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사유적 치유

서용선_유봉상_장문걸_홍승혜展   2013_1022 ▶︎ 2013_1105 / 일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3_1023_수요일_06:00pm

2013 Gallery indeco storyOn 기획展

협력,기획 / 최안나(엘티엘스퀘어 문화교류연구소 인데코 객원큐레이터)

글쓴이 / 우종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_문찬수(내과 전문의)_한혜경(안과 전문의)_권윤희(피부과 전문의)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인데코 GALLERY INDECO 서울 강남구 신사동 615-4번지 B1 Tel. +82.2.511.0032 www.galleryindeco.co.kr

서용선 ● 사유를 통한 힐링하기 작가와 감상자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뇌를 사용한다. 작가는 보고 사유한 뒤 작품을 생산한다. 그 과정에서 자기 치유의 경험을 한다. 감상자는 작품을 소비하고 보면서 사유한다. 그 과정에서 역시 자기 치유의 경험을 한다. 그러므로 작가와 감상자가 공통적으로 체험하는 바는 바로 사유하는 체험과 이를 통한 힐링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용선 작가의 작품은 특히 사유적이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두루두루 하지 않고는 작품을 보기가 어렵다. 한 편의 시를 읽는 듯 언어적인 체험을 많이 하게 된다. 직접 만나지 않아도 작가의 말이 들리는 듯하다. 나로서는 '작가는 무엇을 사유하는가'를 사유하는 즐거움이 생긴다. 이 즐거움은 상당히 은밀하고 개인적이다. 회화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나도 내 나름대로 마음껏 해석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어떤 삶을 살기에 저렇게 보였을까? 그 마음속에는 어떤 심리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 이런 작품을 만들면서 작가는 어떤 힐링의 체험을 했을까? 나는 이 과정에서 어떤 치유를 받고 있는가?' 이런 자유로운 체험은 현대인에게 아주 소중하다. 우리의 24시간은 지극히 사적이어야 할 시간마저 타율적으로 강제되고 압도적인 힘에 밀려서 분절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사랑하는 (또는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연인과 밥을 먹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들여 보느라 잠시 사랑을 유보한다. 먼 도시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단위용적에 최대한의 사람을 실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 기차에 차곡차곡 적재되어 이동한다. 흔들리는 창문 밖을 보며 상념에 잠기던 과거의 체험은 이제 사라지고 말았다. 사유는 사치가 되었고, 우리는 사물을 온전히 느낄 여유가 없어졌으며, 나의 사유를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한다는 비극 속에 던져졌다. 영화보다 현실이 더 영화적이고, 회화보다 일상(日常)이 더 회화적인 시대에 예술의 기능은 무엇인가? 아마 한 극단은 현실과 무관하게 쾌락의 코드를 잘 버무려놓은 종합선물세트이고, 다른 한 극단은 사유의 체험을 허여하는 힐링의 전달자로 나뉘지 않을까. 그림을 보는 동안, 나는 작가가 보는 세상을 내 방식대로 짐작하고 사유한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사유의 시간을 통해 비로소 내 일상은 성장과 힐링의 캔버스가 될지니. ■ 우종민

서용선_김진희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7×91cm_2009

유봉상 ● 공사판에서 나무틀을 고정시키는 못이 숲 속,파도 또는 고풍스러운 건축물 같은 예술 작품이 되어 관객들을 압도한다. 또한 수십만 개 의 못을 박고 갈아내는 힘든 육체 작업을 통해서 3미터 이상의 대작으로도 관객들을 경탄케 한다. 캔버스 위에 선과 색을 사용하는 작업과는 달리 못을 점묘기법으로 사용하여 빽빽하고 치밀하게 공간을 채우고 그 옆은 병 텅 빈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다- 검은색, 푸른색, 보라색, 붉은색 등의 단색은 뒤에서 배경이 되고 빛을 반사하는 못들은 앞에서 작품의 소재가 된다. 못의 표면을 갈아내서 금속이 반짝이게 한 후 여려 각도에서 반사 되는 빛들이 작품을 더욱 영롱하게 만든다. 못을 사용 한 작품일 뿐인데 햇살이 숲을 비추고 서늘한• 바람이 숲으로 불어와서 평화가 가득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이 숲은 사람들이 겸손하게 고개 숙여 기도하는 곳이 되기도 하고, 순한 햇살을 받은 숲길이 청순한 처녀가 우리를 안내하는 곳이 되기도 하고 손으로 만지면서 느끼고 냄새 맡으면서 호흡하는 치유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맑은 새소리와 물소리로 인해 나뭇잎들이 미동하고 아름다운 바람소리로 인해 나무줄기들은 춤을 추게 한다. 숲 속의 공기는 차고 선선하고 서늘해서 우리 몸 속의 세포들이 하나하나 깨어나게 되어 에너지를 생산한다. 투명한 대지의 기운을 온몸으로 들이 마실 때 이곳은 모든 것 들을 다 가진듯한 평화와 행복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숲 속의 시간은 머릿속이 싸늘하게 맑아지게 하고 알 수 없는 그리움 속에 잠기게 해서 가족들과 이곳에서 영원히 살고 싶어진다. 숲 속의 계곡은 빛살에 따라서 어둠 속에서도 조금씩 환하게 열려있다. 여린 햇빛이 있는 곳은 깨어있는 계곡이고 어둠이 있는 곳은 잠들어 있는 계곡이다. 골짜기 마다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깊은 주름이 여기저기 드리워져 있다. 이 깊은 숲 속의 품속에 깃든 우리는 감동으로 인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혼자서 휘파람을 부르고 노래하면서 걷고 싶어진다. 유봉상 작가는 단지 못만을 사용해서 우리를 대자연으로 공간 이동시키는 마술사이다. 못을 사용하는 이재효 작가는 못의 중간을 구부려 글씨나 무늬를 만드는데 그분은 큰 못을 사용할 뿐이다. ■ 문찬수

