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숲

안지미_이부록(이무부) 2인展   2013_1025 ▶︎ 2013_1124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3_1025_금요일_06:00pm

후원 / 복합문화공간 에무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복합문화공간 에무 Multipurpose Art Hall EMU 서울 종로구 경희궁 1가길 7 Tel. +82.2.730.5604 www.emuspace.co.kr

어떤 경계에 선 유사 구조물(비둘기장Dovecot, 콜룸바리움Columbarium, 그리고 수투파Stupa) 에서 주거와 건축, 관계와 규칙, 자연의 원형 등을 중첩시키는 작업 과정은 각기 다른 층위 의 구조 공간들이 유사하게 반복하며, 기억의 상실이 가져올 불안감을 떠올려 스스로를 침잠의 관망대에 올라서게 한다. 이것은 환경에 대한 인간이 선험적으로 터득한 전통사회의 향수이자 저항일지 모른다. 전 통, 그 시간속의 내력을 통상적인 언어로 단정하기 힘들기는 하지만, 단적인 건축 모의 행위를 통해 근대화 및 현대화의 사회체제가 어떻게 재생산되고 소멸되었는지를 이미지 언어 의 몽타주, 재조직화 그리고 공간적 재구현하는 것은 유의미한 시도라 볼 수 있다. 남겨진 터현장에서 우리는 구조/체제의 서사적 구현으로 들통 난 근대의 설정, 상실의 기억을 떠올 릴 수 있을 것이다. 근래 작업실을 이전remove, 새로운 터에서 갱신renovation하며 산더미 같은 짐, 박스, 책, 가구를. 그리고 보수공사에서 무수히 버려지는 자재들에서 제거remove된 숲의 그루터기를 엿 보았다. 주택가 근처의 화단, 화분 등은 모의 숲mimic forest 이 아니던가. 처마에 해당하는 지 붕 밑 부분에 공사에서 남은 목재를 이용해 새를 위한 구조물을 할애하면서, 동시에 Remove Architecture를 설립, 운영을 시작한다. 이는 철거나 건축 업체가 아니다. 새 건축술 그 이 후의 기록이다. 봉인되기 직전의 숲-그 상징의 영원회귀를 모의deliberation한다.

안지미_이부록_새건축모의 조형영구소[鳥形永久素]_목재_가변크기_2013

날개 부리 깃털 헌정tribute ● 인간의 타락이 다른 짐승의 멸종에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시간의 진행은 강등되어야 한다고 신은 판단하였다. 인간들은 동일한 무한대의 무아레무늬 난간이 박혀 있는 원형의 계단을 따라 작은 파동을 일며 내려간다. 그들은 다른 멸종의 목격자들처럼 그 틀의 원형 을 보지 못했다. 태양이 인상적이었던 어느 날 오후, 인간과 관련된 모든 인위적이며 공학적인 거리의 사물 들이 한 순간, 의도치 않았던 사건에 의해 모두 사라져 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확실히 단절에서 유추되는 불안감을 느끼게 해준다. 인간들에게 뭘 더 바랄 수 있겠는가. 나는 위험한 단절을 통해 사물들과의 연결 상태가 비교적 순환되지 않음을 발견했다. 나는 이 지면의 공간 안에서 사물의 수평적 자유를 위해, 모든 문맥상의 상자에 똑같은 '봉인 된' 상황을 부여하였으며, 가장 인상적인 장면에서 시간을 정지시켜 사물이 망각으로 가 는 모든 통로를 차단시켜 버렸다. 나는 이 규정의 문법적 계보도가 공공적인 관념과의 단 순한 비교를 통해 한 사물에서 다른 사물로 전환하는, 이런 비교를 통해 새로운 감각과 정 신을 찾을 수 있다고 믿었다. 이렇게 사물은 새로운 입체적 도상으로 찾아온다. 거리에 온갖 폭력행위나 쌓여가는 패자의 시체나 모래 탑에 대한 불온한 헌정으로 도시-공간은 날 개를 버리고 연쇄적으로 추락한다. 존재는 이렇게 전복 된다. 이렇게 보면 인간의 사물이라 함은, 질서를 유지해 오던 초라한 경계와의 조우이며, 최종적으로 상처의 반복과 치유를 통해 습득된 지식이나 관습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까. ● 나는 너덜너덜한 조류의 날갯짓을 통해, 그가 암시하는 징후들이 행해지지 않기를 기대하며, 그들 이외의 세계를 포함한 전체를 보려 했음이 그리 무리한 작정이 아님을 확인하려 고 한다. 그러나 확인 이후에 규정짓는 것, 용서하는 것, 이러한 것들은 불가능한 일상이다. 불행하게도 실질적으로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해 내가 하는 것은 모의에 의해 기억을 유지 시키는 일 외에 없는 듯하다. 현대 소통의 오류와 죽음의 활동에 대한 제물로서 시간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만약 정지한 세계의 공간의 틀을 반대로 조류들이 성취한다는 것은, 이전의 의사소통이 전복되거나 일반적인 재앙, 멸망이라고 할 수 있다. 큰 도마뱀의 멸종을 예로 들어 틀 자체의 모양을 짐작할 수 있다. 원형의 존재했던 숲의 시간으로 말미암아 인간은 그 안에서 유희 될 수 있었던 것인데, 이제 그 모델의 소멸로 존재를 영위하지 못하게 된다면... 이제 틀 안의 새로운 시간의 이동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새로운 종의 발생, 인간과 조류의 전복, 새들이 가 득 메운 층계를 보라, 부정의 끝을.

