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꿈꾸다 MOUNTAIN-DREAMING

이영숙展 / LEEYOUNGSUK / 李英淑 / painting   2013_0724 ▶︎ 2013_0730

이영숙_산-꿈꾸다_한지에 수묵담채_80.3×116.8cm_2013

초대일시 / 2013_0724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09:30am~06:00pm

경인미술관 Kyung-In Museum of Fine Art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11-4 제3관 Tel. +82.(0)2.733.4448, 4449(ARS 9) www.kyunginart.co.kr

어떤 꿈! ● 한 아이가 있었다. 언뜻 보기에도 여느 아이들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왜소한 체구를 가진 계집아이다. 왜소함을 빼고는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그런 아이였지만, 그녀는 마음으로 늘 또래의 아이들과 다른 꿈 하나를 품고 있었다. 그림에 대한 집착과 동경이 그것이다. 명화를 오려서 벽에 붙여놓고 바라보며 모든 것을 얻은 양 즐거워하기도 하고, 우연한 기회에 마음에 드는 작품을 접할 때면 가슴 가득 벅찬 감동과 설렘 앞에 몇 날밤을 설치기도 한다. 지천명地天明을 지난 장맛비 내리는 여름밤! 그녀는 문득 그 꿈이, 왜소하고 내성적이기만 한 유년기의 그녀를 지탱시킨 유일한 통로였음을 기억하곤 그 시절의 회한悔恨에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짐을 느낀다.

이영숙_산-꿈꾸다_한지에 수묵_162.2×112.1cm_2013

잃어버린 꿈! ● 숨 가쁜 시간이 흐르고 어느 순간 훌쩍 커버려 어른이 된 아이는 유년 시절 꿈을 잊고 사는 자신을 발견한다. 인생! 살다 보면 별것 없건만, 험난한 산길을 비켜 세우고 한사코 꽃길만을 꿈꿔왔던 반백의 시간, 그렇게도 봄날같이 따뜻하기만 할 것이라고 주문을 걸고 또 걸며 오늘에 왔건만, 봄날의 훈풍과 여름을 저만치 뒤로한 어느 날 선들한 가을바람을 피부로 접하고서야 인생의 겨울이 필연적으로 온다는 것을 면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이것이 지난날 마음의 본성을 거스른 죄 값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하지만 그 속은 생채기에 소금을 뿌린 듯이 아리고 아팠다! 그리고 오랜 침묵이 흐른 후 초라한 존재감을 확인한 그녀는 지난 유년 시절 밤잠을 설치며 그려온 꿈들을 뒤적이면서, 막혔던 가슴을 추억과 함께 조금씩 열기 시작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복감과 편안함이 밀려온다. 새로운 시작을 예감한다.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 지금부터 새로운 희망을 꿈꿀 시간이다.

이영숙_산-꿈꾸다_한지에 수묵_72.7×116.8cm_2013
이영숙_산-꿈꾸다_한지에 수묵담채_112.1×162.2cm_2013

현재가 된 꿈! ● 그로부터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이젤 앞의 한 여인이 사뭇 진지하게 작품에 몰입하고 있다. 그녀다! 아직은 서투른 붓놀림에 세련미는 없지만 진지함이 묻어나는 유년 시절 꿈이 화폭에 담겨 있다. 그녀의 꿈이 발아하기 위한 힘찬 물올림을 그녀가 몸담은 공간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뿜어내는 에너지는 주위의 소소한 집기들에게까지 생명을 부여하는 듯 활기찬 기운을 느끼게 한다. 굳이 말은 않지만 마주한 그녀의 눈빛에는 행복이 그려져 있다. 현재적 만남을 향유하기까지 꽤 많은 길을 돌아온 이의 눈빛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시름없음이 그 안에 있어서 더욱 좋아 보인다! 꿈꾸는 그녀가 웃는다! 주위의 것들도 덩달아 웃는다.

이영숙_산-꿈꾸다_한지에 수묵_60.6×90.9cm_2013
이영숙_산-꿈꾸다_한지에 수묵_65.1×90.9cm_2012

산이 되어버린 꿈! ● 그녀가 산을 마음속에 품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50년이 넘게 걸렸다. 유년기의 꿈이 이루어지기까지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는 이야기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시간의 힘이 새삼 실감되어진다. 그녀 그림에 등장하는 산은 여느 그림 속 산과 다르다. 사람의 발길을 거부한 태고적 정적만을 고집하는 공간 안에 예외적으로 두 사람이 등장한다. 어린소녀와 반백의 여인이다. 그녀 자신이다! 산은 소녀가 되고 때론 여인이 된다. 그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 그 안에 있는 것이다. 몸이 있음으로 몸짓이 있고, 몸짓은 몸이 있어야 하듯이 그녀에게 산은 꿈이요 꿈은 곧 산으로 해석되어진다. 흔히들 그림을 비춰진 외형에 따라 논하지만 그녀에게 산은 단지 대상으로서 산이 가지는 의미를 넘어선 어릴 적 꿈이자 살아온 삶과 살아갈 삶의 전부로 해석되어진다. 화면 안의 준峻과 령嶺은 그녀 삶의 희노애락喜怒哀樂과 높낮이를 묵묵히 대변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산은 밝은 햇살과 맑은 바람소리를 꿈꾸게 하는 듯하다. 청정한 산의 정령들이 수런수런 깨어나는 듯하다. 산에게 빛과 어둠의 옷을 입혀줌으로써 그것은 시간을 이야기하고 무변광대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품을 실감하게 한다.

