다가, 가려운 사타구니를 긁는 장소였다가, 일시적 도피처가 되거나 때로는사유의 장이 되기도 한다. 각자가 겪었던 화장실에 대한 기억에서부터 출발하여 미처 배출되지 못한 갖가지사유들을 글과 사진으로 풀어내었다. 이 작업은 칸막이에 가려져 은폐되었던 사건에 대한 고백이자 그 틈새사이에서발견한 판타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 beautifulwater & 얼굴없는미녀

방귀벌레_쓰레기통이 존재하는 투_시트지_가변크기_2012

쓰레기통이 존재하는 투 (쓰레기통은 세계의 미래를 암시한다.) - 쓰레기통은 버려진 쓰레기를 넘칠 때까지 혹은 넘치기 직전까지 담고, 담고, 담아, 일시적으로 비워냄으로서, 소화기관과 같은 투로 존재한다. 꾸역꾸역 흡수하며 담아내겠지만 역으로 부딪치고 흐르고 쏟아내는 그러그러한 배설작용은 인간들이 후에 부여해준 가치일 뿐. 그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공정과정을 거쳐 완성되었고 소비되었다. 온갖 욕구들과 필요들에 의해 만들어진 이것은 또한 무엇인가? 그것들은 얼마나 가소롭고도 가벼운가? ■ 방귀벌레

pas_아무것도 없다_혼합재료_6×12×6cm_2013

잘못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괜히 움츠러든다. 혹여 내 존재를 누가 듣고 있지는 않은지 가까이 들여다 봐야 겨우 보일만한 문틈 사이로 비추는 일자의 풍경 속에서 혹시나 날 들여다보는 눈은 없는지 여기 이상한 것들은 없는지, 하지만 문을 열고나면 밖엔 아무도 없다. ■ pas

