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풍경 Invisible Scenery

김전기展 / KIMJEONKI / 金全基 / photography   2013_1009 ▶︎ 2013_1015

김전기_조명받는 철책_C 프린트_120×150cm_2013

초대일시 / 2013_1009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관훈동 100-5번지) 3층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사진작가 김전기의 개인전『보이지 않는 풍경』展이 10월 9일 부터 인사동 소재 갤러리 이즈에서 열린다. 김전기는 지난 5년여의 시간동안 강원도 동해안 7번국도를 따라 형성된 군사용 철책선의 안과 밖의 상황을 사각 프레임에 담았다. 본 개인전에는 군사접경지역의 변화와 일상의 모습을 기록한「경계에서-On the boundary」,「겹쳐지는 것들-Overlapped things」,「보이지 않는 풍경-Invisible scenery」연작을 비롯한 30여점의 대형 사진작품이 전시장에 펼쳐진다.

김전기_실외사격장_C 프린트_120×150cm_2012

한국전쟁이후 이 땅에 남겨진 유,무형의 흔적들은 60년이라는 물리적 시간동안 첨예한 이데올로기의 산물로 상징성을 획득하는 한편 작가의 작품에서 드러난 것 처럼 지극히 일상적인 삶의 양태로 전환되었다. 155마일에 걸쳐 유지되어 온 철의 장막은 정신적, 물리적 경계로서 우리나라의 분단상황을 대표하는 동시에 특별한 풍경의 요소로 자리하였다. 개발과 자본의 유입으로 인해 변화하는 군사경계선상의 풍경은 군 시설의 해체, 이전뿐만 아니라 자연경관자체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이해를 요구한다. 군사 분계점이 인접한 강원도 동해안 북부지역을 촬영한 김전기의 사진들에서 현실 상황은 마치 불편한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위장의 전술처럼 어색한 연출과 구성으로 각색 되어 지고 있다. ● 김전기의『보이지 않는 풍경』展은 휴전 이후 진행되어 온 군사대립상황에 대한 사진기록적 가치와 더불어서 개인의 물리적 접근에 의해 노출된 경계 내, 외부에 대한 새로운 현실인식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변해가는 경계선상의 풍경은 보이지만 결코 보이지 않는 세계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 갤러리 이즈

김전기_공사중인 전망대_C 프린트_120×150cm_2012

김전기의『보이지 않는 풍경 Invisible Scenery』展에 부처1. 한 시간 남짓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던 차량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길을 막아 선 삼중 사중의 바리케이트와 무장한 군인들의 검문을 통과한 후 북쪽으로 향하던 차는 다시 멈춰서고 말았다. 민간인 차량의 이동조차 불가능한 통제구역 앞에서 우리는 끝내 운전대를 남으로 돌려야만 했다. 북쪽은 언제부터인가 불편한 곳이 되었다. 우리 국토의 북쪽은 지도상에만 존재하는 영역일 뿐 현실에선 60년이 넘도록 차단된 금지의 땅이다. 마치 허리 잘린 몸뚱이처럼 불완전한 형상의 기형이 바로 우리 국토의 현실이다. ● 동해안이 북적거린다. 바다는 오랫동안 인간들에게 낭만성과 더불어서 시원의 동경을 제공하지 않았던가. 각종 기암 괴석과 모래 해변 그리고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동해안은 우리나라 최대의 관광,여가의 명소이다. 하지만 이 천혜의 관광지역을 찾는 이들이 감내해야 하는 물리적, 심리적 불편함이 있다. 바로 아름다운 천혜의 경관을 가로 막은 철책선과 군사시설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동해안을 비롯한 자연 절경에는 어김없이 군사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산 정상과 바다 해안선 그리고 도시의 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영토의 끝과 시작은 전략적 군사요충지화 되어 각종 군부대와 시설이 장악한지 오래다. 조국 분단의 현실은 이렇게 국토의 표면을 하나의 거대한 전쟁 지대화 하였다. 동해안도 결코 예외일 수 없듯이 해안과 바다를 막아선 차가운 경계면은 당연스럽게 우리의 접근과 조망권을 제한한다. 그러나 지금 그 곳, 동해안이 달라지고 있다. ● 최근 몇 년간 강원도 동해안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연출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민간인의 출입을 차단하였던 철책선과 군 초소가 사라진 자리에 현대식 디자인의 건물들이 감시 시설을 대체하고 있다. 이 변화가 반가운 점은 철책에 가로 막혀 있던 해안과 자연으로의 출입이 비교적 용이해진 부분이고, 안타까운 점은 풍광이 뛰어난 자리에는 어김없이 각종 위락편이시설과 대형 리조트들이 차곡차곡 해안선을 채워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불만스러운 점은 어렵사리 열려진 해안의 곳곳은 여전히 불편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 경관에 대한 완전한 조망과 향유는 허락되지 않았으며, 반만 열린 틈새를 통해 바라 본 바다는 아직도 저 멀리에 있을 뿐이다. 이 짜증스러운 경험 뒤에 수반되어지는 현실인식과정은 우리가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아픈 성장통과 같다. 이처럼 한 여름 뜨거운 햇살 아래 모여든 피서객들의 여유로운 한 때는 잠시 주어진 제한적 열림이다. 시선을 좌우로 돌려봐도 사방은 철통같이 막혀 있다. '출입금지' 또는 '군사지역'이라는 팻말이 보여주기 식의 군사 표식이라면 지금 이 곳에 존재하고 있는 군용 철책선과 감시 시설은 실체를 가진 대상들이다. 물리적 접근을 허용치 않는 무언의 경고가 처음에는 불편하지만 점차 익숙해지는 것처럼 우리의 머릿속에 자리한 군사시설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강압적이고 딱딱하다. 이념과 체제라는 해묵은 단어를 떠 올리지 않더라도 한국 전쟁의 상처가 대물림 되는 이 땅의 후손들에게 '군사'라는 용어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

