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ecious Message 소중한 메시지

김은옥展 / KIMEUNOK / 金恩玉 / painting   2013_1007 ▶︎ 2013_1013

김은옥_The Precious Message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13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김은옥 블로그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3_1007_월요일_03:00pm

한국구상대제展

관람료 / 6,000원

관람시간 / 11:00am~08:00pm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Hangaram Art Museum, Seoul Arts Center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서초동 700번지) 3층 C9 Tel. +82.2.514.9292 www.sac.or.kr

'보자기'의 표피 아래 감추인 조형적 구조에 대하여 ● 작가 김은옥의 작업에서는 화려한 색채와 장식적인 문양이 특징적으로 보이는 '보자기'의 이미지와 그 '보자기' 안으로 무엇인가 양감만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형체가 드러난 '보따리' 모양의 형상이 발견된다. ● 한국적 정서가 담겨 있는 '보자기'의 이미지와 문양은 지속적으로 한국 고유의 정서를 드러내는 특정한 시각적 신호를 발생시키고 있는데, 이와 함께 단순하고 소박해 보이는 '보따리'라는 모양새는 가방이나 상자 등 물건을 나르는 다른 여타의 용기와는 달리 내용물의 형상이 어느 정도 드러나게 된다는 점에서 마치 한국인들의 정서적 태도처럼 직설적이지 않지만 강하게 내면의 정서를 연결시키는 방식의 시각적 구조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은옥_The Precious Message_나무, 캔버스에 유채_53×57cm_2013

이는 작가가 작품명제로 제시하고 있는 'precious Message'가 암시하는 것처럼 내용물이 직접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무언가 소중한 물건이 담겨 있음직한 상황을 드러내는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 그런데 작가가 그려내는 시각적 상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작가는 그의 작업과정에서 몇 가지 독특한 조형적 시도를 하고 있음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먼저 3차원 현실 공간을 지시하는 일루젼적 재현 공간과 평면적 지지체 공간 사이의 긴장과 균형을 이루어내는 조형적 관계성에 대한 것이다.

김은옥_The Precious Message_캔버스에 유채_72.7×53cm_2013

사실 회화의 역사에 있어서 사실적 재현의 문제와 지지체 구조에 대한 문제는 오랫동안 중요한 논의 주제가 되어 왔지만, 여기서 작가 김은옥이 채택하는 재현의 방법은 붓터치 하나 없는 극사실적 표현과 터치가 어느 정도 살아있는 표현적 재현의 중간지점에 있음을 보게 된다. 전자가 환영에 의해 지시되는 원본적 실제에 종속되는 재현적 표현물이라는 점에서의 예술품의 위치를 말한다면 후자는 원본적 실제와 관계하면서도 예술품 자체의 또 하나의 창조적 실제로의 새로운 원본적 위치를 점유하는 예술가의 창조물로서의 예술품의 위치를 확인하는 지점일 것이다. 작가는 보따리에 쌓여있는 귀중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실제적 상황을 지시하는 회화적 재현을 시도하면서도 동시에 이 회화적 표현 자체가 귀중한 메시지 자체가 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김은옥_The Precious Message_캔버스에 유채_90.9×65.1cm_2013

그래서 작가 김은옥의 작업은 한 대상을 극대화하고 자세한 묘사를 한다는 점으로 인해 일견 극사실주의, 포토리얼리즘의 방식을 취하고 있어 보이지만 가까이 근접해서 작업을 관찰해 보면 작가는 붓터치를 어느 정도 남겨두고 있으며 어느 정도 드로잉적 선묘의 느낌을 남겨두고자 하였다. 사진적 극사실성 그 자체 보다는 작품내의 대상과 배경공간과의 관계 혹은 작품의 화면과 작품이 설치될 공간과의 관계와 같은 상호 텍스트적 호응 방식에 따른 이미지의 적절한 표현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며, 극사실적 일루젼이 연출해 내는 3차원적 환영공간과 2차원적 평면일 수 밖에 없는 회화적 한계 사이를 적절한 균형을 갖고 유지할 수 있는 절충지점을 찾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김은옥_The Precious Message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13

이러한 긴장과 균형을 모색하는 작가의 독특한 경향은 2차원적인 상태인 '보자기'와 3차원적 상태인 '보따리'의 관계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캔바스 내의 대상물과 배경공간 심지어는 캔바스 자체와 캔바스가 설치될 전시공간 사이에서도 일어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작가는 때로는 캔바스의 하드엣쥐(hard edge)가 드러나는 모서리를 모두 제거해 버리고 보따리와 같은 대상물의 형상 그대로가 캔바스 모양이 되도록 대상물의 실루엣을 그대로 도려낸 형태의 변형 캔바스를 만들어 쓰거나 기존의 캔바스를 이용하더라도 보따리가 놓여 있을만한 투시법적 배경 공간을 그려내지 않고 오히려 평면적이거나 장식적인 형태의 심리적 메타포 공간으로서의 배경을 대상물과 구별하여 등장시키기도 한다. 회화작업의 지지체를 윈도우적 시각 구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조형언어의 상응되는 구조의 다른 한축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다.

김은옥_The Precious Message_나무, 캔버스에 유채_57×53cm_2013

'보따리'가 '보자기'의 표피를 갖고 있기에 표면상 '보자기'일 수 밖에 없음에도 '보따리'라는 특정한 명칭으로 불리게 되는 것은 그 안에 담겨있는 물체의 모양에 지배를 받는 형태의 종속성으로 인함이다. '보따리' 자체는 독립적 형상을 특정화하기 시키기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따리'의 보편적 형상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보자기'와 그 '보자기' 안에 감싸진 내용물 간의 긴장감 속에서 '보따리'라는 물체의 전형적 형상을 떠올리게 되는 습관적 기억 재생 방식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은옥_The Precious Message_캔버스에 유채_60×60cm_2013

결국 작가 김은옥은 회화적 재현의 문제에 있어서 재현 대상으로서의 원본이라는 실체적 상황과 작가의 창작물로서의 원본의 실체적 상황에 대하여 긴장과 균형관계 아래 양자를 연결시키는 시도를 통해 원본성의 의미와 회화적 재현에 대한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방식을 던져주고 있다. 또한 회화적 표현, 특별히 사실적 표현에서 표피적으로 재생되는 환영으로서의 공간 이면에서 아우라적 실체로 다가오게 되는 의미의 체계에 대한 관심에서 비언어적 영역인 정서와 심상의 세계에 대한 조형적 표현의 가능성에 대해 실험해 오고 있으며 이를 시각언어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의 한 방식으로 'Precious Message'라는 특정한 주제의 작업들을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 이승훈

Vol.20131007b | 김은옥展 / KIMEUNOK / 金恩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