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무동 일기 - samdidas

최혜정展 / CHOIHYEJUNG / 崔惠貞 / mixed media   2013_1015 ▶︎ 2013_1025

최혜정_쟁반러버-그녀의 사정_단채널 비디오_00: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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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1015_화요일_06:00pm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경기문화재단 협찬 / 돔 디자인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236-7번지 1층

연무동의 산보객(散步客)서로 같지 않음 우리 삶은 제각각이다. 그야말로 각자 생긴 대로 산다. 잘나면 잘난 대로 못나면 못난 대로 그게 우리 삶의 모습이다. 제 모습을 치장하고 꾸며대는 방식도 제 멋 대로다. 사람의 삶을 닮아서 동네도 비슷하다. 나는 최혜정의 '연무동 일기' 작업의 서문에 붙여서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하다가 제각기 다른 삶의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보기로 했다. 특히, 연무동 같이 오래된 동네를 거닐다 보면, 집집마다 그 곳에 거주하고 있는 이의 삶이 우러나오는 공간의 지배방식을 볼 수가 있다. 아마도 공간들 안에는 인간의 독자적인 삶이 숨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들은 삶의 경이감을 유발시킨다. 각자가 지배한 삶의 방식들은 공간의 분할과 운영을 통해서 나타난다. 크고 작은 땅 위에 놓인 사물들은 가변적이고 임의적인 방식으로 삶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 부터인가 자꾸 비슷해진다. 아주 획일화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이 획일화되는 중요한 단서들 중 하나는 '삶의 공간'이 획일화되는 것이다. 그 예는, 성냥갑처럼 쌓아 올린 아파트가 도시나 농촌이나 할 것 없이 이렇게 인기를 누리는 것, 그것은 아마도 지구상에서 대한민국이 최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혜정의 작업에서도 언급되고 있지만, 최혜정도 '아파트'에 산다. 반면 자신의 작업실이 있는 연무동은 집값도 상대적으로 싸고, 무엇보다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다. 획일화된 주거 공간과 주름진 어머니의 냄새가 나는 예술 공간, 최혜정은 매일 같이 이 두 상이한 공간을 오고가며 작업하고 있다. 건축가 정기용은 한국에서 건축이 발달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로 '엄청난 지가(地價)'를 들었다. 땅 값에 상당수 비용을 지불한 건축가는 건축에 사용할 비용이 없다. 집들은 날림으로 지어지고 거주 패턴은 효율성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효율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획일적 공간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이 패턴 안에 포함되지 않는 것들, 홈 패이고 주름진 공간들은 개발이란 이름으로 평평하게 다려지고 제거된다. 연무동도 마찬가지이지만 대한민국 어디고 아파트가 없는 곳들은 '재개발'이란 단어가 따라 다닌다. 우리들의 삶은 제 각각인데, 어쩌다 우리가 사는 모양은 이렇게 똑같아 진 것일까?