안지미_이부록_10곡 안에 갇힌 9곡_생상스-동물의 사육제_00:02:34_2013
안지미_이부록_무아레건축-갱신술renovation_목재, 알루미늄_가변크기_2013

모의mimicry ● 이 평면적 가상공간은 다른 상대적 현실세계의 문제를 비교시켜 주었고, 나는 이 공간의 유한성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일부러 과장돼 보이도록, 유연하게 도구(특히 못. 못의 발견은 개발을 가속화했다.)들을 조작하여 인류문화의 중심적 축을 비스듬히 뒤흔드는 장치가 가능해 보이도록 하는데 열중 했다. 의식기능이 주관적으로 체험 할 때는 마치 문자발생 초기로 거슬러 가듯, 시간적 변화만을 추상적으로 체험 할 수 있다. 그 순간을 정밀하게 관찰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기억 속의 시간적 거리를 재현해야 한 다. 때로는 이 상황에 몰입하기 위해, 무한대의 무아레문양 난간이 박혀있는 복판을 한정된 시간에 가로질러야만 한다. 현대사회의 동작은 앞서 있었던 행위의 반복이며, 이 봉인된 상자들은 그것이 반복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반복의 조건이 갖추어진 도 시공간의 특수함을 인정하면, 이 물리적인 공간이란, 삶을 국한시켜 지켜 본 변증법의 흉 내 내기임을 알 수 있다.

안지미_이부록_무아레건축-봉인술_목재, 철재_가변크기_2013
안지미_이부록_무아레건축-사선제한술_목재, 점토도료_가변크기_2013

숲1_닫힌 우리(짐승을 가두어 두는 곳)-비둘기장Dovecot, 거룩한 함수( )와의 조우 ● 거룩한 전통에 해당하는 과거와의 대화, 그것은 미래에 대한 질문이고, 지금 여기 이 장소에 금지된 일부 조류의 유해동물 지정, 죽음 상태에 대한 단상으로부터, 재정비촉진사업의 미래형 주거단지 조성 및 일명 뉴타운 건설로 인해, 돌아갈 터를 잃거나 그 과정에 있는 원주민의 장소와 기억에 대한 소거 현상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숲으로부터 격리remove된 목재로 만든 공원의 집단 거주식 기괴한 새집에는 이제 떠난 새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아니 새들이 돌아오지 않는 새집은 이미 기억이 봉인된 상자에 지나지 않는다. 이 구조물의 닫힌 구멍은 한낱 조류에 불과한 어린 동물들이 한정된 시기에 습득해야할 영속적인 행동을 잃은 새장의 아치( )이며, 그들에게 주어진 잔혹함으로 다른 어떤 값을 품을 수 없게 각인된 함수의 아치( )이다. 숲을 빼앗아 만든 구축물에서 새와 조우하기 위해 은신하지만 결국 거룩한 함수만이 입( )을 다물고 있을 뿐.

