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gs - 연弱과 섬細의 美學 Fragility and Providence

윤주원展 / YOONJUWON / 尹冑媛 / painting   2013_1029 ▶︎ 2013_1111 / 일,공휴일 휴관

윤주원_SPREADED WINGS_OHP필름에 프린트_설치, 380×280cm_2013

초대일시 / 2013_1029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루 ART SPACE LOO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110번지 Park110 빌딩 B1 Tel. +82.2.790.3888 www.artspaceloo.com

12년만의 개인전. 이 시간이 '작가'라는 타이틀마저도 희미해질 정도의 긴 휴지기일 수 있으나, 윤주원은 그 덕에 제2막을 맞이할 수 있었다. 『Wings -연약과 섬세의 미학』이라는 제목의 두 번째 개인전에서는 그가 1999년부터 모색해 오던 패턴(pattern)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는 동시에, 이전에 간과해 왔던 새로운 주제, 즉 '생명'에 대한 인식을 패턴을 통해 덧입혔다. 투명하고 가벼운 잠자리의 날개, 부서질 듯 연약하지만 화려한 문양을 자랑하는 나비와 나방, 이와 같이 곤충의 날개에 자연적으로 새겨진 패턴에 관한 관심은 이전부터 있었던 작가의 취향을 반영하면서도, 반면 대상이 가장 작은 생명체인 곤충으로 집중된 것은 12년 동안의 침묵이 낳은 결과였다. 작은 곤충의 날개는 무심코 보는 이에게는 어쩌면 뻔한 패턴의 반복일 수 있지만, 그것의 생명에 집중할 때에는 같은 듯 하나하나는 다 다른 변주곡들을 들을 수 있다.

윤주원_A HALF WIN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비즈, 천_91×91cm_2012
윤주원_A HALF WIN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8cm_2013

나비의 화려한 색과 패턴에 관심을 가졌던 영국의 작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작품과 비교해 보자. 데미언 허스트 역시 윤주원과 마찬가지로 패턴에 관심을 가졌으나, 허스트는 이 변주곡에는 무관심하다. 그의 나비 작품들은 우리에게 전면적인 화려함과 스펙터클(spectacle)한 볼거리를 제공해 줄지는 모르나, 뒤로는 누구든지 이 허무하고 부질없이 삶을 언젠가는 마감하고 말 것이라는 '유한한 생명'을 암시한다.

윤주원_THE CU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91cm_2013
윤주원_WHOLENESS_캔버스에 콜라주, 아크릴채색_91×91cm_2013

그러나 윤주원의 잠자리와 나비 작품의 의미는 오히려 정반대이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패턴, 혹은 부서질 듯 약하고 가벼운 날개를 그렸지만, 그 문양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같은 종류임에도 아주 미세한 차이로 각기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는 곤충의 날개를 통해 작은 '생명'과 뒤에서 이를 지휘하고 있는 거대한 '생명력'을 발견하고 있다. 마치, 인간은 모두 비슷비슷한 지문을 가지고 있지만, 미세한 차이에 따라 각 인물의 고유한 정체성(identity)을 획득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이 무수한 정체성의 변주곡들이 궁극적으로 가리키는 거대한 힘, 즉 '섭리(providence)'이다. 보이지 않는 이 거대한 능력은 곤충의 날개처럼 부서질 것 같은 약함에서부터 우리가 감히 가늠조차 못할 압도적인 규모에 이르기까지 그 규모와 정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어쩌면 작가 윤주원 역시 이 힘 아래에 놓인 것인지도 모른다. 12년이라는 휴지기를 지나면서도 작가라는 소명을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바로 이것을 설명하는 것은 아닐까?

윤주원_THE WING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pearl pen_130.3×162.2cm_2013

결국 윤주원의 날개 시리즈는 작가의 자화상과도 같았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작고 연약한 곤충의 날개지만, 이 역시 섭리라는 거대한 힘 아래 놓여 있으면서, 또한 섭리 그 자체를 보여주기도 한다. 동시에 이 작은 패턴들은 거대한 동력을 발휘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중요 부속들이기도 하다. 어느 것 하나 빠질 수 없으며, 어느 것 하나 불필요한 것이 없다. 이점에서 윤주원의 날개가 어느 시점부터 하나가 아닌 '양 날개'로 변화한 것이 설명된다. 한 쪽의 날개는 시각적인 만족 외에는 그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다. 나는 것은 고사하고 몸통의 중심을 잡거나, 때론 생명을 유지하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이 날개가 둘이 되었을 때, 날개는 비로소 그것이 지닌 본래의 섭리를 따르게 된다. 각각의 날개가 수 없이 많다 하더라도 그들이 완전히 한 쌍을 이루지 않는다면,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다운 날개일지라도 그것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며, 섭리가 아닌 것이다. ● 이와 같이 윤주원의 작품은 패턴과 색채, 반복적인 문양이라는 형식의 탐구에서 시작하였으나, 두 번째 전시에서는 생명력과 섭리를 담아내는 새로운 변화의 기점이 되었다. 특히 OHP 필름으로 제작된 600여 마리의 곤충 날개 작품 「Spreaded Wings」은 연약하고 미세한 패턴에만 머물러 있기보다 이 패턴 너머에 있는 '섭리'를 찾은 것으로, 작가의 관심이 반복적 패턴에서 재료의 물질성으로 옮아가고 있는 과정을 보여준다. 침묵을 깨뜨리는 조심스러운 첫 마디처럼, 그의 작품 곳곳에는 설렘뿐 아니라 조바심 또한 숨길 수 없다. 그러나 이 전시 역시 작가의 작품 인생이라는 큰 궤도 안에 위치하여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곤충 날개가 불안하기보다 섬세한 아름다움으로 느껴지는 것처럼,『Wings -연약과 섬세의 미학』에서 우리는 섭리 하에 있는 안락함과 편안함을 찾을 수 있다. ■ 이상윤