최혜정_여인행차圖_디지털 프린트_21×90cm_2013_부분

새 것과 낡은 것 ● 발터 벤야민은 19세기의 수도 파리에서 급변하는 산업사회의 징후들을 발견하기 위해서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기록했다.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는 산보객의 도시기록을 넘어서 역사와 문명의 전환을 예감하는 중요한 노력들 중에 하나가 되었다. 벤야민은 이 책에서 파리의 환등상(Phantasmagoria) 아래서 펼쳐지는 산업화의 물신화된 현상으로서 '새 것' 들이 어떻게 유일무이한 수공예 적이고 장인적인 '옛 것'들을 대체하는지 기록하고 있다, 새로운 상품들을 거래하는 장소로서의 도시는 하나의 아케이드를 구축하고 현란한 조명 밑에 상품들을 진열함으로써 도시 산책자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 이것이 백화점 공간의 시작이었다. 도시가 삶의 공간을 넘어서 판매와 소비를 유혹하는 공간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혜정의 '연무동 일기'는 오히려 도시화되지 못하고 있는 낡고 남루한 동네와 그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이 매일 매일 '새 날'을 맞으며 살아가는 것에 대한 기록이다. 삶의 모든 것들이 '새 것'으로 대체되는 세상에서 예술가들은 왜 '낡은 것'들에 주목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몇 년 전 공공미술 추진위원회에서 주최하는 '낙산 프로젝트'에 참여 한 적이 있었는데,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혜화동 낙산 지역도 낡고 오래된 동네였다. 무엇보다 한국사회는 급격한 산업화와 근대화로 인해서 단절된 전통을 회복하고 싶어 하거나 옛 것들을 보존하고자 하는 반작용 또한 강력하게 존재한다고 본다. 다만 우리는 여기서 단절된 전통의 회복이 가능한지 물어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그 옛 것들은 다시 살아 날 수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 낙산 프로젝트는 그 '낡은 동네'를 오르는 계단에 꽃 그림을 그리고 봉제인의 공장에는 봉제인의 얼굴을 퀵 서비스 아저씨들의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 있었던 골목에는 퀵 서비스 아저씨들의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 대체 했다. 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낙산 순회도로 아래에 대략 70- 80여 미터 가량 나란히 펼쳐져 있었던 슬레이트 지붕을 주목했었는데, 이 슬레이트 지붕위에는 볼펜, 장난감, 작은 기계 부품, 라이터, 학용품, 등 세월의 흔적들이 먼지처럼 날아와 이 곳 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지붕은 그것 자체로 하나의 생활사 박물관이었으며, 역사의 산 증인처럼 보였다. 나는 이 슬레이트 지붕에 떨어진 사물들을 기록하는 방식의 생활사 박물관 프로젝트를 제안했지만 난해하다는 것을 이유로 거부되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들은 가난한 마을이나 소외계층들의 거주 지역에서 진행되는데, '낡은 것'들에 대한 경의로 시작해서 '낡은 것'들을 제거하는 장식미술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 나는 계속해서 '도시를 장식하지 않는 연구로서의 공공미술은 불가능한 것일까?', '지식과 정보를 생산하거나 기록하는 미술'에 대해 질문하게 되었다.

최혜정_연무동일기중에서_2013
최혜정_연무동일기중에서-매일매일 연무시장_2013
최혜정_연무동일기 중에서-기영의 글_2013

이미지와 삶의 일화들 / 브뤼 꼴라쥬 (bricolage) ● 최혜정의 '연무동 일기'는 연구서도 기록서도 아니다. 최혜정이 연무동에서 만났던 것들에 대해 신변잡기적으로 배치한 것이라서 책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딱히 책이라기보다는 이미지와 텍스트의 조합과 같거나 작가노트에 가깝다. 최혜정의 '연무동 일기' 안에는 여러 가지가 들어 있다.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주거 공간으로서 집들, 문틈으로 빠끔히 들여다보이는 정원에 핀 꽃들, 집들과 집들 사이의 골목에 나와 있는 사물들 이미지, 잘 차려입고 나들이 하시는 어르신들 모습, 동네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어린아이들 이야기가 정해진 방향 없이 제 갈 길을 간다. 언제 시작했는지 혹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너무도 아무렇지 않아서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는 일상적이 이야기들은 이 책 위를 그렇게 흘러간다. 한 순간 작가의 마음을 스치고 갔던 짧은 단상들과 이미지는 어느 한 부분씩만 서로를 공유할 뿐 완전하게 일치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이미지와 삶의 일화들은 그렇게 되는 대로 뷔뤼 꼴라쥬되고 있다. 나는 최혜정의 초고 노트들을 보고 지난해 부산 비엔날레에서 보았던 노르웨이 출신의 작가 구톰 구톰스가트(guttorm guttormsgaard)의 컬렉션을 떠 올렸다. 그는 비엔날레의 설치작업을 통해서 한국의 나무꾼들이 사용한 연장, 19세기 말 일본 호쿠사이의 우끼요, 노르웨이 산악도로의 모습이 담긴 그림엽서 시리즈, 인형의 눈, 재규어 자동차의 로고 피규어, 사진작가 윗지의 작품집을 선별해서 소개했는데, 이 독특한 컬렉션을 아우르는 분류법은 따로 없었다. 그 대신 작가는 관객에게 '열린 마음'을 필요로 하는 일종의 감각적 협업을 제안했다. 관객은 연상 작용을 통해서 컬렉션들 간의 연결을 시도한다. 결국 이 연상은 사물의 형상에서부터 출발해서 의식과 무의식을 결합하게 되는 지식의 조각에 도달하게 된다. 최혜정의 사물들은 직접적으로 무엇인가를 연상시키지 않는다. 어떤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들은 채집되어 수록된 상태이다. 거기에 일정한 언어를 부여하는 일이 우리의 임무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들은 서로 너무나 감각적이고 제 각각이어서 그 자체로 서로 충돌하거나 진동한다. "역사는 야누스처럼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과거를 보고 있든 아니면 현재를 보고 있든 역사는 같은 것을 보고 있다." (막심 뒤 캉) ■ 백기영