김전기_대기중인 장비들_C 프린트_120×150cm_2012

2.『보이지 않는 풍경, Invisible Scenery』에서 김전기의 시선이 머문 곳은 자연과 일상의 경계지점이다. 엄밀히 표현하자면 남북한의 분단상황이 야기한 군사적 긴장지대와 민간인의 삶이 교차, 충돌하는 공간의 안과 밖이다. 60년간 지속되어 온 분단 상황은 우리나라 도처에 독특한 환경과 지대를 구축하였다. 물론 자연발생적인 구조물과는 다소 거리가 먼 군사적 용도이기에 사진가의 접근은 그 자체로 다분히 도전적이고 정치적일 수 밖에 없다. 김전기의 사진들은 풍경(Landscape)이라는 용어를 전면에 내세워 분단이 만들어 낸 색다른 현실 풍경에 주목하고 있다. 작가의 시선이 다가간 세계는 일상의 삶과 현대사의 질곡이 겹치고 부딪혀 생성되는 이질적인 영역이다. 즉, 분단 이후 이 땅에 지속되어 왔던 현실 구조에 균열이 가는 상황에 대한 접근과 목격이 가능한 장소와 공간을 뜻한다. 이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왔던, 있어야만 했던 역사적 상징물들이 일순간에 사라지고 새롭게 변형, 대체되는 사건에 대한 사진적 증언이기도 하다. 남북간 냉전의 산물이자 역사적 상징물의 해체는 단순히 개발과 자본의 논리에 의해 설명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하물며 전쟁과 이념에 대한 엄격한 훈육과 실천 윤리로 무장되어진 이 땅의 국민들에게는 더욱 놀라운 변화가 아니던가. 따라서 현 상황의 변화는 드러난 것과 감춰진 것의 '경계' 지점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일대 혼란을 야기한다. 우리의 무뎌진 시선으로는 결코 보이지 않는 난해한 풍경의 내부에 김전기의 카메라가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 김전기의 『보이지 않는 풍경, Invisible Scenery』작업들은 철책선과 군사시설이 해체되는 장면에 대한 기록에서 시작된다. 여기 저기에 널 부러진 콘크리트 더미, 녹슨 철조망, 철책 구조물, 텅 빈 내무반, 버려진 물건들은 일견 재개발 지역의 혼란스러운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사진의 전통적인 어법을 따르는 이 사진들은 다분히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기록물의 성격을 띈다. 단순한 배경 위에 놓여진 정물(Still life)처럼 사진 속 대상들은 명료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피사체들은 사실 군이라는 단단한 경계 내부에 남겨진 역사의 잔상이자 흔적들이다. 여기에서 거론하는「경계에서」라고 이름 붙어진 일련의 사진들은 군 시설의 해체와 재 구축의 기록뿐만이 아니라 그의 물리적 접근과 실행으로 밝혀진 경계 안과 밖의 탐색 과정처럼 보인다. 이는 그의 사진에 등장하는 여러 대상물들을 통해 더욱 구체화 되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시선 속에 밝혀진 군 시설 내부의 모습은 우리가 기대했던 감추어진 진실의 노출과 폭로와는 거리가 멀다. 버려진 군화, 장갑, 깨진 유리 파편들 그리고 각종 군용 장비들은 너무 무덤덤하고 하찮게 묘사되어 있어 오히려 친숙해 보이기 까지 한다. 이와 같이 군사시설 내부의 디테일 한 현장들을 대하는 작가의 시선이 포착한 장면 속에서 사라져 버린 긴장과 불안이야 말로 어쩌면 우리가 알아야 할 분단 상황의 또 다른 실체일지도 모를 일이다. ● 그가 찍은 군사시설 내부 사진들은 모두 죽어 있다. 군인들의 생활공간이었던 내무반, 취사장, 세면실 등에는 키취적인 문장과 도상만이 여기 저기에 남겨져 있을 뿐이다. 당장이라도 적을 향해 뛰쳐나갈 것만 같은 군인의 기상과 전쟁 무기의 살벌함이 사라진 공간들은 본래의 존재감을 상실하였다. 2012년 작품「지워지는 이름」은 과거의 영광을 잃고 퇴색되어버린 군부대명을 통해 기념비성의 해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 날카로운 철책과 거대한 바위의 불편한 만남을 포착한「갇혀버린 바위, 2012」는 우리를 향해 조여오는 분단의 무게를 가시화한다.「실외 사격장, 2012」는 해변가에 가지런히 세워져 있는 사격 표적 판을 촬영한 사진이다. 수 많은 적을 겨냥 하 듯 촘촘하게 세워진 표적 판들은 바다로부터 상륙하는 적을 상상케 한다. 