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간애 內宇間愛

송일근_정다정 2인展   2013_1004 ▶︎ 2013_1018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송일근_우리 허허_논흙 조합토, 무유 장작가마 소성_부분

초대일시 / 2013_1004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7:30pm / 10월18일_10:30am~06:0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롯데갤러리 광주점 LOTTE GALLERY GWANGJU STORE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 7-12번지 광주은행 본점 1층 Tel. +82.62.221.1807~8 blog.naver.com/glotteart

'허허공방' 정다정, 송일근 내외의 작품 전시회 『內宇間愛』에 부쳐서 ● 우리네 삶을 봅니다. 저마다 자기 속에 어떤 생각과 욕구, 습성을 지니고 살아가지만 '에고' 라고 하는 '나(我)'를 자기중심에 놓고 '너'와 '주변의 존재들'을 분리하면서 살아갑니다. 전시회 이름을 '內宇間愛' 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떠오른 생각입니다. 내외간을 또 다르게 內宇間이라고 하니 그 말이 새롭게 들어오네요. '나(我)'를 중심에 놓는 그런 어설픈 사랑이 아니라 '內宇'가 된 상태에서의 사랑이라는 거지요. 허허(虛虛)하여, 비우고 비워서 크게 비워진 그 자리에 온 우주가 들어서는 內宇의 삶을 사는 두 분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온갖 욕망과 무지, 편견을 비워내고 타고난 경향성까지도 비울 것은 비워가면서, 그 자리에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모든 생명들을 한 가족으로 들이는, 그래서 내 안이 우주가 되는 길. 태어나고 자란 마을에서 평생 논밭 일구고 살면서 스스로 집을 짓고, 평범한 논흙을 가져다 토우와 도자기를 만들고, 모시나 옥양목에 물을 들여 바느질을 하고, 예쁘고 참한 아들딸을 키우면서 살아가는, 정다정, 송일근 내외의 모습입니다. 그렇듯 한결같이 내우의 길을 가는 두 분이 이 계절에 작품과 함께 우리에게 다가오시네요. 작품 하나하나가 생활처럼 정답습니다. 소탈하면서 자유롭네요. 깊은 안목과 사물에 대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자연스러운 기품이 보는 이의 가슴을 훈훈하게 하고 미소를 짓게 합니다. ● 어수선한 세상이에요. 무지와 탐욕에 절은 인간 군상들의 다툼과 훼손된 자연 생태계, 전 지구적인 어려움이 크게 와 닿는 요즘 시대에, 무월리 달빛마을 두 내외가 나누는 잔치가 각별합니다. 큰 위로가 되고 참으로 기쁘고 고마운 일입니다. ● 내 안의 우주가 풍성하고 큰 사랑이 오가는 삶, 이 내외의 삶을 이 결실의 계절에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 우공 임승룡

송일근_거시기_논흙 조합토, 무유 장작가마 소성_부분
송일근_젠장할_논흙 조합토, 무유 장작가마 소성_부분
송일근_함몰적 분출_논흙 조합토, 무유 장작가마 소성_부분
송일근_거시기_논흙 조합토, 무유 장작가마 소성
송일근_내우간에 사유된 통념의 해방적 분출_옹기토, 무유 장작가마 소성