최혜정_청소는 예술이다_단채널 비디오_00:17:59_2013
최혜정_연무동일기중에서-찌라시_21×30cm_2013

2013년 시각예술가 최혜정씨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 머무르며 살며 노닐고 허둥대며 짝퉁스빠이 노릇을 하였지요. 시시콜콜한 일기를 써대며 사진을 팡팡 찍어가며 연무동을 염탐하였다고나 할까요...후훗. 실은 연무동을 구실삼아 나를 좀 보고자 하였다는게 맞겠습니다만! 하여, 200쪽 남짓한 공책을 만들었고, 잠자는 공간을 임대하여 결과물을 펼쳐보이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전시컨셉인 삼디다스 samdidas는 아디다스adidas의 실내화를 패러디한 말로써 베낌과 통용을 의미하며, 이것은 활용 된 키치의 발랄한 예이기도 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입니다만....흠..흠..만들어진 작업 또한 삼디다스와 마찬가지로 누적 된 삶이 엮어낸 풍만한 흔적과 태도, 시간. 방식을 내 작업에 순전히 베껴 응용하였고, 그 오리지날이라는 명품은 연무동에 있음을 명확히 하는 바입니다. 딸꾹______나는야 연무동 삼디다스. -------------------------------------------------------------------- 이름도 생소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이란 곳에 자리를 잡고 생활한지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경축 1주년. ●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몇 십년은 된 듯한 낡은 건물들, 오래 된 녹들과 함께 열고 닫힘을 반복하는 초록의 대문들, 얽히고 설킨 전봇대의 늘어진 전선들, 집집마다의 작은 화단과 화초,그 위로 지나가는 익숙한 바람, 달그락거리는 저녁밥상머리의 숟가락 송사, 응애하는 아가를 달래는 엄마의 투정까지... 곧이곧대로의 정확함과 단단함의 정석인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나에게 있어 이 소리는 반갑다. 사람사는 소리들이 노출되는 정겨운 광경____ 익숙한듯 낯선 타인이 들려주는 소리들, 흔적들, 시간들... ● 1년동안 내가 이 곳에 와서 한 즐거움의 꺼리는 겨울에 연탄을 들여놓고 불을 지폈으며, 지척에 있는 시장을 오가며 사람들의 옷매무새와 걸음걸이, 표정들 속에 묻혀 함께? 생활한 것이다. 마치 처음부터 이 동네 사람인 것 처럼. 그리고는 아주 오래된 공중목욕탕인 연무옥사우나를 내 집보다 편안하게 드나들었다. 오래되고 퍼런 하늘색 타일이 촘촘히 박힌 공중탕에서 벌거벗은 몸뚱아리의 묵은때를 벗겨내며 일상의 지난함을 공유하는 여인들틈에서 능청맞게 몸을 섞고 부대끼는 것. ● 집문을 나서면 모든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나의 집.이 있는 신도시를 두고 이곳이 나의 거점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뭐 늘 그러하듯 이유는 중요치않지만서도 말이다. ● 아마도- 그 지명에 내가 좋아하는 물. 물 수^-^가 들어있어서 편하고, 정조의 애정이 돋보이는 화성을 둘러싸고 함께 생활해나가는 삶의 모습에서 풍겨지는 정겨움? 세계문화유산을 화석처럼 두고보는 것이 아닌, 그 유산의 안과 밖에서 그 유산과 함께 과거를 거스르지않고 살 수있는 환경과 시간이 주는 활력이 내게는 무척 경이로운 광경이기까지하다. 난 이 곳 연무동에서, 아니 수원에서 과거와 만나고 현재를 살아내며 미래를 향한 작은 보따리를 주섬주섬챙겨나간다. 느슨한 발걸음으로. 억지스럽지않게... ● 아... 근데, 이런 주절주절장문은 쫌 억지스럽다. -_-; 손꾸락이 마비되것다. 경축2주년엔 어떤 감상이 올까 궁금해진다. 경축2주년이 올지도 미지수인데 말이다____ ■ 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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