하지만 시원하게 펼쳐진 공해상을 향한 총구의 살기와는 무관하게 적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얇은 널판지 위에 부착된 표적 지는 허구의 적을 가상한 채 반복되는 무감각한 살상훈련의 표적이 되어 주고 있다.「경계에서」연작은 군사 시설과 주변 지역에 발생한 변화에 대한 사진적 기록과 더불어 두껍게 가려졌던 장막 내,외부를 탐색하는 작가의 관찰자적 태도가 엿보이는 작업들이다. 따라서 김전기의 정직한 시선에 노출된 경계 내,외부의 모습들은 거대한 역사의 무게가 사라진 후 남겨진 것들의 파편들로 다시 채워지는 혼돈의 풍경인 것이다. ● 한편 일상의 단면을 기록하고 있는 김전기의「겹쳐지는 것들」에서 경계 주변의 섞임은 보다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작업의 시기상 최근에 촬영된 이미지들이 대부분으로「ATV체험장, 2012」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비롯하여「연어 잡는 사람들, 2012」들은 군사 지역 주변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과 주변 경관을 같은 프레임 안에 배치시킨 장면들이 주를 이룬다.「겹쳐지는 것」들이라는 소제목으로 그룹 지어진 이 사진들은 군사 시설과 주변 환경이 만나는 접점, 특히 일상의 삶이 섞여지는 장소와 상황에 주목한다. 군사 시설 주변에서 해수욕과 낚시를 즐기는 광경이 담긴 2012년 작품「낚시하는 사람들」과 2013년 작품「공사중인 전망대」는 군사적 상황이 일상 안으로 들어 온 경우이거나 혹은 그와 정반대이다. 사진 속 장면에서 보여 지 듯 아무리 삼엄한 군사 시설의 통제와 감시가 있다 한들 풍요로운 자연에서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욕구까지 완전히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다. 물론 제한적 허용이긴 하나 사람들은 좁은 영역 내에서 불안한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감시 받는 해변, 2012」은 철책선 안쪽에 개방된 해수욕장의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자율구역'이라는 문구의 역설적 작동을 뒤로 한 채 사람들은 한시적으로 개방된 군사경계선 내부에 몰려 들었다. 해안선 멀리 희미하게 포착된 어떤 지역과 바다, 철책과 형형색색의 텐트들은 하나의 프레임 안에서 서로의 영역이 교차, 충돌하는 다분히 의미심장한 장면을 연출한다. 본 작품은 작가가 증명하고 싶었던 분단 상황에 대한 관점을 상징적이고 함축적인 언어로 대변해 주고 있다. 즉, 이 사진의 화면 구성은 현실과 이상, 보여짐과 가려짐, 갈등과 화해의 메시지를 하나의 공간 안에 기묘하게 뒤섞어 놓는다. 높고 단단한 철책으로 차단된 해안의 안과 밖은 결국 하나의 소실점 안에서 '겹쳐지는' 풍경으로 통합되고 있음이다. ●「철책 옆 골프장, 2013」과「철책 옆 어린이 집, 2012」은 일상 안으로 깊숙이 들어온 군 시설과 삶의 교차점을 직접 제시하는 증거라면, 파노라마 포맷으로 제작된 2012년 작「해를 마중 나간 사람들」은 새해 일출을 마중 나온 수 많은 인파들로 채워진 해안 풍경을 스펙타클한 장면으로 제시한다. 해안선 끝에 모여든 사람들, 그리고 뒤쪽 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세련된 디자인의 감시 초소는 군 시설에 대한 불편함을 은폐하기 위한 시각적 완충물이다. 결국「겹쳐지는 것들」연작들은 전쟁과 공포의 전략이 일상적 양태로 전이되어 무감각해지는 상황에 대한 시각적 징후이자 목격으로 귀결된다. 이데올로기의 특성은 비가시적 축적에 있다. 선형적인 시간과 역사의 관계항 속에서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하는 한편 일상의 삶과 침투,결탁하여 다양한 변이들을 양산한다. 이는 김전기의「겹쳐지는 것들」사진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어떤 의혹들과 다르지 않다. 그 곳에 당연히 있어 왔던 군사 시설들이 해체되고 새로운 현대식 감시 초소와 관광 편이시설이 세워지는 '어색한 상황' 마저도 일상에 편재한 무뎌진 시각의 장으로 함몰되어버리는 현실에 대한 의문이다.

