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3_0831_토요일_02:00pm
Paradise Lost 김미경展 / 2013_0820 ▶ 2013_0902 The Spatial Plants 김미련展 / 2013_0903 ▶ 2013_0923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스페이스 두루 SPACE DURU 서울 강남구 신사동 619-8번지 1층 Tel. +82.2.783.1354 www.spaceduru.com
"현존과 부재: 불안과 꿈 사이에서" ● '종말'들의 시대에서 사람들은 어떠한 '꿈'을 꾸고 있는가? 작가들의 작품의 세계는 다양한 지형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현시점의 예술에서 그 어떤 이미지의 반란과 허무, 혹은 희열과 욕망도 이 강렬한 단어 '종말'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 21세기의 시작을 '종말'로부터 전개하고 있는 사회는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 그리고 민주주의의 몰락, 공동체와 가족, 인류애의 도덕과 윤리적 기준의 파괴로부터 사회는 다시 인간의 자율적 의지에서 좀 더 나은, 좀 더 사는 것 같은 사회에 대한 꿈과 희망을 공유하며, 소통, 치유, 회복이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제시한다.
꿈의 가능성은 불안에서부터 시작된다. 알랭드 보통은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불안을 극복하거나 욕망을 채우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노력은 하더라도 우리의 목표들이 약속하는 수준의 불안 해소와 평안에 이를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라고 이야기 한다. 명백하게 현상적으로만 보자면 우리의 오늘은 어제와 별다름이 없다. 실제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불안은 사회적 우상들과 동일시하려는 자기 동일화의 과정들이 사회화되면서 '차이'와 '틈'에서 비롯된 욕망으로 빚어진 불안이며, 또한 공동체 안에서 형성된 각 '차이'라는 것에 붙어 기생하는 '비교'라는 인간의 생태적 습관으로 인한 내재적 심리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종종 관계성의 몰락으로, 사회적 혼란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낙원은 실제적으로 어느 곳에나 있지 않았던 그러나 누구나 욕망하였던 장소이다. 우리가 예전처럼 오늘도 그 낙원을 꿈꾼다고 해서 현실이 그리고 오늘이 더 심각한 훼손과 파멸의 극한으로 치닫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도리어 스스로 인간으로 현재의 시공간의 교차점에서 존재와 유별되는 불일치의 순간을 '불안'이라는 것으로 동일시함으로 나의 내재적 의심을 외재적 조건으로 규정지으려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또 다른 의심, 낙원은 찾을 수 없는 그리고 항상 잃어버린 장소로 남겨져야만 우리의 현실이 존재한다는 역설적 가설의 이야기를 서두에 제시하며 작가들의 릴레이 개인전으로 기획된 전시 현존과 부재 : 불안과 꿈 사이에서 에서 김미경, 김미련 두 작가의 작업들은 현실에 통과한 작가의 작업들을 통해 부재된 현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사진작가인 김미경의 "Paradise Lost"는 가상의 스토리속의 한 아이가 꿈을 찾아 헤매는 스토리에 전개를 사진과 영상으로 작업한 작품들이다. "아이는 백마 탄 왕자를 그리고 있었지. 파랑새도 꿈꾸었지. 초원에서 말 달리며 파랑새를 쫓았지. 세상은 연분홍으로 빛나고 있었지. 하지만 백마는 서서히 몰락하기 시작했지. 꽃마차의 파란 환상도 사라지는 듯 했지. 백마는 슬픔에 잠기고 파랑새의 희망도 사라지는 것 같았지. 하지만 백마는 이미 파랑새를 품고 있었지. 그들 사이에서 연분홍빛 나비가 태어났지. 그들은 하나 되어 빛나는 숲속에서 노래하게 되었지." 그녀의 상상 동화는 그녀의 이야기처럼 동질화된다. 마치 꿈의 세상 속에 길을 찾아 떠나가는 이야기는 현실의 작가 자신의 상상 속에 부재된 이상향에 대한 이야기로 읽혀지며, 유아적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각각 다른 사물들은 초록빛 바다나 환상의 바다를 연상하며 작업되었다. 그녀는 이상: 꿈에 대한 상실의 아픔보다 그것에 대한 갈망과 추억의 조각들을 수집하며 반복적인 영상적 내러티브 속에 관객이 동화될 것을 유도한다.
미디어아트작가인 김미련의 작업들은 좀 더 기술적인 부분과 환영적 부분의 결합을 보여준다. 그녀의 작업 "The Spatial Plants" 은 작가 개인의 삶의 방식과 작업의 방식을 가상공간, 정보망의 매트릭스 속에서 이상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한국과 뒤셀도르프라는 시공간의 차이 속에서 각각의 공통된 환경으로 식물들을 스캔하여 인터넷 파일을 통해 교환하였고, 이 이미지는 식물의 현존의 시공간의 정보가 삭제된 채 이미지만으로 가상적 공간속에 부유하듯이 중첩되었다. 그녀의 작업 속에서는 실체된 무언가는 이미 현존했던 과거의 잔영들이고 부재된 현실이다. 이러한 존재성에 대한 작가적 접근들은 그녀의 삶의 방식(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하는) 그녀의 삶의 이야기와도 닮아 있다. 그래서 그녀는 이 작품 속에 길게 작가로써의 진정성의 이야기를 첨부하는지도 모른다. 언제나 길 위에서 스쳐가는 이미지들의 스캔들이 그녀의 삶의 시공간의 스캔의 이미지와 충접되어 가상의 세계에서의 실체의 의미를 다시 이미지화한다. 노마딕한 작가의 삶과 작품의 경계, 그리고 우리의 삶으로 투영된 시공간을 잊어버린 식물 이미지의 현존은 부재되어진, 혹은 상실되어진 지구의 자연, 환경, 그리고 삶들을 다시 만나게 한다.
기획 전시 "현존과 부재 : 불안과 꿈 사이에서 "를 통해 지금의 세상, 지금의 지구 위의 불안 속에 꿈꾸는 이상향에 대한 작은 반짝임을 보이고 싶다. 그리고 오늘, 꿈이 부재하고, 불안이 엄습하는 시공간의 경계에서 스스로를 드러내는 작가들의 작업은 언제나 항상 거기에 있었었던 것처럼 우리는 이 지구의 별 위의 존재들과 관계하고 머무르며 웃고 울 것이다. 또한 역량 있는 청년작가들의 작업들을 재조명하고 새로운 장소와 기획 속에서 관객과 소통하고 예술 사유의 폭을 넓혀가는 것에 열정을 잃어버리지 않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 성원선
Vol.20130819d | Paradise Lost, The Spatial Plants-김미경_김미련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