안지미_이부록_무아레건축-퇴치술_목재, 못, 포맥스_가변크기_2013

숲2_그루터기-콜룸바리움Columbarium, 이 세상 너머 미지의 벽감(壁龕) ● 도시에서 나무tree는 나무이기를 떠나 주거 장소, 목재wood로 중첩된다.(영어wood에는 숲의 의미가 남아있다) 샤먼들의 고향, 영혼의 거처이며, 죽음 이후 사후의 세계와 접속하는 장소였던 숲은 생명체들에게는 선험적 순환의 장이었다. 그러나 은폐된 숲, 떠난 자리 또는 되돌아올 자리의 상실로 실존의 불안을 넘어서는 곳에 도달하면, 그 경계에서 그루터기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흔적은 겹겹이 쌓였으나 비어있는 망자의 기억의 함이다. ● 도시는 그 중심을 광범위한 전쟁의 기념비로 채우는 한 편, 직접적인 지각에서는 만날 수 없는 어떤 근원적인 얼개로서 오목한 벽감을 비우고(Columbarium), 그 안에서 안식과 정화를, 기원과 회개의 의식을 치른다. 벽감(壁龕)-생명 이후에 남겨진 밑동, 조상들의 영혼이 머무는 곳, 이러한 건축행위가 상실한 방향감감을 회귀시키고, 돌-나무, 공원-건물 등 금을 그어 만든 이질적 구조의 공간에서, 실재하는 인간과 신성한 자연에 대한 연계망을 갖출 수 있다는 거룩한 실루엣의 원형archetype을 상상하게 된다.

숲3_구도의 우산-스투파Stupa, 성스러운 숲 위의 기념비 ●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정화(불안감의 축출), 의례행위를 위해 인간이 쌓아올린 구도의 우산-스투파(무덤양식의 탑)는 주거지와 노동행위가 행해지는 경작지 이외의 독립된 구조물이다. 신성한 성인의 유물이 안치된 탑 주위를 해의 진행 방향을 따라, 마치 영원한 회귀의 궤도를 따라 돌듯 기원하는 행위가 이뤄진다. 돌이나 나무, 상징물에 경의를 표하는 태도, 우리는 여기에서 원시적 신화가 전통적인 미의 조화를 이루며 흐르는 감성적인 상호작용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이러한 무덤건축은 죽음으로서 자연에 회귀하는, 즉 다른 저편의 세계와 경계지점을 넘어서는 상징적인 구도행위이자, 인간이 자연의 구조물인 숲과 대면하는 대표적인 언어방식이었다. ● 그러나 유해동물 지정, 공원의 비둘기장건축물의 철거, 뉴타운, 갈아엎는 행위는 지속된다. 숲, 그 안의 구성원이었던 조류가 갖추었던 원형의 건축술과 별개로, 근래의 기억이 소거된 시점 직전까지 동물원이나 우리가 아닌, 거의 유일하게 인간이 베풀었던 축소화된 건축형태, 밀집된 주거공간은 이제 이 세상 너머의 풍경이 되어 버렸다. 내뱉은 언어는 집어삼키고, 대화는 덮어버리는 방식이다. ● 여기에서는 인간들의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진화(또는 위협을 받아)해 온 자연의 창조물인 조류의 건축행위를 떠올리며, 인간의 건축양식에 대한 돌발적인 시도를 한다. 스투파, 그리고 비둘기장의 중첩(탑쌓기)을 통해, 구도적 정화기능의 건축행위를 되돌아보는 일, 이는 생물적 다원주의, 신비적 혼합 주의로 확장할 필요도 없이, 환경 공간의 지역적인 맥락을 유지하고, 주변 환경에 개입(간섭)하는 인류위주적 태도에 물음을 제시한다.