이영숙_산-꿈꾸다_한지에 수묵_60.6×90.9cm_2012
이영숙_산-꿈꾸다_한지에 수묵담채_65.1×90.9cm_2012

또 다른 꿈! ● 그녀가 몸서리치며 가슴앓이 하던 회한悔恨의 그날처럼 오늘도 밖에는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모든 사물들이 후줄근히 비에 젖어있다. 세상 모든 것들을 이 비가 녹여버릴 것 같다. 글을 쓰느라 하얗게 밤을 밝힌 후유증이 편두통을 유발하지만, 검은 장막을 걷으며 다가오는 새날은 어찌할 수 없는가 보다. 오락가락하는 장맛비가 물러서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 이 비가 그칠 때쯤에는 지난날 한 아이가 희망해 온 행복한 꿈과 가슴앓이가 중간 숨고르기를 하게 된다. 그녀가 그토록 꿈꾸어 왔던 첫 번째 개인전인 것이다. 오늘을 경험으로 안과 밖을 겸할 수 있는 부족함 없는 삶을 꿈꾸며 이제는 그만 욕심의 끈을 내려놓고 밤샘하느라 헝클어진 심신이 원하는 두통약이나 먹어야겠다. ■ 이영숙

이영숙_산-꿈꾸다_한지에 수묵_112.1×162.2cm_2012
이영숙_산-꿈꾸다_한지에 수묵담채_116.8×80.3cm_2013

What kind of dream! ● There was a kid. One glance is enough to see her, slander and small body comparing other kids. Except for her slander body, she was same with other kids, but she always has a dream in her mind that other children don't have. Obsession and longing for picture, it is. She sometimes enjoys like that she has everything looking at a famous painting pasted up on a wall, when she meets the work she wants all of sudden, sometimes stays up several nights with hearts moved and fluttered. Over her fifty age, the summer night in monsoon! She recalls suddenly that the dream was only a passage to support her in childhood, a slander and shiny, feeling her heart stunning full of remorse in that time.

Lost dream! ● After hectic time passes, a kid becoming an adult growing a tall finds her self live and forget the dream of her childhood. Life! There is nothing but, the time of grayed-hair only dreaming of the beautiful road with flowers, looking away a rough mountain road, although casting a spell again and again that it would be warm like a day in the spring, putting warm wind of spring day and summer back away, one day, she accepts that the winter of life will come certainly after feeling chilly wind of the autumn on skin. Thinking that it is the price of sin ignoring the nature of mind in the past, she has a smile on her face. But, in her mind, there was pain like spreading salts into scars. After long silence passes, confirming her small presence, she starts to open her closed mind reminiscing the dreams she had dreamed not sleeping in several nights in her childhood with memories. Happiness and calmness, different so far, comes to her, Expects a new start. Thinks that something good will happen. From now on, it is the time to dream a new hope.

Dream becoming the present! ● A quo, some time passed. A woman concentrates on her work earnestly in front of easel. It is her! Although unskilled, not having chic yet, there is the dream of her childhood melted with earnest in the painting. This is the moment for confirmation to sprout her dream with water in her space. Released energy gives vibrant vigor, it seems like granting a birth to each small fixtures around. Although she doesn't say, her eyes tell happiness. She looks good, even if she have been walking around long ways to meet us together in the present, her eyes, without any sorrow, do not seem like that. A dreaming woman has a smile on her face! Things around her also follow her smile.

Dream becoming a mountain! ● She needed 50years to hold mountain in her mind. It means, until the dream of her childhood comes true, 50 years needed. It is never a short time. The power of time, anew she feels. The mountain shown in her painting is different with mountains in other paintings. In the place only clinging to the calmness of ancient times denying steps by human beings, exceptively, there are two people appearing. A little girl and a gray-haired woman. She is herself! The mountain sometimes becomes a little girl and a mature woman. Her yesterday, today and tomorrow are in it. There is gesture, because there is body, as gesture needs body, mountain is her dream and the dream can be understood as mountain. Most of people say the picture according to its frame, but mountain has more meaning to her, over the definition of mountain, it can be translated as the dream of her childhood, life she has lived so far, and the all of her life to live ahead of time. A high and steep peak in the picture represents high and low of emotion of her life silently. So... Her mountain seems like dreaming her bright sunshine and clean wind sound. Souls in the clean mountain seems like awake slowly. As giving a clothing of light and darkness to mountain, it tells time and gives an image of broad and boundless idle nature.

Another dream! ● As the day of sorrow having pain in her heart and shuddering, today also is raining of monsoon outside, all things are in a drip. It seems like that the rain will melt everything in the world. Aftereffect, made by the writing without sleeping, causes headache though, I couldn't help meeting a new day skimming dark tent. It needs more time to have monsoon rain going back and forth go. Around the time the rain stops, a child in the past will breath in the middle of road of life between the happy dream and regret. It is her first private exhibition she has been longing for a long time. With today's experience, dreaming the life without inadequacy, filling in and outside, now, putting the strap of greed down, I should have pill of headache tangled body and mind need because of work over night. ■ Lee Young-suk

Vol.20130724g | 이영숙展 / LEEYOUNGSUK / 李英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