달뜰에 흙내를 밟고 서서 ● 전남 담양군 대덕면 금산리. 군에서 면으로, 다시 마을로, 그렇게 들어가고 또 들어간단다. 장작 타는 냄새인지 밥 짓는 냄새인지, 따순 시골내음이 마음 한켠의 퍼석함을 자극한다. 그새 해가 짧아졌나 보다. 서둘러 출발했건만 무월 마을은 금방도 해름창이다. 무월(撫月), 달을 어루만지는 형국이란다. 마을 이름에 낭만이 그득하다. 건너 건너 전해들은 송일근, 정다정 부부의 일상은 뜻 그대로 옹골차 보인다. 3년 간의 이장직으로 일군 이곳저곳의 면면이란 정갈하고 야무지기 그지없다. 공력이 만만치 않았을 야트막한 돌담 너머로 '허허공방'이 자리하고, 이내 고샅길을 사이에 두고 살림채가 있다. 나고 자란 모냥 그대로 둠벅 둠벅 이어 맞춘 서까래와 기둥 틈새, 완만한 맛을 뽐내는 흙벽 군데군데에는, 제법 시원스레 너스레를 떠는 녀석들이 자리한다. 논흙으로 빚은 토우들이다. 논바닥에 떨어진 지푸라기와 질척한 흙이 한데 뒤 섞여, 사시사철 노동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 "뭣이 그렇게 좋간데!" 고까운 마음에 다가가 보기도, 그 큰 웃음에 무심히 따라 웃기까지 해본다. 어릴 적 무료함을 달래주던 찰흙놀이처럼, 빚은 이의 손맛이 그대로 드러나는 토우들은 간간한 서정을 자극한다. 특별할 것 없는 식재들로 무쳐낸 시골 할매의 '거섭'처럼 참으로 맛나고 정겹다. 농사짓는 촌부 송일근은 그 잘난 미술대학을 나오지도 도예를 배운 이도 아니다. 녹록지 않은 생의 와중에, 끝내는 나고 자란 고향땅 무월리에 삶의 터전을 닦았다. 땅에 의지해 살다보니 만들게 된 토우와 생활자기들은 하나같이 그 생의 흔적들이 담겨 있다. 성형이 용이한 점토, 백토는 고사하고 무유소성에 때로는 소성을 가하지 않은 작품들도 눈에 띤다. 불순물 가득한 물성으로 쌓아 올린 흙덩어리들은 자연이 만들어낸 퇴적의 시간만큼이나, 풍화되고 소멸되어 다시 자연의 일부로 어우러진다. '허허로운' 흔적들을 훔쳐내는 시간, 완성도와 작품성에 물든 필자의 눈에는 여간 당황스러운 매 순간순간이다. 그의 아내 정다정은 바느질을 한다. 삼베에 모시에 광목천에 쪽물도 들이고, 치자물도 들이고, 황톳물도 들이고, 색색의 꽃물도 들인다. 조각조각 잇고 꿰매어진 보와 이불을 보고 있자니 심란하기 짝이 없다. 촌부의 아내로 아무개의 어미로 살아가는 와중에, 이것들을 언제 물들이고 잇고 꿰맸을까 벌떡증이 올라온다. 결혼 전, 부모 없는 자식들을 거둬 냈던 그 마음자리인지 심중의 결이 으레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서구의 추상회화 못지않게 자리 놓인 조각보에는 이름 그대로 다정한 글귀들이 눈에 띤다. 어느 하루의 일기들이 수놓여져 있다. ● "단풍이 들어간다. 내 초록 가슴 어루만지며 부끄럽다고 노오랗게 빠알갛게 단풍이 들어간다" ● 흙에서 생명이 움트고 그 흙에 경외의 마음을 담아내는, 흙을 꼭 빼닮은 남편처럼 온 산천의 귀한 것들을 벗 삼아,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잇고 꿰매고 수놓는다. 앞을 헤아릴 수 없는 세상사에 비해 그 할일 제대로 해내는 자연과 같이, 두 내외는 그렇게 사람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금번 초대전은 그 소임의 기록을 보여주는 자리이다. 조금은 투박하고, 때로는 소소하지만 범부의 마음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것들, 그저 평범해서 있는 모습 그대로 아름다운 것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부부사이를 일컫는 사투리 '내우간에'에서 비롯된 '내우간애 內宇間愛'라는 전시명. 그 뜻이 새삼 짙은 의미로 읽혀짐도, 비우고 비움으로 더욱 풍성해져가는 두 분의 마음이 여느 때보다 상서롭기 때문일 게다. ● 늦은 밤, 마을을 떠나올 때 쥐어준 '무월 아짐'의 한줌 돈부콩, 옥수수알이 여적 아까운 날들이다. 땅이 안겨주는 한아름의 넉넉함까지는 아니어도, 보잘것없어 뵈어 지나쳐 버리는 사람살이의 멋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면 정말로 좋겠다. ■ 고영재

송일근_무월 달 찾그릇_논흙 조합토, 무유 장작가마 소성
송일근_무월다완_조합토, 장작가마 소성
송일근_우리 허허_논흙 조합토, 무유 장작가마 소성
송일근_젠장할_논흙 조합토, 무유 장작가마 소성
송일근_화병 - 가을로 젖어드는 어머니품_조합토, 장작가마 소성

송일근 ● 논흙으로 토우와 그릇을 만든다. 그를 농부이게 해주는 그 흙으로 만든 토우와 그릇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 쓸쓸한 가슴, 시린 가슴들을 보듬는다. 그는 1958년 전남 담양의 무월리에서 태어나 어른이 될 때까지 잔병치레와 큰병치레를 다 거친다. 군대를 갔다 온 후 사업을 하는 동안에도 병원신세만 지다가 고향땅으로 돌아와 몸을 쉬어 주며 흙을 주물러가며 벼농사를 시작했다. 농사일 쉬엄쉬엄 논둑에 앉아 논흙 한 줌으로 토우를 만들고 제법 멋을 부려가며 생활자기도 만들어 보았다. 그러다가 삶의 풍경을 닮은 토우에 마음을 쏟고 그 흔적을 이 세상에 남긴다. 그가 만든 토우들은 투박하다. 어떤 것은 아예 불에 굽지도 않는다. '언제든지 다시 흙으로 돌아가 더 많은 생명을 키우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1997년 정스텔라와 그의 집 마당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현준, 현지 남매를 두었다. 지금까지 개인전 3회와 기획전 · 단체전 30여 회를 광주, 서울, 일본에서 열었고 달을 어루만지는 마을 무월리에서 '허허도예공방'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허허롭게 무던하게 살고 있다.

정다정_무월 가을동화 조각보 이불_광목, 린넨, 손바느질
정다정_무월 가을동화 조각보 이불_광목, 린넨, 손바느질
정다정_무월 가을동화 조각보 이불_광목, 린넨, 손바느질
정다정_무월 가을동화 조각보 이불_광목, 린넨, 손바느질

정다정 ● 1960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다. 결혼 전에는 '마음 아파 낳은 자식'인 장애를 가진 아이들 여섯 명과 함께 생활하면서 '미혼모'로 불렸다. 그러다가 '꼭 산 같은, 흙 같은 남자' 송일근을 만나 '배 아파 낳은 자식' 둘을 키우면서, 때 맞춰 씨 뿌릴 줄 알고 정성들여 가꿀 줄도 알고 거두어서 나눌 줄도 아는 농사꾼 아낙 '무월떡'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 ■

Vol.20131008h | 내우간애 內宇間愛-송일근_정다정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