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아티스트 스튜디오 2013

솔로몬 레지던시 프로그램 오픈스튜디오 / 입주작가展   2013_1006 ▶︎ 2013_1013

초대일시 / 2013_1006_일요일_05:00pm

참여작가 / 김대웅_노영미_이상우_조민호(2기 입주작가)

관람시간 / 11:00am~06:00pm

솔로몬아티스트레지던시 케이크갤러리 Solomon Artist Residency_Cake gallery 서울 중구 황학동 59번지 솔로몬빌딩 1,2층 Tel. +82.2.2233.7317 blog.naver.com/gallery_cake www.facebook.com/solomonartistresidency

솔로몬 아티스트 스튜디오+케이크 갤러리는 도깨비 시장과 인근 노점상의 벼룩시장으로 활기를 띠는 황학동 재래시장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2012년 여덟 명의 작가들의 입주를 시작으로 운영된 솔로몬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공모를 통해 최소 6개월 단위로 입주 작가를 선정하며 멘토링 프로그램, 지역연계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케이크 갤러리는 1층 공간의 일부를 활용하는 프로젝트 스페이스이다. 기존 화이트큐브 전시장과 달리 시장 상점이라는 누적된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는 공간으로서, 레지던시 입주 작가 및 외부 기획 전시 등 실험적인 작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오픈스튜디오는 2013년 4월 입주를 시작으로 6개월의 창작 기간을 가져온 2기 입주 작가 (김대웅, 노영미, 이상우, 조민호)의 보고전과 함께 진행 된다. 행사 기간 중 1층 전시장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2층 스튜디오를 오픈하여 작가들의 이전 작업들을 살펴볼 수 있다.

김대웅_너의 서재_영상_사운드_가변설치, 00:05:20_2013
김대웅_방산별곡_종이에 텍스트_12×17cm_2013

김대웅(Dae Woong Kim)은 동국대학교 미술학부를 졸업했다. 학부 시절부터 일관적으로 지속해 온 정체성에 대한 고찰은 지금에 와서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그 모티프를 얻고 있다. 따라서 주변에 머물렀던 환경 안에 침투하여 직접적으로 소통하면서 모티프들을 수집하는 방법을 취한다. 이번 전시에서 김대웅은 을지로 1가부터 시작되어 착착 진행되고 있는 도시개발사업이 언젠가는 황학동이 위치한 청계 7가에까지 미칠 것이라는 예상에서 출발했다. 그는 신 도심과 맞닿은 을지로 방산시장에서 식당 배달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 일(노동)은 사실 작가에게 실질적인 경제적인 수단이 된다는 측면에서, 다른 시장 상인들과 변별점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이 경우에 문제시 될 수 있는 지점은, 인류학자들처럼 어떠한 전제를 가지고 일정 공동체에 개입하여 경험적 결과를 도출해내는 방법이 작업의 핵심이냐 하는 점인데, 김대웅의 방식은 이와는 달리 그들과 직접 살을 맞대고, 같은 시간을 보내고,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 경험 – 그 오로지 자체에서만 우러나온다. 할 포스터가 이미 비판했듯이, 미술가는 제도적으로 승인된 권위를 가진 전형적인 외부인에 불과하다. 하지만 김대웅의 작업에서 타자에게 다가서는 방식은 철저히 타자 내부에 들어가고자 하는 것에 있기 때문에, 공동체 기반 미술가들이 무심코 차이를 식민화하는 실수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방산별곡」과「너의 서재」는 김대웅이 구축하고자 하는 체험적 연대와 '장소에 기반한' 공동체의 감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노영미_untitled_종이에 연필_128×171cm_2013 노영미_untitled_혼합재료_32×23cm×5_2013
솔로몬 아티스트 스튜디오 2013展_솔로몬아티스트레지던시 케이크갤러리_2013

노영미(Esta Youngmee Roh)는 시카고 예술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과 한국에서 작업을 해오며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관심과 세상의 마땅한 가치들에 대한 의심을 갖고 있다. 현재 몰두하는 지점은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노출되고 당연시 되는 시대에서의 '승리' 혹은 '승리감'에 관한 것이다. 회화와 인형(人形: 사람의 형상)을 이용한 오브제, 비디오, 그래픽 노블 등 여러 매체를 통하여 함축과 서사를 오고가며 실험 중에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노영미의 작품「Wisdoms of the 21th century in Hwanghak-dong」은 황학동 시장 거리 곳곳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그에 걸맞는 트로피를 수여하는 내용이다. 중고품시장의 황혼과 함께 상인이 연주하는 아코디언 소리가 나즉히 들려오듯, 황학동 거리들 곳곳마다 세심하게 지정되는 트로피 이미지는 처연하고 무기력하고, 너무나도 감성적이라서 되려 무감각해져 버리는 지점을 공유한다. 이러한 역설적인 지점은 신들을 기만한 벌로 영원히 반복되는 노동의 굴레에 감금된 시지프스를 상기시킨다. 이러한 굴레 안에서는, 승리라던가 성공이라던가 혹은 어떤 의미 체계 안에서의 가치는 모두 부질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다시 떨어져 버리고 말 바위 앞에서 현대 사회의 자본주의 논리에 종속된 성공 가치는 더욱 높아져만 간다. 노영미는 이렇게 성공해야 한다는 잔소리로 가득찬 세상에서 가만히 아코디언 연주로 하루를 마감하는 상인들에게 오히려 트로피를 선사하고자 했다. 나아가 그녀는 '상장'이라는 상징적 이미지 속에 존재하는 변형된 도상들을 끄집어 내어 평면 작업으로 변형시켰다. 상장에 그려진 이미지들은 현실에 존재하는 동물들의 특정 부분들을 해체하고 재조합하여 만들어낸 상상 속의 동물들이었던 것이다. 경쟁에서 승리한 자들을 위로할 수 있는 것들이란, 이렇듯 결국 현실에 기반한 허상 – 즉 환타지와 결탁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승자에게만 부여되는 트로피와 상장 이미지의 변주는, 현대 사회의 뒤틀린 욕망과 성공 신화에게 비판적인 태도를 전제로 한다. 또한 동시에 이러한 욕망과 신화의 구조 안에서 탈락되어 버린 황학동이라는 공동체를 드러냄으로써 기존의 가치에 흠집을 내어 역설적이고 분리된 감성를 일으키고자 한 것이다.

