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규展 / KIMMOONKYU / 金文奎 / sculpture   2013_1010 ▶︎ 2013_1019

김문규_에너지13-004_느티나무(괴목)_48×70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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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1010_목요일_04: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0:00am~06:00pm

박영덕화랑 Galerie Bhak 서울 강남구 청담동 81-10번지 갤러리빌딩 B2 Tel. +82.2.544.8481 www.galeriebhak.com

주름 잡힌 지층, 유동하는 마음이 형태로 드러날 때 ● 김문규의 작품에는 지극히 인공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이 공존한다. 먼저 인공적이란 잘 정돈된 원(圓), 원통형 기둥, 구(球), 기하학적 입방체 등 그가 대리석이나 나무 등을 가공하여 만든 형태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이다. 그런 반면 형태적 완결성이 돋보이는 그 속으로부터 분출하는 역동적 에너지를 암시하는 추상 표현적 격렬함은 자연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운동을 떠올리게 만든다.

김문규_에너지13-007_느티나무(괴목)_46×72cm_2013
김문규_에너지13-005_느티나무(괴목)_60×81cm_2013
김문규_에너지13-0010_느티나무(괴목)_48×73cm_2013

「에너지Ⅲ」(2006)에서 평평하게 펼쳐진 표면과 그 내부에 복잡하게 주름 잡혀 있거나 혹은 상처처럼 패인 자국은 누적된 시간의 증거인 지층을 연상케 만든다. 돌출과 함몰, 넓은 평원 위에 느닷없이 나타나는 산맥처럼 예리하게 융기한 부위와 움푹 들어가거나 혹은 아예 구멍 뚫린 공간은 넓은 평면의 휴지(休止), 안정성, 질서를 일정한 방향을 지닌 채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에너지의 흐름과 그 결과를 보여준다. 그것은 대지나 단애(斷崖)의 표면을 떠올리게 만들지만 혼동, 무질서가 아니라 질서 속의 변화를 드러내는 까닭에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암벽의 피부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이 작품의 피부는 그러나 얼어붙은 것, 즉 응고가 아닌 유동이며 그런 점에서 그의 작품의 표면은 생성 중에 있는 것이자 시간과 운동에너지에 의해 주름 잡힌 지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질에 대한 가공이 과도하기는 하지만 그의 작품의 모티브는 주로 자연으로부터 추출된 것이다. '빛'으로부터 '생'을 거쳐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그가 추구하고 있는 세계는 자연으로부터 물려받은 모티브를 추상화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구체적인 형태를 지닌 대상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빛, 공기, 물, 바람 등을 추상적 형태로 표현한 것이다. 이런 점은 그의 관심이 뭔가 근원적인 것으로 향하고 있음을 밝혀준다. 빛은 비록 질량을 가진 것이 아니지만 대리석이나 나무를 통해 그것을 방출되는 에너지로 표현하고 있는 바 그것에서 종교적 신비에까지 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식을 추적할 수 있다.

김문규_에너지13-008_느티나무(괴목)_42×66cm_2013
김문규_에너지13-002_느티나무(괴목)_67×102cm_2013
김문규_에너지13-001_느티나무(괴목)_51×90cm_2013

단순하고 명징한 외양에 비해 복잡한 내부는 오묘하고 변화무쌍한 자연의 한 단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임에 분명하지만 형태와 기법의 세련이 오히려 작품을 장식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될 정도이다. 더욱이 재료가 지닌 물성을 거스르는 기량의 탁월성이 재료에 대한 기술의 승리를 확정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우리의 신체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으로부터 크게는 우주공간, 더 나아가 그것을 넘어서는 관념의 세계까지 형태로 표현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가 표현하고자 한 에너지는 우리가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호흡이자 대지의 숨결이며 삶의 역동성 자체이다. 대리석의 투명하도록 아름다운 표면을 통해 우리는 숨을 쉬고 있는 시간을 본다. 그의 작품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만물은 유전(流轉)한다. 그러나 유전하는 것은 만물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다. 이 형태는 바로 유동하고 있는 우리의 마음이다. ■ 최태만

Vol.20131015d | 김문규展 / KIMMOONKYU / 金文奎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