윤주원_WINGS_캔버스에 콜라주_112×145.5cm_2013

Wings - Fragility and Providence ● It is the second solo exhibition of Juwon Yoon after 12 years since her first show. One might consider such period to be sufficiently long enough to even set her title of an "artist" aside for Juwon, she has been able to commence the second chapter of her life thanks to such unconventional period. Through the second solo exhibition of her career, titled "Wings- Fragility and Providence," she utilizes her research subject of "patterns" by embedding the element of perception of "life"; a fresh approach that has somewhat been overlooked by artists in the past. A transparent, feather-light wings of a dragonfly, vulnerable creatures of butterflies and moths, which boast delicate yet sophisticated patterns in their wings - not only this reflects Juwon's initial interest in natural patterns observed in wings of insects, but the fact that such interest has been focused on the smallest living creatures could only have resulted from the phase of "silence." The wings of a small insect may be a mere repetition of simple patterns for some people but interpreting this in light of the wider meaning of life and creatures, one may well observe variations in a range of spectrum. ● In comparison to the work of Damien Hirst, an English artist, who also had an extensive fascination for the complex colors and sophisticated patterns of butterflies, Hirst himself did not focus on the subject of variations. The work of Hirst captures the audience with clear elements of glamour and spectacle on the exterior, as well as throwing a subtle message, which emphasizes the aspect of "finite life" that also goes by the saying of "all good things must come to an end." ● Juwon's work and expressions of butterflies and moths provide fundamental contrast to the work of Hirst. In what may seem like an extremely similar set of designs or fragile wings at first sight, through a closer and careful observation of subtle differences for each pattern in wings, one may well discover a breath of "life" that is determined by the grandness of the surrounding "spirit." Such concept shares the fundamental idea of all humans carrying fingerprints, which may resemble each other in form, yet a subtle and delicate difference determines the specific "identity" of each human being. The overwhelming underlying message is that all the variations of identities fundamentally refer to one grand authority of "providence." Such invisible authority is not bound by any size, scale, nature or space the scope of such intervention applies to even the most fragile wings of insects, as well as to gigantic matters, which we as humans are simply incapable of grasping the mere concept to any extent. Perhaps Juwon may well be a part of this providence; never in the space of 12 years did she lose her faith in her identity of being an artist and it may be the only plausible explanation. ● In essence, "The Wing" series is almost a self-portrait of the artist herself. Small and fragile pair of wings as they may seem in its appearance, a certain degree of reflection of the "providence" may well be observed. At the same time, such delicate patterns act as vital parts in creating the ultimate driving force. There is no part that can simply be omitted or considered unnecessary. From such perspective, this explains the transformation of Juwon's portrait of wings as a perfect "pair" and not being expressed as single units from a certain dimension. A single wing could only make sense from a visual aspect; it acts as no aid in providing a balance, enabling to fly or even in maintaining a life. It is only when "two become one," the wings can ultimately act in accordance with the fundamental providence. As elegant and intricate as the hundreds of single units of wings there may be, there is simply no purpose within. ● Juwon's work initially focused on the structural elements of color, design and pattern. The second solo exhibition has acted a turning point for her artwork in expressing the elements of spirit and providence. 「Spreaded Wings」, a piece of work made using OHP films to express nearly 600 insect wings, clearly demonstrates the phase in which the artist's focus is shifting away from the nature of repetitive patterns to the fundamental substance of materials used, reflecting her unique discovery of underlying providence hidden behind the delicate and fragile patterns used. Senses involving anxiety and tension, as well as elements of hope and excitement, are commonly identified in her artwork of the series. In light of this exhibition being a part of the artist's overall life and career, one will surely be able to exploit a sense of comfort guided by the providence aforementioned through the emotions derived from the exquisite aspects of wings being highlighted instead of its fragility. ■ Sangyoon Lee

Vol.20131029b | 윤주원展 / YOONJUWON / 尹冑媛 / painting