유봉상_kj20130107_나무에 네일, 아크릴채색_200×150cm×2_2013

장문걸 ● 검은 카메라를 무겁게 매단 삼각대, 그 앞에 낡고 거친 외형에 건반 악기 그리고 기괴한 인형과 소품들. 작가의 방에서 처음 본 물건들이다. 눈이 부시게 햇살이 좋은 가을날이었다. 하얀 캔버스를 매단 이젤과 색색의 물감들을 기대해서였을까? 낯선 느낌이었다. 작가는 아름다운 작품을 보여주지 않았다. 담담하게 몇 권의 책을 소개해주었다.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도 넘쳐 군데군데 쌓여있는 책들. 수학, 과학에 관한 책, 파동과 양자 역학, 정신 분석학에 관한 책 게다가 연금술에 관한 책 까지. 이토록 많은 학문 탐구의 흔적이란...... 학문은 인간과 삼차원적인 세상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하여 긴 시간 동안 발전해왔다. 의학은 생명을 연구했고, 과학은 시공간을 탐구했고 수학과 물리학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의 규칙을 찾아 공식화 해왔다. ● 의학적 연구의 일례로 기관지를 한 번 들여다보자. 해부학적으로 기관지를 보면 큰 가지가 작은 가지로 무한히 뻗어 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 나무의 가지나 뿌리 또한 미시적으로 기관지의 그것처럼 무한히 반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자기 유사적 순환구조 이론은 강물의 줄기, 번개, 눈송이의 결정 등에도 나타나며 인간과 자연의 형상을 설명하는 원리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유명한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화가인 잭슨 폴록의 작품에도 이것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한 과학자가 그의 추상적인 액션 페인팅에 그 절묘한 자연의 패턴이 계산되어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무질서처럼 보이는 것 안의 질서, 우연성안의 개연성. 추상 속에 형상. 이것이 창조의 원리이고 그것의 공명을 담은 것이 위대한 예술품일까? 하지만 이런 논리만으로 궁극적 질문에 완벽한 해답을 낼 수 는 없다. 그러고 보면 잭슨 폴록이 자기 유사적 순환 이론을 공부하고 작품을 그렸을 리는 없다. 그저 영감에 따라 직관적으로 몸을 움직였을 것이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작가는 이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 작가의 연금술 시리즈 작품을 보면 흔히 책이 등장한다. 책은 학문적 지식을 말하는 것이리라. 거기에 파동을 상징하는 악기와 무의식을 상징하는 의자, 꿈을 나타내는 비행기나 배 등도 나타난다. 연금술에는 화학적 기술과 더불어 주술적 요소가 필요하니까. 그리고 기괴한 인형들은 학문과 더불어 인간 정신에 숨은 신비주의적 그 무엇, 이 두 가지 기초가 만들어낸 금의 물질, 즉 시간을 초월한 생명의 창조물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한혜경

장문걸_71-08_종이에 프린트_88.57×116.8cm_2008

홍승혜 ● 그의 공간에 들어서면 일견 간단명료하고 절제되어 다소 차갑고 딱딱해 보이는 이미지의 작업들을 만나게 됩니다. ● 이들은 2차원 컴퓨터 화면에서 우연히 생성된 픽셀(pixel)을 기반으로 하여 포토샵이 제공하는 일련의 가공(processing) 과정을 거친 기하학적인 패턴들을 작가의 직관적 선택에 의해 페인팅이나 벽화, 조각, 가구, 책, 플래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형태의 오브제로 완성, 적합한 시공간에 배치한 3차원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이렇게 설치된 오브제들은 그들이 놓인 공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마치 생명력을 부여받은 유기체처럼 때론 화합하고 때론 갈등하며 상호작용을 통하여 고유의 영역을 구축하는 유기적 기하학(Organic Geometry)의 조형방식에 충실한 존재로 해석됩니다. 평면 작업이 프레임을 갖는 순간 그 평면은 오브제가 되고 그 오브제는 설치되는 장소와 관계를 맺으면서 화폭은 계속 연장되고 확장되는 방식입니다. ● 전시 공간을 무심히 거닐다가 문득 관객은 프레임 속의 드로잉에, 프레임이 설치된 공간에 동시에 몰입하게 됩니다. 딱딱하고 건조하게만 보이던 기하학적 패턴들은 관객과 공간과 소통을 시작하는 순간 무한히 발아하고 성장하고 번식할 수 있는 유기체로 느껴지면서 자연계의 일부로 인식되어 교감하기 시작합니다. 소통과 교감을 통하여 작가도 관람객도 설치된 오브제도 그의 공간도 마침내 생명의 따뜻한 기운을 느끼며 위로받고 치유됨을 느낍니다. ■ 권윤희

홍승혜_따라그리기 Trace Contour_종이에 잉크젯 프린트, 나무 프레임_각 30×20cm_2013

작가와 전문의 대화 일시 : 10월 30일 (수) 오후 8시 내용 : 작가와 전문의의 각자의 치유의 방법을 얘기하고 그 공통점을 찾아 추후 각자의 영역에서 예술과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도출한다. 참가자 : 전시 참여 작가 및 전문의, 일반 컬렉터 및 미술 관계자 작가와의 만남 내용 : 작가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알아본다. 참가자 : 전시 참여 작가 및 전문의, 일반 컬렉터 및 미술 관계자 첫번째 ) 장문걸 작가 일시 : 10월 28일 (월) 오후 2시 두번째 ) 서용선, 유봉상 작가 일시 : 11월 2일 (토) 오후 2시

Vol.20131022g | 일상의 사유적 치유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