김전기_지워지는 이름_C 프린트_96×120cm_2012

본 전시의 타이틀과 동명의 작업들로 채워진「보이지 않는 풍경」은 낭만적인 컬러로 물들어 있다. 전통적인 어법의 풍경 사진에 근접한 형식미를 갖춘「보이지 않는 풍경」은 바라봄의 주체와 대상과의 관계항을 분명히 함으로써 작가의 시선이 머무는 공간으로 우리를 끌어 당긴다. 이 사진들에서 보여지는 공통 분모는 텅 빈 공간의 창출을 통한 시선의 분산과 소멸에 있다. 물론 그의 시선의 끝 부분은 여전히 철책선과 감시 초소에 걸쳐져 있지만 말이다.「해안선」으로 이름 붙여진 작품들에서 군사용 초소와 철책선은 자연이 선사하는 화려한 빛에 가려진다. 겨울의 세찬 파고에 휩싸인 극적인 장면을 포착하고 있는「해안선 2, 2011」와「해안선 1, 2012」에서 분단 상황에 노출되어 온 풍경 속 상징물들은 자연의 일부분으로 회귀한다. 이 사진들은 이러한 점에서 지극히 관념적이고 비현실적이다.「경계에서」와「겹쳐지는 것들」에서 주목했던 작품들이 현실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목격과 증언이라면 여기 펼쳐진 풍경 사진들은 오랫동안 우리 풍경의 일부로 자리해 온 군사시설과 철책선에 대한 무덤덤한 수용이다. ● 또 다른 작품들에서, 전면에 흔들리는 나무가 있는 사진과 한 겨울 폭설에 덮인 해안 초소가 쓸쓸한 정조를 자아내고 있다면 망망 대해와 삭막한 들판에 홀로 서 있는 초소 사진은 대자연에 대항하는 한 인간의 실존처럼 낯설게 다가온다. 마치 거대한 우주의 순환과 질서 안에서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릴 미약한 존재와 같다. ●「조명 받는 철책, 2013」은 강렬한 인공 조명 아래 촘촘히 세워진 철책선이 골격을 드러낸다. 짙푸른 하늘 빛은 어둠이 가져오는 긴장의 밀도를 풍경 내부로 끌어 들였다. 이렇듯 감시 조명과 자연 빛이 뒤섞이는 순간의 철책 풍경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이러니 하게도 군 시설물이 유지해야 할 위장과 은폐, 차단과 방어의 기술은 이 곳에서 오히려 노출과 누설을 통한 심미적 장치로 전환되고 있다. 그의 사진에서 군사접경지대의 밤 풍경은 오히려 이질적이고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다가온다. ●「보이지 않은 풍경」은 강렬한 미적 쾌를 사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가상의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는 역설로 전이된다. 이 사진들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지점은 분단 이후 일상 속에 지속되어 온 긴장 유지와 총체성에 대한 거부이자 와해이다. 어쩌면 우리의 망막에 자리해 왔던 분단 현실에 대한 익숙함 마저도 해체시켜 버릴 수 있는 초월적 영역이기도 하다. 결국 작가의 무덤덤한 시선이 바라보는 풍경 너머의 세계는 진부한 이념 대립과 전쟁의 공포, 갈등, 단절, 긴장이 상쇄, 소멸되는 중립 지대이자 유토피아적 공간이다.

