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逸常)으로의 초대

김나윤展 / KIMNAYOON / 金拿輪 / painting   2013_1023 ▶︎ 2013_1029

김나윤_나들이_혼합재료_162.2×244.2cm_2013

초대일시 / 2013_1023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공아트스페이스 GONG 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8-21번지 3층 Tel. +82.2.730.1144/735.9938 www.gongartspace.com

일상(逸常)으로의 초대 ● 우리는 모두 시간의 경중을 달리하며 매일같이 하루를 살아간다. 늘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日常)을 살면서 항상(常)을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동양 화론에서는 항상(常)을 벗어난 경지를 일상(逸常(筆法記: 麴庭與白雲尊師 氣象幽妙 俱得其元 動用逸常 深不可測。))이라 하고, 이 경지의 그림을 신품이라 하여 최고 경지라 품평하였다. 나는 감히 이러한 경지를 엿볼 수는 없지만 그 단어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꿈꾸어 볼 수는 있지 않은가. 한 단어를 사랑하는 마음은 사랑하면 할수록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래서 나는 품평의 문제는 생각지 않기로 하고, 문자가 의미하는 것 그대로 항상(恒常)을 벗어난다는 그 일상(逸常)을 동경하고 꿈꾸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나윤_나들이_혼합재료_162.2×122.2cm_2013
김나윤_나들이_혼합재료_162.2×391cm_2012

나의 그림은 화판에 흙을 고루 펴 바르는 것부터 시작된다. 흙을 바르는 과정은 바로 작업의 시작으로, 먹 선을 긋고, 색을 채우고, 붓을 놓은 이후 까지. 벽은 마치 숨 쉬는 항아리처럼 생명력을 가지고 흙 위에서 이루어진 행위의 모든 것을 머금고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내가 형태위에 색을 칠하면 흙은 그 색을 머금었다 다시 토해내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붓을 든 나와 벽은 거울처럼 맞은편에 서서 함께 그림을 완성해 가는 느낌이다. 나의 행위는 일상(日常)이지만, 이것이 흙과 만나는 순간 그것은 일상(逸常)이 된다.

김나윤_천지창조泉至唱造(샘이이르면 노래가인다)_혼합재료_91.2×134.2cm_2013

나의 작업의 기본적인 출발점은 일상(日常)적인 풍경이다. 나는 일상(日常)을 살면서 그 항상(恒常)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그림을 통해 표현한다. 여기저기 널려진 책, 필기구, 가방 등과 같은 일상(日常)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을 일상(逸常)으로 견인하기 위한 상징으로 특정한 이미지를 도입하였다. 그것은 도깨비나 기타 특이한 형상들로, 이들은 일상의 공간을 상상과 은유로 이루어진 일상(逸常)의 공간으로 변환시킨다. 특히 도깨비는 예로부터 한국적 판타지의 대명사로 지나치게 친근한 인성을 지닌 독특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인간과 같이 그들의 삶에도 희로애락이 있으며, 그들의 장점은 특히 기쁘고 즐거운 일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험악한 인상의 도깨비는 선도 악도 아니다. 그것은 어쩌면 현대를 사는 모든 이들이 지니고 있을 그 양면성과도 매우 닮아 있다.

김나윤_나들이_혼합재료_162.2×130.8cm_2012

넘쳐나는 이미지 속에서 현대인들은 누구나 자기만의 판타지를 갖고 있게 마련이다. 나는 이를 도깨비라는 특정한 형상과 의미를 통해 한국적 판타지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그림 속에서 그들은 때로는 도깨비의 형상 그 자체로, 또 경우에 따라서는 또 다른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신통력을 보이기도 한다. 일상이라는 극히 단조롭고 반복적인 삶의 양태 속에서 도깨비들은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신하며 일상(日常)을 일상(逸常)으로 변환시키는 유쾌한 조화를 부린다. 나는 이들이 지닌 특유의 익살과 긍정의 에너지를 통해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회심의 미소를 전해주고 싶다. 그림 안에서 그들이 부리는 조화는 결국 내가 지향하는 일상(逸常)인 것이다. 열심히 일상(日常)을 살고 있는 당신께 부족한 나의 일상(逸常)으로 초대장을 띄운다. ■ 김나윤

Vol.20131023h | 김나윤展 / KIMNAYOON / 金拿輪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