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 재료의 변용

김영섭_민병덕_오유경_최은정展   2013_1011 ▶︎ 2013_1117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3_0830_금요일_05:00pm

2013 모란미술관 기획展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09:30am~05:30pm / 월요일 휴관

모란미술관 MORAN MUSEUM OF ART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월산리 246-1번지 Tel. +82.31.594.8001~2 www.moranmuseum.org

재료의 미학 Aesthetics of Material ● 미술은 다양한 재료를 통해 표현된다. 미술에 사용되는 재료는 기법이나 양식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되어 왔다. 특히 근대 이후 가속화된 과학기술의 발전은 미술 재료의 질과 양에 큰 영향을 끼쳤다. 19세기 이후 미술의 자율성 그리고 이에 따른 미술의 표현가능성이 더욱 확장되었다. 현대미술로 들어서면서 각 장르간의 경계가 모호하거나 희미해지면서 이전에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실험적 형식들이 시도되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특징으로 재료의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20세기 미술사는 재료가 단지 미술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미적 대상이 될 수 있고, 또한 미적 가치를 갖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 재료와 미학의 관계에 대해 움베르토 에코가 자신의 저서 『미의 역사』에서 한 다음과 같은 말은 음미해 볼 만하다. "미학이 재료에 대해, 재료와 더불어, 재료 속에서 작업하는 것의 중요성을 철저하게 재평가하는 동안, 20세기의 예술가들은 재료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그것은 조형 예술의 모델들을 포기하고 가능성 있는 형식의 왕국을 탐험하도록 예술가들을 떠밀 정도로 강렬했다. 그렇게 해서 대부분의 현대 예술에서 재료는 더 이상 작품의 밑바탕만이 아니라 그 목적이자 창조적 담화의 대상이 된다." 20세기의 작가들은 재료를 새로운 방식으로 탐구하였다. 그 결과 예술적 재현의 가능성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되었다. 오랫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재료의 미학이 마침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 재료의 미학은 특히 1960년대 이후 전개된 현대예술에서 두드러진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예술운동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는 쓸모없거나 용도 폐기된 재료들, 예컨대 쓰레기, 깨진 유리, 구겨진 신문, 버려진 나무토막 등을 작업에 활용하였다. 60년대와 70년대 현대미술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던 요셉 보이스(Joseph Beuys)가 작업 재료로 펠트, 빗자루, 양털, 지방 등을 활용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90년대 YBA를 대표하는 작가인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는 몇 년 전 해골을 재료로 한 작품을 제작하였고, 역시 YBA에 속한 작가 크리스 오필리(Chris Ofili)는 코끼리 똥을 작업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04년 광주 비엔날레에 참여한 작가이기도 한 테레사 마르고예스(Teresa Margolles)는 피 묻은 시체 옷을 전시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도 있다, ● 이런 정도의 상황이라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재료들이 다 미술의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해도 그리 이상할 게 없는 듯 보인다. 모든 것이 다 미술의 재료가 될 수 있는가? 그렇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차원에 국한된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재료가 미술의 재료가 되기 위해서는 조형적인 설득력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오늘날의 미술에서 재료는 작업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도 주목받는 미학적 요소가 되었다. 2002년 독일에서 현대미술에 사용되는 재료를 미술사와 조형적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조망한 『미술재료 사전(Lexikon des künstlerischen Materials)』이 출간되었다. 이 사전에는 전통적인 미술 재료도 소개되어 있지만, 특히 현대예술에서 부각된 재료들이 상세하게 논의되고 있다. 항목을 보면, 도대체 이런 것도 작업에 활용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재료들도 많다. (예를 들면, 쓰레기, 피, 깃털, 지방, 고기, 머리카락, 뼈 등이다.) 이 사전은 단지 재료의 특성만을 설명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료와 관련된 작가, 작품, 경향 나아가 이론적인 논의 또한 소개하고 있다. 이렇듯 현대예술에서 재료는 다양한 관점과 방식으로 미술을 구성하는 중요한 미학적 요소가 되었다. ● 이번 『BEYOND - 재료의 변용』展은 현대미술에 나타난 표현의 다양성을 재료의 측면에서 살펴보는데 중점을 두고 기획되었다. 전시에 참여한 네 명의 작가들은 미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만 인식되었던 재료를 새로운 조형적 관점에서 조망하고, 이를 통해 "재료의 미학(aesthetics of material)"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김영섭_정원에 대한 새로운 기억_ 10채널 사운드, 스피커, 철판, 엠프, DVD Player_850×285cm_2008
김영섭_정원에 대한 새로운 기억_ 10채널 사운드, 스피커, 철판, 엠프, DVD Player_850×285cm_2008_부분

김영섭은 세상의 소리를 수집한다. 작업의 재료가 된 소리는 일련의 편집 과정을 거쳐 다양한 오브제의 형태와 함께 제시된다. 조형적으로 변용된 소리는 일상의 행위, 관습, 믿음에 물음을 던지고 있다.

민병덕
민병덕
민병덕
민병덕
민병덕
민병덕

민병덕은 거칠고 단단한 철과 투명하고 깨지기 쉬운 유리를 결합한 오브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재료의 특성에 대한 깊은 조형적 이해를 바탕으로 재료의 미학적 측면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오유경_Dream like_탁구공_가변설치_2011
오유경

오유경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을 재료로 작업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설치작업이나 퍼포먼스는 견고한 사물의 합리적인 구조에서 비합리적 요소를 상상하고, 이를 다양하게 제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합리성의 비합리성을 보여주는 작업들이라 하겠다.

최은정_Time_종이_180×366cm_2011
최은정
최은정
최은정

최은정은 쓸모 없이 버려진 신문지를 재료로 섬세한 결들과 그로 인해 형성된 층들의 의미를 조형적으로 재현해 보여주고 있다. 마치 의식의 저편에 흐르고 있는 무의식을 우리 앞에 던져 놓은 듯하다. ● 오늘날 예술에서 재료의 의미는 기법적인 차원을 넘어 미학적인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장르들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다원주의적 상황 속의 현대예술은 이러한 재료의 미학과 밀접한 관련 속에서 논의될 수밖에 없다. 이번 『BEYOND -재료의 변용』展을 찾은 많은 관람자들이 현대미술을 재료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고, 나아가 재료의 미학적 변용을 경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임성훈

Vol.20131021f | BEYOND - 재료의 변용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