김전기_감시받는 해변_C 프린트_120×150cm_2012

3. 김전기의 『보이지 않는 풍경, Invisible Scenery』은 한국전쟁 이후 이 땅에 형성 되어진 각종 군사시설물이 일상의 공간과 자연 속으로 섞이고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사진적 기록이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작가는 자신의 생활터전인 강원도 강릉을 비롯한 고성에서 삼척에 이르는 동해안 7번 국도 주변의 군 시설물의 해체와 변형 그리고 주변 환경의 모습들을 지속적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방대한 양의 흑백, 컬러사진들은 군사용 철책이 제거되는 과정에서부터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군부대 내부의 모습, 그리고 일상의 삶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군 시설의 실체를 낱낱이 보여준다. 또한 이 사진들에서 작가의 시선은 단순히 군사적 경계망의 해체와 철거 과정 속에 변화하는 현실의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그의 사진들이 집요하게 추적하는 지점은 시간의 선분 위에서 서서히 구축되어 온 분단 상황과 주변 환경간의 상호 영향이 극명히 보여지는 지형,장소,자연,공간에 대한 다각적,다층적 영역이다. ●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보이지 않는 풍경, Invisible Scenery』은 풍경 사진의 전통적 형식미와 분단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이 투영되어진 값진 결과물들이다. 그의 사진들이 증명하고 있듯이 인간들이 기억하는 전쟁의 공포는 쉽게 무뎌지고 지워지는 반면 주변 환경에 남겨진 전쟁의 양상은 훨씬 더 첨예하고 날카롭게 유지되고 있다. ● 이제 분단 상황은 우리 일상과 주변에 산재한 흔한 풍경이다. 따라서 '보이지 않음'은 더 이상 특별할 것 없는 분단 풍경에 대한 역설이자 아이러니가 아닐까. 이렇듯 김전기의 사진 속에 등장하는 분단의 흔적과 파편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이 땅의 사람들에게 보이지만 결코 보이지 않기를, 의심하지 않기를 그리고 판단하지 않기를 바라는 위장과 은폐의 기술이 노출시킨 투명한 진실들이다. 『보이지 않는 풍경, Invisible Scenery』에서 작가가 보여준 수 많은 '보이지 않는 사실과 증거'들은 결국 분단상황에 대한 순응에서 기인하며, 시각적 과잉이 양산하는 감각의 무뎌짐은 '보이지 않는 풍경'으로 다가올 뿐이다. 그러함으로 김전기의 사진 들은 길들여진 시선과 무뎌진 판단에 대한 저항이자 날 선 항변이다. ● 그의 아름다운 컬러 풍경사진들에서 지향하는 초월적 중립지대는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직 작가만이 이 답답한 현실상황에서 다가갈 수 없는 세계 너머를 갈망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풍경, Invisible Scenery』은 이 땅의 표면 위에 걸쳐진 거추장스러운 장막을 벗겨내는 시각기록프로젝트이다. 우리의 무딘 시선에선 결코 보이지 않는 두꺼운 차단 막과 감시를 뚫고 들어간 어느 사진가의 땀과 열정은 이제야 비로소 시대와 역사의 명분을 획득하였다. 한 개인이 천착하기엔 무모하리만치 거대하고 위험한 경계지대에서, 김전기의 시선은 오늘도 숨죽여 번득이고 있다. ■ 박형근