이상우_penis_C 프린트_28×35.5cm_2013
솔로몬 아티스트 스튜디오 2013展_솔로몬아티스트레지던시 케이크갤러리_2013

이상우(Sang-woo, LEE)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다.「2호선 프로젝트」(2012)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일상적으로 사회화되어진 권위에 대한 무지각적 복종을 도발적으로 전복시키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때 발생하는 불편함의 근원을 찾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penis」,「성 접대」라는 다소 파격적인 제목의 신작을 발표하는 작가 이상우는 권력 주체에 (특히 그것이 성에 기반하는 경우)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작가는 자신의 아버지의 옷을 벗기고 카메라 앞에 세우는 것으로 이러한 권력 비판적인 태도를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미술이라는 체계 내에서만 통용되는 전문 용어나 언어를 알기 힘들었다는 점이 오히려 작가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간단하면서, 본능적인 감각 그대로를 여과없이 표출해내는 그의 작업 성향은 만약 그가 여타 미술 교육 과정을 거쳤다면 가지기 힘들었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제도적인 미술 기관에서 흔히 받아들여지기 힘든 경력의 작가가 미술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데에는, 솔로몬 아티스트 스튜디오라는 특수한 형태의 장소와도 연결된다고 본다. 장소성에 기반한 정체성의 모색은 솔로몬 아티스트 스튜디오에게 일종의 비제도적인 어떤 성격을 부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비제도적인 성격은 이상우 작가에게는 역설적으로 제도적인 진입의 경계선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시장이라는 맥락 안에서 미술을 행하면서 발생한 비제도적인 특성과, 역으로 스스로 제도를 생성할 수 있는 전시 장소의 특성이 이상우라는 작가를 포섭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조민호_3.1아파트-남은 계단_디지털 이미지 슬라이드쇼_가변설치_2013
솔로몬 아티스트 스튜디오 2013展_솔로몬아티스트레지던시 케이크갤러리_2013

조민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전문사를 졸업했다. OCI 미술관에서 첫 개인전 SPECTER PROJECT(2011)를 열었다. 참여한 주요 단체전은 물밑 대화 (쿤스트 독, 2012), 기념비적인 여행 (스페이스 씨, 2010), 드림 하우스 (아트스페이스 풀, 2009) 등이 있으며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발과 부산국제비디오아트페스티발에서 에피소즈- 익명의 기념비를 상영했다. 2012년엔 갤러리 175에서 PARK LIFE 전시를 기획했다. 조민호는 우리사회에서 나타난 다양한 현상을 재해석하는 작업과정을 통해 우리시대의 탈구된 기억을 회복하고 상상하며 새로운 공존의 가능성을 발견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구체적 현장 속에서 예술이 사회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하여 작업한 조민호의「3.1아파트 프로젝트」는 삼일시민아파트를 도큐멘터리의 방식으로 다룬다. 그는 꼼꼼한 사전 리서치와 현장 중심의 기록물을 바탕으로 삼일시민아파트의 안팎을 사진으로 기록하여 아카이브를 형성한다. 적극적으로 현장에 개입하여 남긴 시각적 기록물과, 관련인의 이야기, 텍스트 기반의 리서치 등을 통하여 얻은 정보를 재조합하고 리스토리텔링을 하여 자신의 고유한 작업적 맥락에 가져다 놓는 것이다. 그의 작업적 맥락은 지속적으로 한국 근대사에서 은폐된 트라우마를 시각화하는 것에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삼일시민아파트 또한 그의 작업 안에서 무리한 개발정책으로 파생된 상흔이자 시각적 트라우마로 매개되었다. 근대화와 개발이라는 상징적 질서에 의해 지어졌다가, 다시 같은 이유로 그 일부가 잘려져 나간 모습의 건물은 황학동이라는 장소 뿐 아니라, 이 시대에 내몰린 삶 전부를 환유하는 장치로 보인다. 조민호는 이러한 장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되 주변인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한다. 자칫 그 맥락 마저도 타자화하고 대상화할 수 있는 사안에서 조심스럽게 주위를 맴돌며 기록해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용도변경신청」작품에서도 드러난다. 솔로몬 아티스트 스튜디오와 주변 건물의 특수한 기계적 장치들을 활용하면서, 주변인으로서의 우리가 그것들에 반응하는 모습들을 이끌어낸다. ■ 윤민화

Vol.20131006e | 솔로몬 아티스트 스튜디오 2013-솔로몬 레지던시 프로그램 오픈스튜디오 / 입주작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