0_지렁이가 만들고 임체스가 채집하고 0이 글을 쓰다_지렁이 똥, 햄프끈, 한지에 숯, 종이_41×28cm_2013

WC 그리고 또 WC. 하나는 화장실로 다른 하나는 미술관으로 유추되는 공간. 이들이 다르다는 것은 익히 아는 사실들이므로 얼마나 닮아있는지를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둘 모두 일시적으로 이용되거나 잠시 동안만 기능한다. 보이는 면면들은 표백되고 세척된 깔끔함을 내세운다. 여기에 밀어내거나 내던져진 물질과 활동들이 우리의 뒤에서 그리고 앞에서 존재를 드러낸다. 신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들, 우리는 이번 전시제목 『쉿하고 쉬하고 뿌지직』이란 어구에서 그 존재들이 품고 있는 생각 떵어리들을 살펴보자. ● 일상의 구석으로 자리한 곳, 시대와 이념의 단편들이 유령처럼 떠다니는 곳, 관례적인 패턴들이 강제된 곳, 격리와 감금 그리고 환영이 교차하는 곳, 금기와 일탈을 허용하는 곳, 이곳은 White Cube의 문법들이다. 이곳은 분명 '이상한 곳'이다. 흰색으로 분칠한 공간에서 화장실을 논하는 알알이 작업들은 소소한 일상에서 마주친 사건들을 은밀한 시선으로 때론 내밀한 고백들로 풀어놓는다. ● 발스트롱의 시선을 붙잡아 두었던 청소아줌마의 휴머러스한 문구는 남자의 크기 강박증을 건드린다. 당부와 비아냥을 교묘히 섞어서 사용자에게 밀당을 시도한 것이다. 자존심을 미끼로 가까이 더욱 가까이 유인하고 있는 표면적 부드러움에서 발스트롱은 배후에서 비웃고 있는 강제된 태도를 본 듯하다. 왜냐하면 문구를 현판 같은 완고함과 견고함으로 변환시켰기 때문이다. 엎어지지 않는 삼각꼴 원목에 부식 처리된 문구의 동판 그리고 니스칠 된 보존성들은 이런 태도를 보증하고 있다. 청소아줌마의 요구가 기념비와 계몽적으로 강조된 것이다. 동일한 제시와 재현이 크기와 문구의 반복으로 공공의식을 두텁게 세우는데 공조하고 있다. ● 반면, 유사구조의 상황에서 홍길동은 구멍 난 작은 틈새에 집착한다. 벽 틈에서 스물스물 기어 나오는 개미들의 넘실대는 행렬을 방지하려는 너무나 허술한 한편으로는 순간적 임기응변으로 대처한 휴지뭉치 끼움을 주시한다. 그리고 어떤 힘과 압력에 의해서 구멍 난 모양과 조건반사적으로 맞춰진 형태가 닮아 있음을 발견한다. 경계를 삐집고 들어오려는 존재와 경계를 방어하려는 자 모두 한 지점을 확보하려는 동일한 목적론을 갖고 영토분쟁이 일어난 것이다.「이면을 향한 움직임, 봉쇄하기 위한 손놀림」드로잉은 형태적 반복과 이미지의 중첩들로부터 소유의식을 공고히 하려는 아이콘의 속성을 집착하듯이 드러낸다. ● 반복과 나열로 또 다른 의미를 제시한 임체스의「매일 매일의 일」은 치약 짜는 행위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치아에 관련된 효능을 미술적 주술로 전환시킨다. 그래서 캔버스 위의 치약들은 미술의 제 문제를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한 하루의 의식으로 자리 잡는다. 그런데 치약에서 풍기는 딸기 색소향이 순기능적인 의미에 제동을 건다. 상쾌함이 아니라 찐덕찐덕한 느낌이 이율배반적으로 공간을 장악한다. 빨간 줄과 흰 줄로 늘어선 치약 라인이 서로 침범하지 못하는 것처럼 달콤한 향은 옭아매듯 하면서 접근을 방해하거나 밀어낸다. ● 디디의「연두빛 수줍음」과 파스의「아무것도 없다」는 공중화장실에서 타인의 시선을 심리적으로 느끼는 문제를 사운드와 왜곡된 형상으로 말한다.「연두빛 수줍음」은 소변 소리의 강도와 리듬을 변기 물내림 소리와 함께 맞추려고 시도한다. 소리의 의태로 재구성 혹은 연기된 공조로부터 자신을 감추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눈치를 보는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마치 죄를 짓기 전에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처럼 자연스런 생리현상이 수치심 과 피해의식으로 전이되었다. 그리고 방광염으로 확산되었다. 어떻게 심리적 문제가 육체적 문제로 자리 옮김 할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영역과 보이는 영역은 어쩌면 동의어일지도 모르겠다. 이와는 다르게「아무것도 없다」는 닫힌 공간 안에서조차 감시의 눈길을 느끼는 소심함 자의식에 대한 고백이다. 이것은 어떤 병적 증후로 확장된 상태를 유발하는데, 왜냐하면 사람들이 없어도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순간들을 스스로 만들기 때문이다. 오늘날 무엇이 이토록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가. 보이지 않는 감시체계의 작동 혹은 자기검열의 시스템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어쩌면 자기망상과 환상이 불러들인 미니어처 조각물 처럼 우리는 왜곡된 신체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 방귀벌레의「쓰레기통이 존재하는 투」는 사물에 대한 의인화적 시선으로부터 출발하여 산업생산물의 생산과 소비 과정을 배설행위로 되돌린다. 사물의 형태가 아니라 사물의 매개 활동을 눈여겨본다. 그리고 모든 생산물들의 종착역이자 쓰레기통조차도 쓰레기로 전락하는 소모품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리고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이란 것을 말한다. 이런 뽄새는 사물이 아니라 사람이 존재하는 방식에 더욱 가깝다. 때문에 부제처럼 쓰인 그런데 괄호 안에 숨겨둔 "쓰레기통은 세계의 미래를 암시한다."는 마치 경고문처럼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 정익명의「안티-수세식 변기」는 똥을 다스리기 위한 진도구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재활용 용기와 변기커버를 탈부착 형식으로 제작한 이동형 생태화장실이다. 관리보존과 사용의 편이성이 고려된 간소한 디자인 때문인지 요강처럼 미적 오브제로 비춰지는 면도 있다. 중요한 포인트는 제목 또는 제품명에서 드러나듯이 수세식 화장실에 대한 반감을 노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류의 배설물은 어느 순간부터 존재의 양태가 바뀌었다. 자원에서 폐기물로. 현대는 버리는 것에도 돈을 써야 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아야 하는지를 묻는 듯하다. 한 사람의 실천으로부터. 약간의 불편함을 감내하려는 의지로부터. 그리고 0의 시「지렁이가 만들고 임체스가 채집하고 0이 글을 쓰다」처럼, 지렁이 똥처럼, 순환 고리 ∞의 고리를 찾아서 꿰는 일. ● beautifulwater & 얼굴없는미녀의 텍스트와 이미지가 결합된 공동 작업물이다. 동일한 장소에서 다르게 보고 다른 매체를 통해서 둘의 관점을 접목시키는 과정은 상호 지시적이기도 하고 배타적 이기도 하며 독립적이기도 하다.「DA NA 이야기」는 상보적으로 묶인 작업으로 스치듯 흔들리는 사진에서 배우는 미술관 작품 속을 파고든다. 그 내밀한 보호막을 뚫고 숨으려는 듯이. 그리고 텍스트는 말한다. 좀 전의 후드득 떨어뜨린 부스럼 덩어리들이 숨겨진 장소라고. 그렇게 작품은 사건을 은폐하거나 치부를 감추기 위해 포장과 화장의 기술을 과시한다. ■ 다까시

Vol.20130722d | 쉿하고 쉬하고 뿌지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