김전기_깨지기 쉬운_C 프린트_96×120cm_2012

Foreword to Kim Jeon-Ki's 'Invisible Scenery' Exhibition1. The car was moving along the coastline for about an hour and then stopped. After passing through the checkpoint with armed soldiers and multiple barricades blocking the road, the car was heading north before it was stopped shortly again. We had to turn around and head south in the end, when faced with a restricted area where civilian vehicles are not allowed. The North became 'uneasy' at some point. In fact, the northern part of our land is only existent on the map - the forbidden land for more than 60 years in reality, which takes an incomplete form (deformed shape) as if the middle was cut off. ● The East Coast is bustling. The ocean has long been the origin of admirations and romantic sentiments to people. With odd-shaped rocks, sand beaches and rolling blue waves, the East Coast is Korea's largest tourist/leisure attraction. Visitors to this gift of nature, however, have to suffer physical and emotional discomfort: the barbed-wire truce line and military establishments that are placed in the way of the magnificent scenery. Military installations are mostly located around picturesque sceneries including the East Coast. It has been a long time since various military bases and facilities dominated the entire country from mountain tops and coastlines to high-rise buildings in cities. The stark reality of a divided nation made the land an enormous war zone. The East Coast is no exception. The harsh borderline in the way of the shoreline and the ocean certainly limits our access and view. But now the place - the East Coast - is changing. Indeed, the East Coast, Gangwon Province, has been making great transformations for recent years. Barbed-wire fences and guard posts that had been off-limits for decades were replaced by modern buildings. What is welcoming is that access to the coastline and nature is made relatively easy. Unfortunately, however, all sorts of recreational facilities and large resorts are filling the shoreline with beautiful scenery. What is more disturbing is this creates uneasy tension at every corner of the beach, which was made public finally. The full view and appreciation of natural landscape is not given and the half-open ocean view is still far away. The process to recognize reality behind this annoying experience resembles growing pains that we have to experience. Like this, a relaxing time for vacationers gathered under the hot sun in summer can be referred to as 'limited openness' that is offered temporarily. Every direction you turn to is thoroughly blocked. 'Off-Limits' or 'Military Zone' are military signs of so-called 'window dressing, ' while barbed-wire fences and surveillance facilities are substantial objects. You feel uncomfortable with a warning that denies physical access at first, but get used to it soon. Likewise, our perception of military installations is still oppressive and rigid. Even though we do not think of outdated words such as ideology and regime, the term 'military' is still powerful to offspring in this country that is still reeling from the pains of the Korean War. 2. In『Invisible Scenery』, Kim Jeon-Ki places his gaze at the boundary between nature and ordinary life. Technically speaking, it is inside/outside a space where the military zone because of a divided nation and civilians' lives cross and collide. The 60-year division created unique environments and zones throughout the nation. As they are for military purposes, instead of natural structures, a photographer's approach is quite defiant and political in itself. In the photographs, the artist focuses on distinct landscape of reality - national division - by presenting the word 'scenery' upfront. The world he looks at is a disparate territory that is created as a result of the overlapping and colliding of mundane life and ordeals of modern history. This means a place/space, where one can access and witness the situation in which the long-standing structure has been torn apart since national division. This is also photographic evidence that historical monuments that were placed there (and had to be there) disappear suddenly and are replaced by new things. Dismantling of residual products of the Cold War and historical monuments is hard to explain simply with a theory of development and capital. What a surprise for Korean people armed with strict discipline and practical ethics in terms of war and ideology! Therefore, the change in current situations causes great confusion in our view on the 'boundary' between the revealed and the hidden. Kim's camera is located inside the 'complex' scenery that we cannot see with our dull eyes. ● His『Invisible Scenery』works begin with the records that barbed-wire fences and military establishments are dismantled. The piles of concrete scattered here and there, rusty barbed wires and fences, empty barracks and abandoned objects are reminiscent of messy images in a redevelopment area at a glance. These photographs, which were taken by the traditional method, are characterized as neutral and objective documentary records. Like a still life with plain backgrounds, the objects in the photographs provide clear and accurate information. In fact, those ordinary-looking objects are the images and traces of history left inside the solid boundary of the military base. A series of photographs titled「On the Border」not only serve as a record of the destruction and reconstruction of military