숲4_기억의 억제, 간섭무늬 Moire무아레-기억의 기하학 ● 떨어진 나뭇가지를 이용해 매듭이 곧 얼개가 되는 조류의 둥우리 건축술에 반해, 여기서 다뤄질 모의조류건축은 공간의 기억을 서로 각인하고, 이는 숲 공간 위에 이질적인 패턴의 덩어리가 된다. 이전의 원형과 이후의 패턴의 중첩으로 인해 양산된 무아레 건축양식은 고유함과 생경함의 공간을 서로 간섭한다. 공간과 그 안의 기억물질의 성질을 유도해 다루는 간섭의 기호학은 조류와 인간의 주거 최초의 시점으로 되돌아가 잠자고 있던 기억물질들의 입자들을 깨운다. ● 불러일으켜진 미지에로의 도약, 상징적이고 기억에 남는 변화된 가치, 연속적인 표현, 새로운 껍데기, 풍부한 의미의 다원적 복합 공간, 재생산적 첨가는 기존의 양식에 전통적 구조물의 형태를 적용, 흐릿한 경계가 진행 중인 천 개의 개념위에 존재하며 장소-추억을 함유한다. 기존의 형태가 가려진 이상, 자유롭고 단순한 형태로 변형, 조합, 중첩, 회전이 가능하다. 콜라주 개념-의미에 중첩된 이미지-을 조합함으로서 전통적이고 다양화된 이미지를 단편화한 뒤 재구성함으로서 혼성의 상태로 만들어낸다. 객체와 주체와의 동일성, 이분법적 병치의 다원적 혼합이며 공존, 다원을 중시했던 페르소나의 한 단면일 때의 실용과 기하학적 정교함을 지니고 분리된 내부와 외부의 평면적 기하학은 타협의 파사드로 표현된다. 새집은 가면이자 이성의 정체 뒤에 숨은 상징이 된다.

숲5_공간의 원기 회복, 갱신renovation-새 건축술의 공유 ● 생동하던 숲의 상실로 인해 도시가 지워버린, 또는 그러한 사건들이 미세하게 반복되어 와해된 풍경을 다시 상징적이고 유기적으로 조직하여 재현하는 방식으로, 현실에서 맞이하는 상실 공간 위에 근대의 기억사물오브제로 덧씌운다. 특히 건축의 비워진 부분들(Columbarium)이나 닫힌 부분들(Dovecot), 그리고 대체하는 부분들(stupa)을 중첩시킨 양식 위에, 오랜 세월 지키고 있던 인접 풍경이나, 분명 근시일내에 소거를 기다리고 있을 사물들을 배치해(moire), 재생의 시간이 소거의 시간을 초월하는 통로로 안내한다. 기능을 배제하거나 변모시켜 원형의 상징을 부각시키는 역할과 다르지 않게, 전통 사회의 저항은 역사의 기억된 사건들로 이어지고, 그렇게 공간은 무의식적으로 유전 암호가 되어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구실을 유지시킨다. 이러한 공간의 갱신renovation은 뒤집고 갈아엎는 '한국 근현대사 이면의 어처구니 페르소나(Persona)를 어이없게 들통 내는 문화사회학적 측면의 '권력지층구조'의 탐색작업이며'(김종길), 투명한 나무로 집적된, 열린 구조의 원형의 숲으로 인도한다. ■ 안지미+이부록

『금지된 숲』출간기념회 - 일시 미정 복합문화공간 에무 홈페이지 참조 www.emuspace.co.kr

Vol.20131027d | 금지된 숲-안지미_이부록(이무부)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