establishments but also appear to be a process to explore inside and outside the boundary which was uncovered through his physical approach and execution. This is becoming further materialized through other objects in his photographic works. However, the image of the interior of military facilities from his perspective is far from exposure of hidden truth that we expected. Deserted combat boots, gloves, broken glass pieces and other military gears are described in such an impassive and insignificant manner, which even look familiar. As such, tension and anxiety lost in the detailed internal image of military facilities the artist portrayed may be another fact of life we need to recognize in a divided nation. ● His interior photographs of military establishments remain dead. Soldiers' living areas such as a barrack, kitchen and bathroom only have kitsch symbols and icons here and there. As soldiers' fighting spirit against the enemy and brutal weapons are nowhere to be found, they lost their reason for existence. His work 'Name Being Erased, 2012' symbolizes the dissolution of monumental image through a military troop's name with faded glory, while 'Locked Rock, 2012' embodies the pressuring gravity of national division by capturing an uncomfortable encounter of sharp barbed-wire fences and gigantic rocks. 'Outdoor Shooting Range, 2012' shows shooting target stands lined by the shoreline. The target stands, which are closely spaced as if taking aim at a number of enemies, remind us of enemies landing from the ocean. Regardless of threatening gun points toward open sea, there are no signs of enemies and the target stands placed on the thin board are to keep providing insensitive military training by imagining virtual enemies.「On the Border」series represent the artist's attitude as an observer to explore the inside and outside of the heavily covered tent as well as a photographic record of changes taking place in the military facilities and their surroundings. In this regard, the image of the boundary, inside and outside, from Kim's straightforward angle is the scenery of chaos in which the enormous weight of history is replaced by fragments left behind. ● Meanwhile, the merged surroundings of the borderline are clearly demonstrated in Kim Jeon-Ki's「Overlapping Things」, a record of an aspect of everyday life. Most of the images have been recently taken, including 'ATV Field, 2012' and 'People Catching Salmon, 2012, ' which captures people enjoying their leisure time around military installations together with neighboring landscape within the same frame. Photographs under the sub-title「Overlapping Things」mainly involve the contact point (boundary) between military facilities and their surrounding environments, particularly location and situation in which mundane life comes in. 'Fishing People, 2012' depicting people sunbathing and fishing around military facilities and 'Observatory Under Construction, 2013' represent that a military situation is incorporated into daily life or the other way around. Despite high alert and surveillance shown in the picture, military establishments cannot completely control people's desire to spend their leisure time in abundant nature. They enjoy incomplete freedom in a cramped area through limited access, though. ● 'Beach Under Surveillance, 2012' captures the beach accessible inside the border line. Behind the paradoxical workings of a sign 'Autonomous Area, ' people gather inside the military demarcation line that is temporarily open. In a frame, vaguely seen areas and ocean, military fences and colorful tents produce a meaningful scene of areas intersecting/colliding each other in a single frame. This work represents a point of view on national division the artist would like to prove in symbolic and implicative language. In other words, the display structure mixes up messages of reality vs. utopia, seen vs. hidden and conflict vs. reconciliation in one space in a bizarre fashion. The inside and the outside of the beach bordered with high and solid barbed-wire fences end up being integrated into 'overlapping' landscape within a vanishing point. ● 'Day Care Beside Barbed-Wire Fences, 2013' demonstrate the intersection between our life and military establishments that are deeply intertwined in daily life, while 'People Greeting the Sunrise, 2012' in panoramic format exhibits a spectacular coastal view filled with a number of people who come out to watch the sunrise. Crowds at the end of the coast line and a sophisticated guard post towards them are visual cushions to cover up discomfort about military facilities. After all, 「Overlapping Things」series lead to a visual sign and sight that strategies of war and terror shift to take ordinary forms and then get numb. Ideology is characterized as invisible accumulation. It exerts its power more in a linear relationship between time and history, while mass-producing variations by infiltrating ordinary life and colluding with it. This is not different from suspicions he intends to show through「Overlapping Things」. This is a question about reality in which even 'awkward situations' that old military installations are torn down and replaced by modern guard posts and tourist facilities boil down to a dull point of view widespread in everyday life. ●『Invisible Scenery』, title of this exhibition and artworks as well, are tinted with romantic colors. 『Invisible Scenery』, which takes a similar form of landscape photography in traditional terms, leads us to a space at which the artist looks by clarifying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subject and the object. The common denominator in the photographs is dispersion and vanishing of gaze through the creation of an empty space, though at the end of his gaze are still the border line and guard posts. In his works titled 'Coastline, ' the guard posts and border line are covered by splendid natural light. Symbols revealed in the scenery of national division of 'Coastline 1, 2011' and 'Coastline 2, 2012' (a dramatic scene engulfed by fierce waves in winter) return to part of nature. In this regard, these photographs are ideological and unrealistic. Witnessing and testifying situations of stark reality are presented in「On the Border」and「Overlapping Things」, whereas the scenery in these photographs is a calm acceptance of long-standing military installations and the barbed-wire borderline as part of landscape. ● In other works, on one hand, a shaking tree in front and a guard post covered by snow at the shoreline evoke the feeling of loneliness. On the other hand, open sea and a checkpoint standing alone in a desolate field appear to be strange as if a man challenged the Mother Nature. It is like a fragile existence that can disappear at once in the cycle and order of the massive universe. ● In 'Barbed-Wire Fences in the Spotlight (2013), ' closely spaced fences appear their silhouette under the intense artificial lights. The deep blue lighting attracts the density of tension caused by darkness into landscape. Likewise, the scenery of the fences creates a fantastic ambience when surveillance lighting and natural lighting meet. Ironically, though, camouflage/cover-up and blockade/defense techniques of military establishments shift to aesthetic means through exposure and leakage. So the night view of the military borderland appears to be rather dissimilar and dramatic in his photographic work. ●『Invisible Scenery』 leads to irony to stand up to the secretive 'virtual ideology' by presenting intense aesthetic pleasure in front. The fundamental purpose of these photographs is to maintain tension that has persisted in daily life since national division, and to reject and disintegrate totality. This may be a transcendental domain where familiarity about our reality of a divided nation at the back of our mind can be disintegrated. After all, the world beyond landscape the artist takes an impassive look at is a neutral zone, or utopia, where trite ideological conflict, fear of war, dispute, isolation and tension are offset and disappear. 3. Kim Jeon-Ki's 『Invisible Scenery』 is a photographic record of changes in military installations which were built after the Korean War and are now blended into everyday life and nature. Since 2007, the artist has continued capturing images of the deconstruction and transformation of military establishments and their surrounding environments along the National Highway 7 (East Coast) in Goseong and Samcheok, Gangwon Province, as well as his home, Gangreung. As a result, a great number of black-and-white and color photographs specifically reveal the removal of military fences, the interior of barracks that has not been unveiled until recently, and military facilities deeply infiltrated into everyday life. Moreover, the artist's gaze goes beyond recording a changing reality in the process of dismantling and deconstructing military installations. His photographs tenaciously pursue a multi-lateral/multi-layer territory of topography, location, nature and space that clearly show interaction between divided situations and surrounding environments, which has been gradually established over time. ●『Invisible Scenery』 photographs showcased in this exhibition are valuable results that reflect profound insight on traditional formal beauty of landscape photography and our divided reality. As his photographs prove, the fear of war we remember fades away and disappear, but the traces of war in the surroundings remain in a more intense and shaper manner. ● The reality of national division is commonplace in our daily life and environments. Therefore, 'invisible' is a paradox of the divided landscape that is no longer special. In this regard, it can be said that the traces and fragments of national division in Kim Jeon-Ki's photographs represent 'transparent truth, ' which is revealed through disguise and cover-up, though that is visible to people here but expected to be invisible, unsuspicious and indiscernible. All in all, numerous 'invisible facts and evidence' that the artist presented in 『Invisible Scenery』 come from the acceptance of the divided situation, and the dullness of senses because of visual excess leads to 'Invisible Scenery.' Thus, Kim's work is rebellion and protest against tamed views and dull judgment. ● A transcendental neutral zone his beautiful color landscape photography is pursuing may not exist in reality. Only the artist desires a world beyond this stark reality. 『Invisible Scenery』 is a visual documentary project to unveil the cumbersome tent covering this land. A photographer's endeavor and passion that penetrated invisible heavily-armed security and surveillance have finally obtained the cause for the times and history. On the borderline that is too huge and dangerous for an individual to excavate, Kim Jeon-Ki's gaze is soundlessly flickering today. (2013.10) ■ PARKHYUNGGEUN

Vol.20131009f | 김전기展 / KIMJEONKI / 金全基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